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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플랫폼, 패션 찍고 뷰티로…그 다음은 ‘리빙’

비즈워치 조회수  
그래픽=비즈워치

패션과 뷰티로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던 소비자들이 그 영역을 ‘집’으로 넓히고 있다. 이사나 대규모 인테리어 공사에 따른 교체 수요뿐 아니라 현재 거주하는 공간을 자신의 취향에 맞게 바꾸려는 소비가 늘어나면서다. 이에 패션 플랫폼들은 기존 패션·뷰티 중심의 상품 구성을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장하며 리빙을 새로운 성장 기회로 삼고 있다.

집도 나를 표현하는 무대

리빙 라인업 강화에 적극적인 플랫폼은 29CM다. 29CM는 홈·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이구홈’을 중심으로 리빙 사업을 육성 중이다. 가구와 조명, 식기, 홈패브릭 등이 주요 카테고리다. 지난해 6월에는 서울 성수동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현재 오프라인 매장은 5곳으로 확대됐다.

입점 브랜드도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9월 말 기준 29CM의 홈·리빙 입점 브랜드는 약 4000개로 2년 전보다 40% 이상 증가했다. 이 중에서 65% 이상은 국내 브랜드다. 국내 브랜드의 입점 확대는 29CM의 상품 구성을 다양화하는 동시에 자체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중소 브랜드의 고객 접점을 넓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29CM의 홈 카테고리 거래액도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70% 이상 증가했다.

29CM가 서울디자인재단과 함께 개최한 ‘DDP디자인페어 with 29CM’를 둘러보는 사람들/사진=김다이 기자 neverdie@

신세계그룹 계열 패션 플랫폼 W컨셉도 리빙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올해 1~10월 라이프스타일 입점 브랜드 수는 전년 대비 33% 늘었다. 최근 선보인 첫 단독 플래그십 스토어 ‘W한남’에는 리빙존을 별도로 마련했다. 최상층인 3층에 리빙·라이프스타일 전용 공간을 구성하고 더조선호텔, 아르떼미데 등 홈 인테리어·생활용품 브랜드를 선보이며 고객 체험 요소를 강화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도 리빙 카테고리를 키우고 있다. 지그재그가 리빙 관련 9개 하위 카테고리의 매년 6월 거래액을 분석한 결과, 2023년부터 최근 2년간 연평균 2배(92%)에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 이용자층이 20대에서 30대로 확대되면서 리빙이 주요 성장 분야로 자리 잡았다는 게 지그재그의 설명이다.

지그재그에 입점한 리빙 브랜드 수는 2022년 12월 약 1600곳에서 현재 두배 이상 늘었다. 기존에는 중저가 상품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찾는 수요까지 늘면서 상품 구성을 다변화했다.

부동산 침체 뚫은 ‘홈퍼니싱’

패션 플랫폼들이 리빙 시장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공간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자리한다. 특히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자신의 일상과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문화가 영향을 미쳤다. 인테리어와 생활용품을 보여주는 콘텐츠가 늘면서 소비자들은 다른 사람의 공간에서 새로운 스타일을 발견하고 이를 자신의 생활공간에 적용한다. 패션과 뷰티 등 외적인 요소를 꾸미던 소비자들이 집 안으로 취향을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이유는 기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체류 시간을 확대할 수 있어서다. 의류나 잡화를 구매하던 고객이 플랫폼이 큐레이션한 라이프스타일 상품과 푸드까지 함께 구매하는 ‘원스톱 소비’ 구조가 정착하고 있다. 기념일에 프리미엄 디저트, 인테리어 소품, 홈 프래그런스(향수) 등을 모바일로 선물하는 트렌드도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한다. 리빙이 고객의 구매 범위를 넓히는 강력한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고객 취향이 세분화하면서 리빙 상품을 고르는 기준도 가격과 기능을 넘어 디자인, 브랜드 정체성, 희소성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패션에서 선호하던 디자이너 브랜드의 미학과 색감을 인테리어 오브제나 소품 선택에도 반영하고 차별화된 디자인의 조명이나 식기를 골라 공간을 꾸미는 식이다. 플랫폼들이 단순히 상품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개성 있는 리빙 브랜드를 발굴하고 소개하는 데 힘을 쏟는 이유다.

W한남 3층 홈&라이프 W라운지 /사진=김다이 기자 neverdie@

주목할 점은 주택 거래가 위축됐음에도 리빙 관련 소비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주택 매매나 이사가 늘면 가구·가전 교체와 인테리어 공사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 반대로 주택 거래가 줄어들면 이사와 입주를 계기로 발생하는 대형 가구 구매나 대규모 인테리어 공사 수요는 위축되기 마련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8월 주택매매거래는 전월 대비 23.5%, 전월세거래는 5.6% 감소했다. 하지만 주택 거래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기존 가구의 배치를 바꾸거나 조명·식기·패브릭 등 소품으로 집 안 분위기를 바꾸려는 수요는 이어지고 있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에 대규모 공사보다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공간에 변화를 주는 홈퍼니싱이 현실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

이런 변화는 통계로도 증명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2분기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가구와 생활용품 등이 포함된 ‘생활’ 상품군의 거래액은 전년 대비 20.6% 증가했다. 이는 해당 통계의 주요 상품군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업계 관계자는 “집은 개인이 일상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다. 옷이나 화장품처럼 외출할 때만 드러나는 소비와 달리 집을 꾸미는 소비는 매일 생활하는 환경을 바꾼다는 점에서 만족감이 지속될 수 있다”며 “특히 소품 하나만 바꿔도 공간 전체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이 리빙 관련 소비가 늘어나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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