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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국립공원 트레킹코스 지리산 정령치 휴게소

우리나라에 국립공원이 몇 곳이나 있을까?

국립공원에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는 분들의 입장에서 국립공원이 얼마나 있는지 크게 신경 쓰지 않으실 거고 산행을 많이 다니고 경치 좋은 곳을 많이 다니는 분들이라 해도 각 지역에 국립공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나 몇 곳이나 되는지 모르는 분들이 꽤 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1호 국립공원은 어디일까?

지리산 정령치 휴게소에 주차를 하고 들러볼 수 있는 곳으로 정령치 습지, 개령암지 마애불상군, 고리봉을 추천한다. 모두 거리가 멀지 않고 심각한 경사나 위험 구간이 없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가벼운 트레킹코스라 하겠다.

정령치휴게소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 산내면 정령치로 1523 정령치휴게소

정령치습지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 산내면 덕동리 산215

고리봉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 운봉읍 주촌리 산32

개령암지마애불상군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 산내면 덕동리 산215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인 지리산 국립공원 트레킹코스 중 상당히 높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접근성이 훌륭해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받는 곳이 바로 이곳 지리산 정령치 휴게소다. 그곳에서부터 가벼운 트레킹코스를 2분 36초의 짧은 영상에 담아봤다.

지리산 정령치 휴게소는 해발 1,172m에 위치한 내가 아는 한 가장 높은 곳의 휴게소가 아닐까 싶다.

기존에 운영되던 공간을 리모델링 해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2024년 4월 16일부터 주차료 징수가 실시됐다. 일반 중소형 승용차 기준으로 최초 1시간 1,100원 / 이후 10분마다 300원씩 추가된다.

기존의 휴게 공간도 새롭게 리모델링 해 운영된다고 하는데 내가 방문했던 때가 4월 15일이라 주차료는 무료였지만 휴게공간을 이용하지도 살펴볼 수도 없었다.

이곳에서 만복대까지는 대략 2km, 바래봉까지 10km 정도의 거리에 있고 바래봉 가는 방향으로 약 1km 정도 거리에 고리봉이 있다. 겨울을 제외한 계절이라면 해충기피제를 뿌리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몸 전체가 아니더라도 등산화와 바지 밑단까지는 뿌리는 것이 좋겠다.

정령치 정상 갈림길.

이곳에서 왼쪽으로 가면 만복대, 노고단, 형제봉, 덕평봉, 제석봉, 천왕봉에 이를 수 있다.

천왕봉까지 가려면 대략 37km이고 하루에 20km씩 뺀다 해도 이틀을 꼬박 걸어야만 하는 거리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오늘 가고자 하는 고리봉, 세걸산, 바래봉, 덕두산을 지나 인월리로 내려간다.

장타를 뛰는 분이든 쿠니처럼 가볍게 고리봉, 정령치 습지, 개령암지 마애불상군까지만 가는 분이든 이 전망대는 누구나 거쳐가는 장소다. 이곳에서 가볍게 몸을 풀고 움직이는 것을 권장한다. 그리고 서서히 걷기 시작.

길 가다 보면 어여쁘다 싶어 사진을 찍지만 어떤 식물인지, 나무인지 알지를 못한다. 지나치며 언뜻 떠오른 단어가 강아지풀이란 단어였는데 멈춰 서서 보니 전혀 다르다.

시작을 해발 1,172m에서 하니 주변을 다 내려다보는 기분이다.

지리산 국립공원의 이 높은 곳을 이토록 쉽게 올라올 수 있음을 모르는 분들도 상당하다.

지리산 정령치 휴게소, 한 번쯤 들러보시라 권한다.

산행을 하는 기분도, 둘레길을 걷는 기분도, 조용히 산책하는 기분도 드는 트레킹코스라 하겠다.

다만, 하산을 할 때는 이런 돌계단이나 흙길에서 미끄러져 넘어지지 않도록만 주의하면 될 듯.

어째 사진으로 보니 트레킹코스가 조금 험난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일부분만 그러하고 문제 되지 않으리라 본다.

4월 중순의 지리산 국립공원은 겨울?

고도가 높아서인가? 아래쪽의 초록 초록한 세상이 이곳까지 올라오려면 한참 걸리는가 보다.

어쩌면 이렇게 한결같은 썰렁함일까 싶었던 이때,

예술이다 이거.

마른 가지에서 돋아난 초록이

마른 가지에서 돋아난 분홍이

멀리서 점점이 보이는데

가까이 들여다보니 너무 예쁘다.

뭐야 이거 ~

이제 좀 걸을라 했는데 말야 ~

근육이 이제부터 열 좀 내려는 게 말야 ~

혼자서 중얼중얼 거리며 정상석 대신 정상 이정표를 마주한다.

주위에서 가장 높아 고리봉이라 부르지만 마치 지나가는 길거리에 정상 이정표 세워놓고 고리봉이라 부르는 느낌이다. 어쨌거나 해발 1,305m의 고리봉이 맞고 약 3.2km 정도 더 걸으면 해발 1,220m의 세걸산에 이른다.

1967년 우리나라 최초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리산 국립공원(智異山國立公園)은 금강산, 한라산과 더불어 삼신산의 하나로 알려져왔고 설악산, 태백산, 덕유산 이런 산은 삼신산에 포함되지 못했다.

지리산(智異山)의 한자를 보면 슬기 지, 지혜 지(智) 자를 썼다.

이는 어리석은 사람이 지리산에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진다(변한다)고 하여 ‘지리산(智異山)’이라 했다고 하니 쿠니도 지혜롭고 슬기로워지려면 지리산 자락에 살아가야 하려나 보다.

지리산 국립공원의 최고봉은 천왕봉이고 이 천왕봉을 지리산이라 말하는데 지리산이란 이름 외에도 ‘두류산’ 또는 ‘방장산’이라고도 했다. 두류산(頭流山)은 백두산이 반도를 타고 내려와 이곳까지 이어졌다는 뜻이고 방장산은 불가에서 깨달음을 얻은 높은 스님의 처소를 일컫는 뜻의 ‘방장’을 딴 말이다.

엉뚱한 생각을 접고, 되돌아 걷는다.

점점 고도를 낮춰가는 트레킹코스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다음 목적지인 정령치 습지로 향한다.

가는 길에 잠시 사진도 한 컷 찍고,

느릿한 걸음으로 마치 산책을 나온 듯한 기분으로

사브작사브작 걸어도 시간적인 부담이 없다.

코너를 돌아 정령치 습지로 향하던 중 만난 잣나무 숲.

본래 이 잣나무 숲이 아니었던 것을 1960년대 조성했다고 한다.

1960년 봄부터 정령치 일대는 일본 북해도산 사탕무우 재배지로 개간하며 기존에 자라고 있던 수목이 사라졌고 1963년 첫 수확을 했으나 생산량의 경제적 가치가 낮아 초원으로 방치되다가 1973년 잣나무 2천 그루를 심어 현재의 잣나무 숲을 이게 된 것이다.

지리산 정령치 휴게소를 출발해 이곳까지만 와봐도 좋을 거라 생각된다.

고리봉까지는 왕복 2km 가까이 되고 약간은 거친 느낌도 있기 때문이이다. 이곳 정령치 습지는 고리봉과 비교해 훨씬 편안하고 수월하다.

정령치 습지 주변으로 넓은 평상이 있고 그 평상 주변으로 데크로드가 있어 거닐기도 좋거니와

약간 위쪽으로 보물로 지정된 남원개령암지 마애불상군이 있다.

남원 개령암지 마애불상군은 절벽을 이루는 바위에 여러 부처의 모습을 돋을 새김한 것으로 모두 열두구나 된다고 하는데 쿠니의 눈엔 한 분의 부처만 보였다. 설명된 내용으로는 가장 큰 불상의 높이가 4m이고 그 조각 솜씨도 뛰어나다고 한다.

하지만 도대체 어디 부처의 모습이 있다는 겐지…

그러다 오른쪽을 보니 이와 같이 부처의 모습이 큼지막하게 보인다.

옷 주름, 듬직한 체구 등으로 볼 때 고려 시대 유행하던 불상의 특징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불상 아래에 명월지불(明月智佛)이라 적힌 것으로 미루어 진리의 화신인 비로자나불(毘盧遮羅佛)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정령치 습지는 어떻게 해서 생겨난 것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기는 분이라면 옹달샘을 찾아보시라!

옹달샘이란 것이 다 그러하듯 지상으로 솟는 용출수에 의한 것인데 이곳 정령치 습지 위로 용출수가 졸졸졸 솟아 흐른다. 이 물이 지속해서 흐르고 정체되는 사이 정령치 습지가 생겨나게 된 것이다.

지리산 국립공원이라 하여 힘겹게 오르는 산 정상만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산 정상은 물론, 둘레길과 지리산 정령치 휴게소처럼 땀을 바가지로 흘리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처음 출발했던 지리산 정령치 휴게소로 되돌아감으로써 이번 지리산 국립공원 트레킹코스를 가볍게 즐겼다. 더불어 보물로 지정된 남원 개령암지 마애불상군도 만나고 정령치 습지, 정령치 잣나무 숲까지 두루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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