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베팅, 승자는]신한금융, 전통 보험 인수…앞날은 험난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각각 1조원 안팎의 자금을 투입, 새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지만 방향성은 극명히 갈렸다. 신한금융은 전통 금융산업(롯데손해보험) 인수합병(M&A)을 선택했고 하나금융은 기존 금융을 벗어난 새로운 금융(두나무)을 택했다. 1조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했는데 이같은 상반된 선택이 향후 이들 금융지주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신한금융은 롯데손해보험 인수로 취약했던 손해보험 사업 강화에 나섰지만 추가 자본 투입이 불가피한 데다 업황 불확실성이 크다. 하나금융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지분 일부를 인수해 디지털자산 시장 진출 등을 꾀하고 있다. 법·제도 등 불확실성이 큰 데다 지금까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라는 점에서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

마지막 퍼즐 맞춰…은행·비은행 균형
신한금융은 최근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롯데손해보험 지분 77.04%를 6933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감독당국의 인허가 후 공개매수를 통해 잔여지분을 확보하고 이후 신한EZ손보와 합병한다는 계획이다. 잔여지분을 인수하면 약 9000억원이 소요되는 셈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는 인수에 충분한 자본여력을 보유하고, 재무적 부담은 주주환원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며 “지금까지 취약했던 손보 영역을 보완하고 비이자이익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본 확충 부담… 업황 불확실성도 커
다만 인수 자체가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 적자를 기록 중인 롯데손보의 손익을 정상화하는 동시에 자본 건전성을 끌어올려야 한다. 롯데손보는 올 상반기 18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내년 신한EZ손보와의 합병 등을 통해 3년 이내 그룹 손익에 1200억원 이상을 기여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인수 이후에도 자본 확충 부담이 이어질 수 있는데다, 수익 개선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인수 지분 가격은 당초 거론됐던 1조원 수준보다 낮지만, 신한금융은 잔여지분 인수와 자본건전성 회복을 위한 증자(3000억원)까지 더해 총 1조2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롯데손보는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이 부실해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 요구조치를 받은 상태다. 2분기 기존 경과조치 전 기본자본은 -1364억원, 기본자본 기준 K-ICS비율은 -6.5%(예외모형)다. 이를 2035년 50%까지 높여야 한다. ▷관련기사: 롯데손보 ‘새 주인’ 신한금융…증자 등 추가재원 투입(2026년 10월13일)
정준섭 연구원은 “상각이익 축소 가능성, 금리 등 시장 환경 변화 가능성 등까지 고려하면 총 비용은 최대 1조5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장영임 SK증권 연구원은 “신한금융이 4500억원을 들여 기본자본 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이는 우호적인 금리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며 “이를 제외하면 2035년까지 50%를 맞추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낮아 추가 증자가 한차례 이상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인수 성과는 보험손익 개선 속도와 추가 자본 부담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에 달렸다. 특히 보험시장이 소수기업을 중심으로 과점화된 데다 성장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인 만큼 기회비용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정 연구원은 “이번 인수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최선의 선택인지는 의문이 남는다”며 “동일 자금을 계열 증권사 증자나 전략적 지분 투자에 활용할 경우 보다 빠른 회수를 기대할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