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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유명산 자연휴양림 1인캠핑 & 우중캠핑

수시로 드나들던 곳이었는데 언젠가부터 멀어진 듯한 느낌의 국립 유명산 자연휴양림.

오랜만에 그곳에 들러 1인캠핑이자 우중캠핑을 즐겨봅니다.

의도한 것이 아닌데 맞아떨어진 느낌.

그런 우중캠핑의 시간이었네요.

길게, 찌질하게 내린 비가 불만스러웠지만…

국립유명산자연휴양림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유명산길 79-53

오전 업무를 마치고 재빠르게 캠핑 장비를 챙겨 도착했지만 오후 5시간 넘은 시간에야 국립 유명산 자연휴양림 주차장에 도착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달려오다 갑자기 나타난 빗줄기가 주차장에 도착하니 어딘가로 가버렸다는 것.

안개가 피어오르는 것과 흰 구름과 시커먼 구름이 번갈아 내달리는 것을 보니 비가 더 내리긴 할 듯.

높다란 나무를 엄폐물로 삼아 보이지 않지만 저 안쪽으로 데크가 놓여 있고 반 이상 텐트가 설치되어 있다.

사진 찍기와 게으름에게 사이트 구축하는 동안 둘이서 놀라 하고 열심히 손과 발을 휘두른다.

몸을 익힌 탓일까? 혼자 타프 치는 것도 둘이 치는 것과 별다를 것 없이 후다닥해버리게 된다.

자주 하는 게 아님에도 말이다.

몸을 익힌 경험과 기술이 등장해 사이트 구축을 일사천리로 해냈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발생한 ‘땀’이라 부르는 것들은 나의 몸은 물론, 겉옷 속옷 가리지 않고 다 적셔버린 상태.

비온 뒤의 후텁지근함도 한몫했음이 분명하다.

화장실 옆 샤워실.

지금은 화장실이 급한 것이 아니라 샤워실이 급하다.

안 그래도 물것을 많이 타는 터라 땀이 난 상태에서는 한두 마리가 아닌 서너 마리가 내게 피를 달라 쫓아다닌다.

솔직히 부작용만 없다면 자네들에게 피 몇 방울 나누자는 게 뭔 대수겠냐.

하지만 자네들이 피 몇 방울 가져가는 대신 준다는 게 가려움증 아니냐.

난 그게 너무 싫다.

아니, 가려움증만이라면 어떻게 견뎌보겠다.

하지만 난 자네들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 아는 게냐 모르는 게냐?

내 그렇게 피력을 하건만 자네들은 내게 가려움 + 진물까지 흐르게 하지 않았냐?

난 그게 너무 싫다.

샤워실로 급하게 들어서자마자 홀라당 다 벗어던지고

샤워실로 직행한다.

요즘 날씨라면 굳이 온수 카드를 지급받지 않아도 되겠지만 냉수 샤워를 싫어하는 분들이라면 예약을 할 때 온수 카드 10분 정도는 예약을 해두어야 한다. 온수 카드 10분이면 충분히 샤워하고도 남을 거라 장담한다.

관리사무소에서 지급받은 온수 카드를 슬쩍 가져다 대면 곧바로 시간이 흐른다. 온수를 사용하든 말든.

만일 정지하고 싶다면 다시 온수 카드를 가져다 대면 된다.

몸에 온수를 적시는데 1분도 안 걸릴 것이고 카드를 들이대 시간을 정지시킨 다음 비누칠 + 샴푸까지 마친 뒤 다시 온수 카드를 가져다 대면 온수가 쏟아진다. 아무리 여유를 잡아도 10분을 다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두 명이라면 모를까.

샤워를 마친 뒤 잠시 화장실도 살펴본다.

샤워실 겸 화장실 바로 앞에 놓인 쓰레기 분리수거대.

여기에선 재활용만 버릴 수 있고 일반 쓰레기는 관리사무소에서 종량제 봉투를 사서 담아 버려야 한다.

그리고 왼쪽 저 앞으로 흡연구역이 따로 마련되어 있으니 끽연이 필요하신 분들은 흡연구역으로 이동해서 해결.

딱히 뭐 한 것도 없는데 오후 7시로 향하는 시곗바늘이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다.

날이 갈수록 빨라지는 시곗바늘의 불친절한 동작.

멈추라 해도 멈출지 않고 느리게라도 가자 애원을 해도 시곗바늘은 거침없이 내달린다.

그것이 현실이다.

지금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그대도

대중교통 속에서 몸이 흔들리고 있는 그대도

1인캠핑이자 우중캠핑을 즐기고 있는 쿠니에게도

시곗바늘은 냉정하게 째깍거리며 초조함을 불러일으킨다.

오늘 갑자기 국립 유명산 자연휴양림을 찾아와 1인캠핑이나 즐기고 있다. 우중캠핑이나 즐기고 있다 생각 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다 밝히지 못할 상황들이 얽히고설켜 있음이다.

언제나처럼 라면 넣고 물 넣는다.

그리고 코펠 하단부에 불 지피기.

Z 스토브라 부르는 이놈은 꽤 오랜 기간을 내 곁에서 강력한 화력을 보여주고 있는데 변함이 없다.

처음 마주했을 때의 그 즐거움이 아직도 여전한 것을 보면 너와 난 확실히 천생연분이라 생각된다.

라면이 끓어가는 시간 동안 나에겐 또 다른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다.

얼음 속에 파묻힌 병맥주 하나 들어내는 것이 그 첫 번째 즐거움이요.

병맥주에 숟가락을 걸고 ‘펑’소리가 나도록 강렬하게 따내는 것이 두 번째 즐거움이다.

그리고 세 번째 즐거움은 갈증이 나는 지금 맥주를 길게 들이붓는 것이다.

맥주 한 병을 다 마시지도 못했는데 라면을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낸 채 나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국립 유명산 자연휴양림에서 먹는 라면.

꽤 오랜만에…

맛 좋다.

매일 먹는 게 아니라 그런가 보다.

질리지 않는 것.

흡연을 위해 흡연구역으로 향하는 중에 빗방울이 제법 떨어짐을 알게 된다.

차에 항상 싣고 다니는 우산 등장.

이렇게 비가 계속 내린다면 우산을 계속 가지고 다녀야 할 판.

끽연 후 다시 쿠니의 1인캠핑 사이트에 도착.

이제 커피 한 잔을 더 마신 뒤 다시 샤워와 양치질을 하고 수면 상태로 돌진해야 할 때다.

비가 제법 내리고는 있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 썩 시원한 느낌이 아니다.

우중캠핑을 즐기는 것, 그것도 1인캠핑으로 이 순간을 즐기는 것은 무척이나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잘 밤에 뭔 커피냐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게 습관이 되어놓으니 거절하기가 어렵다.

유유자적 한 잔의 커피와 주변으로 퍼지지 않도록 이어폰으로 듣는 잔잔하고 나른한 음악의 연속.

이제 취침 준비 끝. 커피 마시고, 샤워하고, 화장실도 다녀온 뒤 드디어 오늘 하루를 마감할 시간.

새날의 아침은 언제나처럼 동일하게, 아니 동일한 듯 보이지만 어제보다 더 빠르게 달려든다.

하지만 두려워 쫓겨 다니진 않도록.

더욱 여유롭게

잔잔하게

평정심을 유지하며…

모닝커피를 끝까지 여유롭게.

국립 유명산 자연휴양림에서의 1인캠핑을 그렇게 마무리한다.

국립 유명산 자연휴양림

1인캠핑 & 우중캠핑 클립 1분 1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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