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여름 초입이다. 볕은 점점 뜨거워지고, 날씨는 습해지기 시작했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든든한 한 끼가 간절해진다.
매일 똑같이 지은 밥이 물리기 시작했다면, 밥솥에 물만 넣는 습관을 잠시 멈춰보자. 몇 가지 재료만 더해도 식탁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쌀 씻는 법부터 점검해 보자
맛있는 밥의 시작은 쌀 씻는 법에서 갈린다. 처음 쌀을 씻을 때는 재빠르게 헹궈내는 게 포인트다.
첫물에는 먼지, 쌀겨, 잡내 등이 있어 쌀알에 흡수되지 않도록 빠르게 따라내야 한다. 이후 2~3번 정도 부드럽게 문지르듯 씻어내고,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만 반복한다. 너무 오래 씻거나 세게 문지르면, 쌀 표면이 손상돼 밥맛이 떨어질 수 있다.
쌀은 씻은 뒤, 반드시 불려야 한다. 쌀을 불리는 이유는 단순히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다. 쌀알 속까지 물이 스며들면, 열이 가해졌을 때 내부가 균일하게 익는다.
불리는 시간은 여름철엔 30분, 겨울엔 1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제대로 불린 쌀은 수분을 골고루 흡수해 밥이 퍼지지 않고, 고슬하게 익는다. 밥맛이 아쉽다면 쌀 씻는 법부터 다시 살펴보자.
우유 한 컵이면 묵은쌀도 되살린다
신선한 햅쌀이 아니라면 밥맛이 아쉬울 수 있다. 오래된 묵은쌀은 푸석하고 밍밍한 맛이 난다. 이런 밥에 윤기를 불어넣고 싶다면, 흰 우유를 넣어보자. 우유의 지방 성분이 쌀알을 코팅해 부드럽게 만든다.
고소한 향도 덤이다. 밥솥에 우유를 넣으면 우유의 칼슘, 단백질 등이 밥 속으로 들어간다. 한 끼 식사로 영양 밸런스까지 맞출 수 있어 한 번쯤 시도해 볼만하다.
비율은 물 3에 우유 1 정도가 적당하고, 우유는 흰 우유만 사용하는 게 좋다. 가공유나 딸기우유, 초코우유 등은 밥맛을 망칠 수 있다.
우유가 들어간 밥은 보관 시간이 짧다. 금방 상할 수 있어 냉장 보관이나 장시간 보온은 피해야 한다.
고슬고슬 밥, 오일 몇 방울이면 충분하다
밥을 고슬하게 지으려면 오일을 넣어보자. 식물성 오일이 밥알 사이사이의 숨통을 틔워준다. 밥알 표면에 얇은 막이 생겨 서로 들러붙지도 않는다.
올리브오일, 아보카도 오일처럼 향이 강하지 않은 오일이 잘 어울린다. 기름 냄새가 과하면 쌀 본연의 맛을 해칠 수 있다. 양은 한두 방울이면 충분하다.
오일이 들어간 밥은 간단한 채소볶음이나 계란 후라이 한 장만 얹어도 훌륭한 한 끼가 된다.
우유+오일, 두 가지를 함께 써도 될까
두 가지 재료를 함께 쓰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비율과 조합이 중요하다. 밥이 지나치게 무르거나 기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 2.5, 우유 0.5, 오일은 한두 방울로 시작해 보자. 몇 번 해보면서 입맛에 맞게 조절하면 된다.
이 방법들은 쌀이 오래됐거나, 햇반 같은 인스턴트 식사에 질린 이들에게 좋은 대안이다. 일반 백미뿐 아니라 현미, 잡곡밥에도 응용할 수 있다.
다만, 우유의 경우 너무 오래 끓이면 특유의 향이 올라올 수 있다. 따라서 잡곡밥에는 우유 대신 오일만 넣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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