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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처럼 지나간 위미리 수국길

이 글 내용은 지금 아니고,

6월에 다녀온 것을 늦게 작성한 것입니다.

약속 장소로 향하던 중 계속해서 지나치게 되었던 꽃길.

어떤 이를 환영하는 것일까?

현실적으로는 시에서 또는 마을 협의회, 청년회, 이장님의 의지에 의한 것이겠지만 마음만은 마치 나를 환영하는 거라 생각하며 기분 좋은 콧노래를 부릅니다.

그러다 적당한 곳에 멈춰 서서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이 예쁜 꽃길이 위미리 수국길이란 것은 나중에 알게 되었지요.

위미리수국길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위남성로213번길 119

이곳, 위미리 수국길을 지나기 전 꽤 오래전부터 가로수처럼 조경되어 있는 수국꽃을 보며 차를 달리다가…

속도를 점점 늦춰 차를 한곳에 주차한다.

잘 정돈되어 있는 곳.

주차가 가능한 곳이기에.

위미리는 본래 동백으로 꽤 알려진 곳이지만 그동안 들러본 적이 없어 이곳이 위미리인지 모르고 지나칠 뻔.

소나무 아래로 가지런히 도열한 위미리 수국길.

수국(Bigleaf hydrangea ; 水菊)은 한국,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히말라야, 아메리카 등 글로벌하게 잘 자라는 꽃이라 하겠으나 자료를 찾아보니 일본에서 개발 육종된 것이라고 하며 추후 서양으로 전파된 수국은 우리가 흔히 보는 수국보다 더 크다고 하는데 비교를 해본 것이 아니기에 차이를 알 순 없다.

수국이 지닌 색상은 기본적으로 동일한 듯하며 처음 피어날 때 연한 자주색이다가 점차 하늘색으로 변하게 되며 시들 때쯤이 되면 다시 분홍빛으로 변한다고 하고 그 변화로 인해 다양한 색상의 꽃이 어울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종종 녹색이 든 흰색의 수국꽃도 보게 되는데 유럽 수국이라 하는 것이 그것인지도.

여하튼 기본은 연한 자줏빛이 차츰 하늘색으로 변하다가 다시 진한 자주색으로 변한다는 수국꽃인데 지금 보고 있는 위미리 수국길의 꽃 색상은 연한 하늘색이 아니라 청색과 연보라에 가까운 듯. 보랏빛 즉 자주색이 비친다는 건 시들 때가 점점 가까워진다는 것으로 해석이 되려나?

이것도 들은 이야기지만,

수국꽃은 토양의 성질에 의해 그 빛이 다르다고 했다.

산성토양인지 알칼리성 토양인지 말이다.

그래서 원하는 색이 나도록 산성, 알칼리성 비료를 의도적으로 뿌린다고도 들었다.

꽃을 보면 좋다고 하면서도 꽃에 대해 큰 관심을 갖지 않던 쿠니이다 보니 처음에는 수국꽃을 불두화와 같은 꽃이라 생각했었다. 솔직히 지금도 헛갈린다. 하지만 확연하게 구분을 하는 것은 수국은 대부분 시선 아래쪽에서 볼 수 있고 불두화는 나무처럼 꽤 높은 곳으로도 자란다.

그리고 그보다 더 확연한 차이는 수국꽃은 색상이 있지만 불두화는 색상이 없다. 쿠니가 알기엔 그렇다.

자료를 보면 꽃잎이 다르게 자란다고 하는데 모양이 다른 건 알겠으나 갈라짐이 어떻고 하는 말은 차이를 모르겠다.

그래서일까? 꽃, 나무, 풀을 보면 바로 아시는 분들을 보면 매우 신기하고 존경스럽다.

위미리 수국길에서 보는 어우러짐.

수국꽃과 파란 하늘과, 투명한 햇살.

그리고 아닌 듯 아닌 듯 불어주는 바람까지.

참 좋다.

어찌 보면 다 그게 그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햇살의 입사각에 따라 무엇보다 마음의 상태에 따라 모든 것이 무한의 변화를 느끼게 한다.

그런 이유일 것이다.

보는 각도에 따라, 거리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위미리 수국길의 꽃들처럼

자연 그 모든 것이 무한의 변화를 하는 것처럼.

사람도 변화한다는 것.

그 무엇이든 단면만 보고 판단을 할 수 없다.

그중에서도 사람은 특히 더.

위미리 수국길,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 같다.

그게 아니라면 쿠니처럼 지나다가 발견하고 차를 세운 것이라 해야겠으니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사람의 눈은 모두 동일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혼자 여행을 하듯 돌아다니다 만난 위미리 수국길.

일부러 찾아오기에는 분명 아쉬움이 있겠고, 지나는 길에 만난다면 잠시 차를 멈추고 바라봐도 좋겠다.

나에게 위미리 수국길은 잠시간의 휴식처럼 지나갔던 길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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