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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하지만 가볍진 않은 ‘데미안 전기’

최근 수년간 많이 희석되긴 했지만, 모바일게임의 장점은 ‘간편함’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간단한 조작만으로’, ‘버튼 하나로’, 기기에 손을 대지 않거나 게임을 실행하지 않아도 되는 게임이 꾸준히 출시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게임이 자동 진행 시스템을 일정 수준 지원하죠.

▲ 해긴 신작 '데미안 전기' (사진 제공: 해긴)
▲ 해긴 신작 ‘데미안 전기’ (사진 제공: 해긴)

지난 13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신작 ‘데미안 전기: 시간의 해적단(이하 데미안 전기)’는 AFK라 일컬어지는 방치형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수집형 RPG입니다. 앞서 언급한 간편함을 강조하면서 캐릭터 수집 및 육성의 재미를 내세운 작품이지요. 개발사 해긴의 첫 RPG이기도 한 ‘데미안 전기’에 대해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 '데미안 전기' 대기화면
▲ ‘데미안 전기’ 대기화면

깔끔하고 담백하다

‘데미안 전기’에서 ‘데미안’은 게임 속 세계관의 전설의 오파츠를 의미합니다. 이것을 가진 자는 세상을 지배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죠. 이 데미안을 찾기 위해 너도나도 해적단을 꾸리고, 그렇게 열린 해적들의 시대 한복판이 게임의 주무대죠. 플레이어는 주인공 ‘아이샤’의 해적단을 이끌게 됩니다.

주인공 아이샤가 등장부터 데미안을 소유하고 무기로 사용한다는 변주가 있긴 하지만, 서사는 전반적으로 평이합니다. 데미안의 각성을 위해 여러 난관을 돌파해 나가는 해적들의 모험담으로 대단한 몰입감을 선사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미료 역할로는 충분하죠.

▲ 데미안의 힘을 깨우기 위해 모험을 하는 주인공 아이샤
▲ 데미안의 힘을 깨우기 위해 모험을 하는 주인공 아이샤

해적단의 모험은 전투를 통해 진행됩니다. 최대 5명의 캐릭터가 한 팀이 되어 적과 싸우는 방식으로 이동 및 공격 등은 캐릭터가 스스로 행동하죠. 궁극기는 자동 시전과 함께 플레이어 직접 조작도 지원합니다. 아울러 메인스토리와 혼돈의 탑 등의 콘텐츠에선 다음 스테이지 또는 다음 층을 알아서 올라가는 자동진행도 지원해 파티의 스펙만 충분하면 기기에 손을 대지 않고도 게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 '데미안 전기' 전투 장면
▲ ‘데미안 전기’ 전투 장면
▲ 캐릭터들이 알아서 공격, 이동, 그리고 궁극기 시전까지 합니다
▲ 캐릭터들이 알아서 공격, 이동, 그리고 궁극기 시전까지 합니다
▲ 딱히 손을 댈 필요성을 못 느끼죠
▲ 딱히 손을 댈 필요성을 못 느끼죠

“손도 안대면 무슨 재미냐”라는 의견도 공감합니다. 다만, ‘데미안 전기’ 전투의 재미는 전투 자체보다 사전 준비 단계에 있죠. 진형을 선택하고, 그 안에 캐릭터를 어떻게 배치하느냐에서 오는 전략 수립의 즐거움 말입니다. 

마냥 가볍진 않은, 깊이 있는 전략성

가장 먼저 진형 선택에 대해 살펴보죠. 진형은 총 네 가지가 있으며, 하나를 골라 최대 5명의 캐릭터를 배치하게 됩니다. 일단 진형에 따라 전열과 후열에 배치할 수 있는 캐릭터 수가 다르며, 부여되는 능력치 버프에도 차이가 있죠. 각각의 진형은 레벨을 올려 능력치 버프 효과를 향상시킬 수도 있습니다.

▲ 네 가지 진형
▲ 네 가지 진형

진형에 한층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전열과 후열 배치가 2-3, 3-2 형태의 평이해 보이는 진형과 더불어 1:4, 4:1 등 다소 극단적 형태의 진형이 있는데요. 캐릭터마다 근거리, 중거리, 원거리 등 공격 사거리가 구분되어 있는 만큼, 플레이어 자신이 지닌 캐릭터의 특징을 감안해 배치해야 합니다. 

전열에는 근거리, 후열에는 중거리, 원거리. 이것만으로는 지나치게 간단하죠. 이 외에 고려할 요소로 국가와 성격이란 것이 존재합니다. 먼저 국가는 진형상 캐릭터 배치 위치에 영향을 주는 부분입니다.  총 6가지(에버우드, 엘리시온, 기간트리아, 포세이아, 아케로스, 중립)가 있으며, ‘국가 케미’라는 파티 버프 효과에 영향을 미치죠.

▲ 국가 케미표. 캐릭터의 국적은 중요합니다
▲ 국가 케미표. 캐릭터의 국적은 중요합니다

국가 케미는 점수로 환산되며, 위치상 인접한 캐릭터가 같은 국가면 2점, 우호 국가면 1점, 두 가지 모두에 해당하지 않으면 0점으로 계산됩니다. 이러한 점수를 모두 합산해 숫자가 높을수록 더 높은 능력치 버프를 받죠. 예컨대 상호 동일한 캐릭터 5명으로 이뤄진 파티 2개라도 캐릭터를 어떤 위치에 배치했는지에 따라 버프 효과가 달라져 전투력에 차이가 생기죠. 참고로 중립 영웅은 모든 국가와 동일 국가 판정을 받아 2점으로 계산되므로 범용성이 높습니다.

▲ 왼쪽 상단에 보이는 숫자가 국가 케미 점수인데요
▲ 왼쪽 상단에 보이는 숫자가 국가 케미 점수인데요
▲ 캐릭터는 동일하나 편성을 다르게 하면 국가 케미 점수가 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캐릭터는 동일하나 편성을 다르게 하면 국가 케미 점수가 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성격은 용감, 신중, 명량, 냉정 등 4가지가 있습니다. 같은 성격의 캐릭터가 파티에 몇 명이 편성됐느냐에 따라 성격별로 다른 능력치 버프가 부여되는 방식이지요. 국가 케미에 비해 간단한 형태로 깊이 파고들 만한 요소는 적지만, 신경을 써야하는 부분임은 분명하죠.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통해 알 수 있듯 ‘데미안 전기’는 전투 돌입에 앞서 어떤 진형을 선택할지, 어떤 캐릭터를 키워 전투에 내보낼지, 그리고 진형 내 배치 위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유저들의 고민 및 연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이 마음에 든다면, ‘데미안 전기’의 전투를 십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 전략적 배치로 승리의 기쁨을
▲ 전략적 배치로 승리의 기쁨을

이 밖에 메인스토리 외 다양한 콘텐츠 일부를 미니게임 형태로 풀어낸 것도 인상적입니다. 주사위 게임 형태의 ‘해적 다이스’, 한정된 이동력으로 보물이 있는 비밀의 방을 찾아가는 길찾기 보드게임 ‘보물지도’ 등이 있죠. 여기에 메인화면 우측 하단에는 한 주마다 내용을 달리하는 미니게임이 별도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쉽게 말해 하나의 게임 안에 여러 게임이 있는 셈인데요. 작은 변주이긴 하지만, 게임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하는 훌륭한 장치라 느껴졌습니다. 물론, 적지 않은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죠.

▲ 길찾기 방식의 보물지도 콘텐츠
▲ 길찾기 방식의 보물지도 콘텐츠
▲ 매주 교체되는 별도 미니게임도 있습니다
▲ 매주 교체되는 별도 미니게임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수집형 RPG인 만큼, 캐릭터 수집에 대한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미니게임에서 적지 않은 보상을 얻을 수 있다고 했는데, 다른 무엇보다 캐릭터 조각이 매력적입니다. 게임을 집중적으로 플레이하지도 않아도 SR 등급 캐릭터 서너명 정도는 SSR 등급으로 승급시킬 수 있을 정도죠. 아울러 기본 SSR 캐릭터 획득 자체도 어렵진 않습니다.

▲ 우선 주인공부터 SSR로 승급
▲ 우선 주인공부터 SSR로 승급

하지만 이들을 보다 강하게 육성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특히 SSR의 경우 얻기 어려운 편은 아니라고 해도 뽑기에서 같은 카드가 열 몇장씩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SSR을 더 높은 등급으로 승급시키기 위해선 시간과 노력, 또는 이를 대신할 돈이 필요한 셈이죠. 아울러 앞서 중립 국가 영웅의 쓰임새가 좋다고 했는데, 이들은 뽑기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PvP에 중점을 둔 유저라면 조금 고민되는 부분일 것 같네요.

▲ 국가별 영웅을 뽑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문제는 중립 영웅이죠
▲ 국가별 영웅을 뽑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문제는 중립 영웅이죠

첫 인 상
캐릭터가 취향이다? ‘수집’의 재미는 충족

미소녀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수집형 모바일게임은 정말 오랫동안 다양한 작품이 출시됐죠. 한마디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전쟁터입니다. ‘데미안 전기’도 출시 전후,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크고 작은 경쟁작들로 둘러싸인 모양새입니다.

그래도 ‘데미안 전기’는 자신만의 확고한 무기를 지니고 전쟁터에 뛰어든 것처럼 보입니다. 방치형 시스템 위에 쌓아올려진 게임인 만큼, ‘간편함’은 비슷한 장르 게임 중에선 매우 높은 편이죠. 여기에 각종 미니게임으로 지루함을 줄이고, 한결 쉬운 캐릭터 획득으로 수집의 재미를 강조했습니다.

전투 중 플레이어가 보게 되는 캐릭터 3D 모델링 완성도는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생김새 자체는 귀여움을 강조한 SD 형태라 나름의 매력이 있습니다. 취향에만 맞다면 느긋하게 플레이하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입니다.

▲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있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
▲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있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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