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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오토캠핑장 화천숲속야영장 겨울캠핑

2023년 한 해 여러 곳의 강원도 오토캠핑장을 이용했지만 이곳 화천숲속야영장은 처음 이용해 보는 곳.

그리도 오랫동안 캠핑을 하면서도 새로운, 처음 이용해 보는 야영장 또는 오토캠핑장을 이용하면 호기심 반, 설렘 반의 느낌이 든다. 익숙한 것에서 오는 편안함과 다른 생경함이 신선하게 느껴진다고 할까?

[ 강원도 오토캠핑장 화천숲속야영장 겨울캠핑 영상 1분 3초 ]

미니멀하게 캠핑을 할 때 주로 사용하는 실타프.

백패킹을 하며 구입한 저가형 실타프였는데 이게 뽑기를 잘한 것인지 10년 넘게 아무 일 없이 튼튼하다.

얼마나 기특한지 모를 일이다.

타프 아래 의자를 놓았으니 이제 쉼의 시간.

예전처럼 모든 세팅을 마치고 쉬는 일이 거의 없어졌다.

나이 먹은 탓인지 그만큼 여유로워진 것인지.

허허롭게 보이는 주변 풍경이 아쉽다면 아쉬운 정도.

이 순간의 여유로움도 보이는 풍경도 모두 좋기만 하다.

언제 적부터 드립을 했다고…

이런 습관은 아내의 믹스커피 차단 시도로 시작된 것이다.

믹스커피 마시지 마라 지상명령을 하달함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지켜낸 믹스커피 사랑을 쇠퇴하게 만든 드립.

처음에 사다 준 아내의 정성보다 버리기 아까워 시작한 드립인데 이젠 나름의 향을 즐기고 맛도 즐길 수 있는 경지에 올랐다. 내 스스로 생각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후회하는가 묻는다면?

절대 아니라 말하겠다.

확실히 믹스커피를 마실 때보다 속 쓰림도 덜해졌고 혓바닥 코팅한 듯한 느낌도 사라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건 입 냄새가 사라졌다는 것. 믹스커피 + 연초의 조합은 ‘덩’냄새라는 결과를 도출할 정도였는데 말이다.

어두워지기 전까지 아직 여유로운 시간이기에 실실 주변을 둘러본다.

처음 방문하는 강원도 오토캠핑장 화천숲속야영장인데 꼴랑 내 사이트에서 엉덩이 붙이고 있는 건 아닌 듯.

화천숲속야영장은 1야영장과 2야영장으로 분리되며 각각의 야영장에 각각의 사이트가 나무와 나무 사이에 자리하고 있어 캠퍼의 입장에서는 너무도 즐거운 환경이라 하겠다. 잎새 다 떨군 지금에도 그러하니 나뭇잎 무성할 때야 말해 뭐 하겠는가. 그리고 아래와 같이 화장실, 샤워실, 세척실(개수대) 등의 편의동이 1야영장 1동, 2야영장 1동씩 따로 마련되어 있어 특정 시간대를 제외하고는 복작거릴 일도 없겠다.

야영장 이용객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활동도 가능한데 아마도 이 체험 프로그램은 캠핑을 하지 않아도 신청하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단, 현장에서가 아니라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예약을 해야 할 거라 생각된다.

이런 정도의 캠핑장은 그리 많지 않을 거라 본다.

강원도 오토캠핑장을 깡그리 모아놓고 순위를 매긴다면 아마도 10순위 안에 들지 않을까?

오늘의 겨울캠핑을 바로 그런 5성급 캠핑장에서 한다.

화천숲속야영장의 사이트 클라쓰!

이렇게 길을 따라 위치한 사이트이기에 한적하고 접근성 우수하나 곳이다. 하지만 차량이 교행할 때 주의.

시간이란 놈은 가라마라 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도 간다.

그리고 어둠을 몰고 와 모든 것을 차분하게 만드는 재주를 지녔다.

이쪽에서 보나 저쪽에서 보나 이제 곧 저녁 먹고 쉼을 가져야 힐 시간임을 고요하게 보여주고 있다.

꽤 긴 시간을 애용 중에 있는 알파인클럽의 랜턴, 최근 영입한 랜턴으로 어둠을 밝혀 준다.

테이블은 가장 최근에 영입한 신규 멤버로 라이프 아웃도어의 알루미늄 테이블인데 아주 마음에 든다.

앵글을 바꿔가며 한 컷씩.

기분도 앵글을 바꿔가며 좋아지려나?

자 이제 불을 지피고 먹거리를 준비한다.

오늘의 강원도 오토캠핑장에서 즐기는 첫 끼니.

화천숲속야영장에서 즐기는 겨울캠핑.

어둠에 동화된 주황빛이 따스하다.

오늘의 엄청난 실수.

모든 것을 완벽히 준비했다고 생각했건만 코펠을 안 가져왔다.

띨빵하게 맨날 뭘 빠뜨리고 다닌다. 쿠니.

그래서 커피 물 전용 주전자에 주꾸미 쏟아붓고 익히는 중이다.

바보 같은 중에 주전자라도 가져온 게 얼마나 다행인지.

이어 즉석밥 투하.

이렇게 해서 저녁 한 끼 마쳐야 할 판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면 커피를 마실 수 없음을 알기에 드립 해 놓은 커피를 미리 텀블러에 담아놓았다.

이건 바보가 갑자기 스마트하게 판단한 것이라 하겠다.

자화자찬.

다음 날 아침.

눈이 없는 겨울캠핑이지만 춥기는 매한가지.

모닝커피는 어제 텀블러에 담아놓았던 커피.

이 얼마나 다행이고 행복한 일인지.

아침식사는 라면.

주꾸미를 끓였던 커피 주전자에 연이어 라면을 끓인다.

곧 라면 국물로 범벅이 되겠지만 이렇게라도 아침을 먹어야 오늘 일정을 힘 있게 보낼 수 있을 테니까.

이런 과정 하나하나가 내겐 캠핑이 주는 즐거움이다.

부족하고 모자란 상황의 연속이어도 말이다.

어딘가로 출장을 가거나 여행을 갈 때 펜션, 호텔 등을 이용할 기회가 많지만 그런 잠자리에 대한 부담감 없이 캠핑을 즐기는 것이 참으로 속 편하다.

호텔 뷔페의 거나함이나 고급스러움도

커피 주전자에 끓이는 라면만 할까. 아무래도 난 고급스러움이나 우아함과 어울리지 못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커피 주전자 = 라면 그릇의 스위치 상황은 여기 강원도 오토캠핑장에서 처음으로 경험해 본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이렇게 자연 속에 묻혀 숨 쉬는 시간 동안 많은 생각을 해낼 수 있다는 것.

생각 없이 살아오던 그대로의 삶을 살아가는 방법 이외의 방법으로 살아가는 나를 통해서 살아 있음을 느낀다.

봄캠핑으로 시작해 오늘 겨울캠핑에 이르기까지.

내년에도 이어질 아웃도어 라이프.

그리고 더 나은 관계를 위해 나를 다듬어가는 것 자체도 매우 재미있고 즐겁다.

사람은 고쳐 쓰지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스스로 변화하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다른 자신을 찾아갈 수 있는 것도 사람만이 유일하다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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