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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망리단길’ 옆 1550가구 아파트 단지 들어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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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찾은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평일 낮인데도 시장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장바구니를 끌고 과일 가게로 향하는 할머니와 평상에 걸터앉아 닭강정을 맛보는 금발의 외국인이 한눈에 들어왔다. 전통시장과 관광 명소의 풍경이 묘하게 겹쳤다. 길 건너 이어지는 월드컵시장도 마찬가지였다. 한 반찬 가게엔 영어·중국어 메뉴판과 함께 ‘비행기 포장 가능’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은 평일 낮인데도 시장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장바구니를 끌고 과일 가게로 향하는 할머니와, 평상에 걸터앉아 닭강정을 맛보는 금발의 외국인이 한눈에 들어왔다. /사진=김진수 기자

“망원시장~한강 잇는 상권은?”

시장에서 조금 떨어진 주택가 골목에서도 카메라를 든 외국인 관광객이 여럿 눈에 띄었다. ‘망리단길’로 불리는 포은로엔 낡은 빌라 사이사이 작은 카페와 상점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바로 옆 망원1구역(망원동 416-53 일대)에선 신속통합기획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주변에서는 큰 아파트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2019년 입주한 ‘마포한강아이파크(385가구)’, 2002년 준공된 ‘망원e편한세상1차(181가구)’를 제외하면 나홀로 아파트만 간간이 보이는 정도다. 대부분 낡은 빌라나 단독주택이었다. 한강변에서 모아타운 사업이 추진되는 데 이어 망원동 한복판에서도 대규모 재개발이 시동을 건 것이다.


망원1구역은 여느 재개발 사업지처럼 상가 소유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박광렬 마포구 주택상생과장은 구의회에서 “망원시장과 연결된 망리단길에 있는 분들이 반대해 (구역에서) 제척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2022년부터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를 신청했지만 탈락과 재자문, 조건부 동의를 거쳐 이달 2일에야 가이드라인이 확정됐다.

반대하는 이들은 기존 골목 상권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세운다. 망원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 모 씨는 “다 허물고 새로 짓는데 어떻게 상권을 보호하고 상생할 수 있겠나”라며 “구역에서 제척된다 해도 이주가 시작돼 폐허가 되면 망원동을 찾던 사람들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출판사를 운영하는 한 모 씨도 “여기는 평지에 도로 정비도 잘 돼 있고, 신축 건물이 계속 들어서며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던 곳”이라며 “망원시장에서 쇼핑하던 사람들이 한강공원으로 지나가는 통로에 아파트를 지어 버리면 유동 인구가 뚝 끊길 것”이라고 토로했다.

시장에서 조금 떨어진 주택가 골목에서도 카메라를 든 외국인 관광객이 여럿 눈에 띄었다. ‘망리단길’로 불리는 포은로엔 낡은 빌라 사이사이 작은 카페와 상점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사진=김진수 기자

노후주택 정비 의지 강한데…순항할까

반면 주택 소유주들의 입장은 달랐다. 평지 지형으로 침수 피해가 잦은 데다 노후 주택이 밀집해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재개발 추진준비위원회는 토지등소유자 75% 이상 동의를 확보했다. 다만 향후 일정에 대해 추진위 관계자는 “아직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 가이드라인을 통해 용적률 250%를 적용한 1550가구 규모 아파트를 계획했다. 최고 높이는 29층이지만 주변 상권과의 조화를 고려해 12~13층 건물을 주로 배치한다. 단지 경계부엔 소규모 상점을 배치하고, 폭 8m의 공공보행통로를 조성해 망원역에서 한강공원까지 이어지는 보행 동선도 확보한다.

평지에 한강 조망까지 가능한 입지인 만큼 건설사들의 관심도 높다. 망리단길에서는 ‘신속통합기획 확정을 축하한다’는 GS건설의 현수막을 볼 수 있었다. 지난 추석엔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IPARK현대산업개발이 내건 현수막도 걸렸다고 한다.

평지에 한강 조망까지 가능한 입지인 만큼 건설사들의 관심도 높다. 망리단길에서는 ‘신속통합기획 확정을 축하한다’는 GS건설의 현수막을 볼 수 있었다. /사진=김진수 기자

다만 소유주 간 갈등과 분담금 문제는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망원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상가 반대로 사업이 지연됐지만 (반대 소유주를) 구역에서 제척했고 동의율도 확보했으니 이젠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며 “대지 지분이 큰 물건도 전용면적 84㎡를 받으려면 최소 5억~7억원의 분담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망원1구역은 이번에 확정된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내년 3월까지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수립을 마치는 게 목표다. 마포구 관계자는 “반대 소유주들이 개별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고 면담을 요청하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실시한 상권조사를 바탕으로 상권과 주민의 수요를 다각도로 고려해 가이드라인을 확정했다”며 “평형 구성이나 일반분양 물량 등 정보는 정비계획 수립 전 공람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안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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