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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도시 밀라노의 럭셔리한 식문화


사진=언스플래쉬

계적인 미식의 나라, 이탈리아. 온화한 기후 덕분에 질 좋은 농산물이 풍부하고, 로마시대부터 이어진 오랜 문명의 역사로 식문화가 크게 발달했다.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음식은 곧 자부심이다. 요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이들은 무궁무진한 조리법을 탄생시켰고 이탈리아 음식은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 음식의 매력은 ‘다양성’에서 온다. 해산물과 육류, 채소 등 다채로운 식재료를 아낌없이 활용해 천상의 맛을 자아낸다. 지방마다 특화된 음식이 다양하다는 것도 특징이다. 이탈리아는 통일이 되기 전까지 크고 작은 도시국가로 나눠져 있었다. 그로 인해 지금까지도 지방마다 고유의 식문화를 가지고 있다. 남북으로 길쭉한 지형 덕택에 지역마다 기후가 다르고 생산되는 식재료도 각양각색이라는 점도 한몫했다. 지방색이 담긴 전통 음식들은 이탈리아 식문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탈리아를 여행한다면 각 지방 고유의 요리를 즐기는 건 필수다. 다채로운 음식을 통해 그 도시의 문화를 더욱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탈리아 북부를 대표하는 도시, 밀라노 역시 고유의 미식 문화가 발달했다. 이탈리아 북서부에 위치한 밀라노는 롬바르디아(Lombardia) 주의 주도로 수도 로마에 버금가는 역사와 명성을 지녔다. 자부심이 워낙 대단해 스스로 밀레네제(Milanese)라고 부를 정도. 밀레네제만의 풍성한 식문화와 대표 음식들을 알아보자.

1. 밀라노의 식문화


사진=언스플래쉬

밀라노는 예로부터 고유의 미식 문화를 개발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이탈리아 북쪽에 있어 스위스와 프랑스 등 인접 국가와 영향을 주고받으며 식문화를 발전시켰다. 이국의 음식을 기호에 맞게 변형해 개성 있는 맛이 탄생했다.

밀라노가 위치한 롬바르디아 주는 남쪽에 광활한 평야 지대가 있어 농업과 축산업이 발달했다. 덕분에 치즈와 버터, 우유 등 풍부한 유제품을 얻을 수 있었고 육류와 쌀 생산량도 높다. 이러한 식재료가 고스란히 요리에 활용된다. 밀라노 사람들은 면으로 된 파스타보다는 쌀로 만든 리조또를 즐겨 먹고, 소고기로 된 육류 요리도 자주 찾는다.

2. 밀라노의 음식

오소부코

Ossobuco


오소부코 / 사진=플리커

오소부코는 송아지 정강이 부위를 포도주와 양파 등과 함께 끓여 조리한 요리다. ‘구멍이 있는 뼈’라는 뜻의 현지 방언 ‘Ossbus’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오랜 시간 끓여 부드러운 육질과 골수에서 나온 진한 육즙이 특징이다. 숟가락으로 파먹는 골수 부분이 별미다. 아예 골수를 파먹을 수 있는 도구가 개발되기도 했다. 고기 위에는 파슬리와 마늘, 레몬 껍질로 만든 허브 페이스트 ‘그레몰라다(Gremolad)’를 얹어 향긋함을 더한다. 오소부코는 보통 사프란을 넣은 밀라노 전통 리조또와 함께 먹는다.

오소부코의 정확한 기원은 알려진 바가 없다. 18세기부터 문헌에 등장했고 농장이 많은 밀라노 인근 교외 지역에서 유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긴 시간이 흐르며 레시피도 다양해졌다. 최근에는 소스에 토마토를 넣어 만드는 법도 생겼다.

오소부코는 저렴하면서 맛이 좋고 요리하기 간편해 밀라노의 서민들이 즐겨 먹던 요리다. 오랜 시간 서서히 가열하는 조리법 특성상 겨울철에 주로 먹었다. 예전에는 집안의 난로 위에 냄비를 올려두고 오소부코를 끓이는 풍경이 흔했다고 한다.


Galleria Restaurant

Galleria Vittorio Emanuele II, 75, 20121 Milano MI, 이탈리아


Solferino

Via Castelfidardo, 2, 20121 Milano MI, 이탈리아

리조또 알라 밀라네제

Risotto Alla Milanese


리조또 알라 밀라네제 / 사진=플리커

밀라노식 전통 리조또로 최고급 향신료 ‘사프란(Saffron)’과 버터, 치즈를 곁들여 만든다. 사프란 덕분에 노란빛을 띠는 게 특징이다. 요리 과정은 단순한 편이다. 양파를 버터와 기름으로 볶은 후 밥을 넣고 화이트와인과 소고기 육수를 추가해 알 덴테(Al dente, 씹는 맛이 날 정도로 살짝 덜익은 상태)로 익힌다. 이후 버터와 파마산 치즈로 크림처럼 되직하게 만들고 사프란을 첨가한다. 기본적인 재료들이 조화를 이뤄 세련되고 부드러운 풍미를 낸다. 리조또는 보통 육류로 된 메인 요리와 함께 먹는다. 재료는 단순하지만 깊이 있는 맛을 내고 고기와 잘 어우러진다.


사프란 꽃 /사진=플리커

리조또 알라 밀라네제의 기원에는 여러 가지 설이 제기되는데, 1500년대 괴짜 화가의 실험으로 탄생했다는 이야기가 유명하다. 그림을 사러 온 손님에게 깊은 인상을 주기 위해 그림에 사용되던 사프란을 리조또에 추가했다는 일화다. 사랑하는 여인이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되자 괘씸한 마음에 결혼식 피로연 음식을 망치기 위해 사프란을 넣었다는 말도 있다. 값비싼 사프란을 넣어 부를 과시하고자했던 밀라노 귀족들의 문화에서 비롯됐다는 얘기도 떠돈다.


Osteria Conchetta

Via Conchetta, 8, 20136 Milano MI, 이탈리아


Alla Cadrega

Via Vincenzo Viviani, 2, 20124 Milano MI, 이탈리아

파네토네

Panettone


파나토네 / 사진=플리커

파나토네는 밀라노를 대표하는 빵이다. 이탈리아어로 ‘큰 빵’이라는 뜻으로, 케이크의 일종이다. 전용 틀을 사용해 30㎝ 높이에 돔 모양으로 만든다. 버터와 계란, 효모, 밀가루를 섞어 반죽을 만들고 건포도나 설탕에 절인 과일을 넣어 단맛을 더한다. 커피나 스위트 와인, 핫초코와 함께 먹으면 좋다.

파네토네의 기원에 대해서도 여러 전설이 내려온다. 밀라노 공국을 이끌던 루도비코 스포르차(Ludovico Sforza) 공작이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에게 결혼식에 쓸 케이크를 만들라고 지시한 것이 시초라는 이야기가 있다. 기록에 따르면 파네토네와 유사한 음식은 고대 로마 제국 때 이미 존재한 것으로 추측된다.

밀라노 사람들은 신년이나 크리스마스에 파네토네를 즐겨 먹는다. 크리스마스 저녁 식사를 마치고 기도를 하며 큰 빵을 먹는 게 전통이 되었다고. 가톨릭 성인 블라시오(Saint Blaise)의 생일인 2월 3일에도 파네토네를 먹는다.


Pasticceria Martesana

Via Giovanni Cagliero, 14, 20125 Milano MI, 이탈리아


Cova Montenapoleone

Via Monte Napoleone, 8, 20121 Milano MI, 이탈리아

코틀레타 알레 밀라네제

Costoletta Alla Milanese


코틀레타 알라 밀라네제 / 사진=플리커

밀라노식 커틀릿으로, 돈까스와 유사한 음식이다. 뼈째 자른 소고기에 얇게 빵가루를 묻혀 버터에 튀긴다. 우유를 먹인 송아지만을 사용하는 게 전통적이며 보통 어깨살을 쓴다. 토마토와 야채와 함께 먹기 때문에 느끼한 맛이 덜한 게 특징이다.

코틀레타 알라 밀레네제는 밀라노에서 가장 오래된 음식 중 하나다. 1134년 성 암브로조 대성당의 연회에서 이 요리를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기원전 로마인들이 즐겨 먹은 음식이라는 추측도 존재한다. 오랜 시간 사랑받은 음식인 만큼 요리법이 다양해졌다. 지금은 소고기 외에 닭고기와 돼지고기를 이용해서 만들기도 한다.


Le Cotolette

Corso Garibaldi, 11, 20121 Milano MI, 이탈리아


Amici Miei

Viale Bligny, 36, 20136 Milano MI, 이탈리아


Al Matarel

Via Laura Solera Mantegazza, 4, 20121 Milano MI, 이탈리아

오랜 역사만큼 풍부한 식문화와 개성 있는 음식들을 자랑하는 밀라노.

도전의 끝엔 이 있나니. 꼭 이탈리아라고 피자랑 젤라또만 찾지 말고 밀라노만의 미식을 즐겨보자.

글=허유림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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