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석 비운 라이드플럭스, 무인화물·로보택시 ‘부르릉~’
정부가 내년 운전자 개입이 없는 ‘레벨4’ 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내걸었지만 관련 사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광주광역시에서 진행되는 실증사업의 경우 아직 실증 차량조차 도로에 나서지 못한 실정이다.
이러한 난항 속에서도 자율주행 스타트업 라이드플럭스는 트럭 유상 운송과 무인 실증을 잇달아 성사시키며 본격적인 운영 단계에 발을 내디뎠다. 운전석을 비운 로보택시와 무인 트럭 화물운송 등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고 수익성 확보까지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플랫폼 대신 기술…로보택시 치고 나간다
라이드플럭스는 기존 모빌리티 기업들의 자율주행 사업과는 출발점이 다르다. 대개의 모빌리티 기업들이 차량 호출·배차·결제 등 플랫폼 중심의 승객 접점을 자율주행 사업과 연결하는 전략을 쓴다면 라이드플럭스는 차량 스스로 운전하는 기술을 만드는 데 초점을 뒀다. 인지·판단·제어를 비롯해 정밀지도와 원격 관제까지 직접 개발하는 방식이다.
쏘카와 카카오모빌리티 등 플랫폼 기업과 제주에서 자율주행 서비스를 운영할 때도 플랫폼사가 호출과 배차 역할을 맡고, 라이드플럭스는 소프트웨어(SW)와 차량 운영을 책임졌다.
라이드플럭스의 인공지능(AI) SW ‘라이드플럭스 드라이버(RideFlux Driver)’는 승용차부터 25톤 트럭까지 다양한 체급에 적용할 수 있다.
특히 라이드플럭스는 2024년 6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운전석에 안전요원 없이 일반도로를 달릴 수 있는 무인 자율주행 임시운행 허가를 받아 서울 마포구 상암 지역에서 실증을 진행했다. 국내 자율주행 실증이 운전자 없는 운행으로 진화한 첫 사례다.
이를 바탕으로 상업 로보택시 사업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달 서울시가 공고한 ‘레벨4 자율주행택시 실증 용역’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동안 상암에서 승객 없이 해온 무인 시험운행을 시민이 직접 탑승하는 로보택시 서비스로 넓히는 내용이다.
라이드플럭스는 연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개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삼았다. 서비스 초기에는 안전요원이 운전석을 비우고 조수석에 탑승할 것으로 보인다. 안전성 입증을 거쳐 내년에는 본격적인 무인 서비스로 넘어간다는 계획이다.
라이드플럭스 관계자는 “안전요원이 직접 운전에 개입하지 않고 비상정지 버튼과 원격 관제로 대응해 레벨4와 매우 가까운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럭으로 돈 번다…미들마일 화물운송 공략
라이드플럭스는 지난 7월부터 물류기업인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와 손잡고 주 2~3회 유상 화물 운송을 하고 있다. 약 110km의 구간에서 노선별로 25톤 트럭 1대를 운행하고 있으며, 현재는 운전석에 안전요원이 탑승한다.
화물 트럭 자율주행을 먼저 진출한 것은 수익성과 함께 주행 난이도 때문이다. 집 앞까지 물건을 운송하는 택배 수준(라스트마일)까지는 자율주행으로 감당하기 어려워 현재는 물류센터 사이를 오가는 ‘미들마일’ 운송을 하고 있다. 정해진 구간을 반복하는 주행이라 혼잡한 도심을 달리는 로보택시보다 기술 난이도가 낮고, 1회 운행으로 버는 돈도 택시보다 많다.
라이드플럭스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로보트럭에서 먼저 매출을 창출하고, 단계적으로 로보택시 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는 트럭 무인 운행도 시작할 계획이다. 운전석의 안전요원을 조수석으로 옮기고 궁극적으로 완전 무인화하는 단계를 구상하고 있다.

‘무인화’가 수익성 입증의 열쇠
라이드플럭스는 지난 8월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 시장 평가를 기다리는 중이다. 무인 자율주행 임시운행 허가를 획득하는 등 기술력은 인정받았지만 수익성 확보에 대한 물음표를 지우는 게 과제다.
라이드플럭스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보면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4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이 119억원 발생했다. 완전 무인화로 운행 대수를 늘리는 시점을 앞당겨야 수익성 확보와 함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라이드플럭스 관계자는 “글로벌 자율주행기업이 조 단위 투자를 받은 것과 달리 누적 투자는 880억원 수준이라 자본 효율적인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무인화 기술의 완성도에 맞춰 운행 대수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