스테이블코인, 한국만 오면 ‘언스테이블코인’

각국 화폐 가치에 고정돼 환율과 동일하게 움직이는 스테이블코인이 유독 국내 거래소에서만 가격이 급등락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도화 미비로 개인만 거래하고 유동성 공급 시스템 부재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21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업비트에 상장된 일본 엔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제이피와이코인(JPYC)은 오후 6시 12원에서 약 1시간만에 37원까지 208% 급등했다. 이후 가파르게 하락하기 시작해 18일 새벽 2시경 9원대까지 떨어졌다. 현재는 거래량과 시세가 안정돼 8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상장 당시 국내 가격이 치솟으면서 글로벌 시장도 영향을 받았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제이피와이코인은 17일 밤 0.007달러에서 0.016달러로 급등했다. 현재 이 코인은 업비트 거래량이 전세계 거래량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제이피와이코인은 일본 핀테크기업 제이피와이(JPYC Inc.)가 발행한 코인으로 일본 금융청(FSA)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엔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이다. 1JPYC는 1엔으로 교환 가능하며, 일본 내 은행 예치금과 일본국채로 100% 담보된다.
최근 빗썸에서도 서클이 발행한 유로화(EUR) 연동 스테이블코인 이유알코인(EURC)이 급등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코인은 빗썸에서 지난 14일 자정부터 30분간 거래량 증가와 함께 1566원에서 7860원까지 400% 급등했다가 다시 1500원대로 급락했다.
지난해에도 스테이블코인 급등 사태가 있었다. 지난해 10월 업비트와 빗썸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와 유에스디원(USD1)은 각각 4배, 6배 급등했다. 당시 미국의 중국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 예고 등 돌발 악재로 달러/원 환율이 1440원까지 오르자 스테이블코인도 변동성이 커졌다.
한국에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무엇보다 국내 시장이 개인투자자만 참여하기 때문이다. 신규 상장이나 대외 이슈 발생시 개인들의 수요가 폭발하는 가운데 유동성 공급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다른 코인들과 마찬가지로 일시적으로 가격이 급등락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대형 금융기관들의 시장 참여가 제한되고 개인 물량으로만 거래가 이뤄져 국내 거래소들은 거래를 중개만 할 뿐 시장 조성자 역할을 할 수 없다.
가상자산업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의 가격 급등락 사태는 기관 없는 개인투자자 위주의 국내시장 구조에서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급격한 대내외 정치·경제 환경 변화시 현 체제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도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 위주의 국내 시장에서 유동성 공급 한계와 차익 거래, 파생상품 투자를 위해 해외 이전 수요가 늘면서 스테이블코인의 급등락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며 “기관투자자 참여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등 탄탄한 시장 구조가 만들어져야 이러한 사태가 재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