떫고 시기만 한 줄 알았는데… 의외로 강력한 보리수 열매 효능 10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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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 열매 자료사진. / Sashko-shutterstock.com

보리수 열매 자료사진. / Sashko-shutterstock.com
보리수 열매 자료사진. / Sashko-shutterstock.com

여름이 되면 입맛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더운 날씨에 지치고 체력도 떨어지면 음식보다 찬물이나 음료만 찾게 된다. 이럴 때 신맛 나는 제철 열매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산수유를 닮은 작고 붉은 열매. 겉보기에 탐스럽지만, 입에 넣으면 시고 떫은맛이 강하게 퍼진다. 바로 ‘보리수열매’다.

보리수는 그 이름만으로도 낯설지 않다.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었다는 신성한 나무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보리수라 부르는 식물은 불교 전설 속 ‘보리수(Ficus religiosa)’와는 전혀 다른 나무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보리수는 뽕나무과의 낙엽 관목이다. 키가 작고 가지에 가시가 있으며, 봄철에는 노란 꽃이 피고 6월이면 붉은 열매가 열린다.

보리수 열매 자료사진. / A Kisel-shutterstock.com
보리수 열매 자료사진. / A Kisel-shutterstock.com

특히 왕보리수는 열매 크기가 크고 수확량도 많아 열매 채취용으로 많이 심는다. 보리수열매는 생으로 먹기엔 떫고 시기 때문에 그대로 먹기 어렵지만, 달이거나 효소로 담그면 특유의 풍미가 살아난다. 열매뿐 아니라 잎, 뿌리, 가지까지 모두 쓰인다.

보리수에는 폴리페놀, 리코펜, 아스파라긴산 등이 풍부하다. 항산화 작용, 간 기능 회복, 호흡기 진정 등으로 알려져 있고, 오래전부터 민간에서는 기침, 가래, 천식 증상에 달여 마시는 방식으로 사용돼 왔다. 아래 정리한 10가지는 실제로 전해진 보리수의 쓰임과 조리 방식이다.

보리수 열매 자료사진. / The Len-shutterstock.com
보리수 열매 자료사진. / The Len-shutterstock.com

1. 보리수 열매와 곰보배추를 함께 달여 마시면 기침과 가래가 가라앉는다

보리수나무 열매 40g과 흑설탕 20g에 물 한 되를 붓고, 절반이 되도록 약한 불에 달인다. 이렇게 달인 물은 하루에 여러 번, 물처럼 수시로 마신다. 여기에 곰보배추 20g을 더해 함께 달이면 효과가 배가된다. 곰보배추는 생잎을 바로 써도 되지만, 말린 것을 곱게 갈아 가루로 만든 뒤 보리수 달인 물에 타서 마셔도 된다. 보리수 열매가 없을 경우 잎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보리수와 곰보배추는 함께 쓰면 천식, 기침, 가래에 효과가 좋은 조합으로 여겨졌다.

2. 잔가지나 뿌리를 달여 마시면 술독을 푸는 데 좋다

보리수나무 잔가지 또는 뿌리 80g을 물 한 되에 넣고 절반이 되도록 달인다. 이 물은 하루 여러 번, 물이나 차처럼 수시로 마신다. 술을 마신 다음 날 숙취가 심하거나, 반복된 음주로 간이 피로할 때 자주 사용됐다. 주의할 점은 반드시 식힌 뒤 마셔야 한다는 것이다. 끓인 직후 뜨거운 상태에서 마시면 해독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3. 뿌리에 황련을 섞어 달여 마시면 인후통 완화에 쓰였다

보리수나무 뿌리 40g에 황련 8g을 더해 물로 달여 마신다. 목이 아프고 붓거나,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후가 쓰라릴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황련 특유의 쓴맛 때문에 복용이 불편한 사람은 꿀을 조금 섞어 마시기도 한다. 보리수 뿌리의 진정 효과와 황련의 항균 작용이 함께 작용해, 목 안의 열을 식히고 부기를 가라앉히는 데 도움을 준다.

4. 뿌리와 익모초를 함께 달이면 산후에 생기는 몸의 부기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보리수 뿌리 20g과 익모초 20g에 설탕을 약간 넣고 물로 달인다. 출산 후 몸이 무겁고 손발이 붓는 증상에 쓴다. 하루 2~3회 따뜻하게 마시는 방식이다. 익모초는 원래 자궁 수축과 혈액 순환을 돕는 약초로 알려져 있는데, 보리수 뿌리와 함께 쓰면 붓기 해소에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출산 직후 회복기에 마시기 좋은 약차 조합이다.

5. 잎을 약한 불에 쬐어 말린 후 가루로 만들어 미음에 타 먹으면 숨이 편해진다

보리수 잎을 약한 불에 쬐어 말린 뒤 곱게 가루를 낸다. 이 가루를 찻숟갈 기준으로 세 숟갈씩, 하루 3번 미음에 타서 먹는다. 가슴이 답답하고 호흡이 고르지 않을 때 복용하면 숨쉬기 편해진다는 식으로 활용됐다. 숨이 찬 증상이나 천식성 답답함이 있을 때 꾸준히 복용했다. 잎 특유의 떫은맛은 미음과 함께 섭취하면 부담 없이 넘길 수 있다.

6. 신선한 잎을 끓여 마시면 기침이 줄고 목이 덜 아프다

갓 딴 보리수 잎 40g을 물에 넣고 달인 뒤, 꿀이나 설탕을 더해 마신다. 하루 중 언제든 수시로 마시며, 특히 해수가 오래가는 경우에 쓴다. 기침뿐 아니라 목이 아픈 증상에도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꿀을 넣으면 쓴맛이 줄고 목 넘김이 부드러워진다. 여름철에는 달인 물을 식혀 냉차처럼 마시기도 했다.

7. 잎과 비파 잎을 함께 넣고 끓여 마시면 기관지염 증상 완화에 쓴다

보리수 잎과 비파 잎을 각각 20g씩 넣고 물에 달여 꿀이나 설탕을 타서 마신다. 다른 방식으로는 보리수 잎을 말려 가루로 만든 후, 한 번에 6g씩 음료나 술에 타서 마시기도 한다. 오래된 기침이나 기관지가 약한 사람에게 자주 쓰이는 조합이다. 특히 점막이 예민하거나 가래가 많을 때 섭취하면 부드럽게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8. 생잎을 찧어 즙은 마시고 찌꺼기는 상처 부위에 붙이면 벌이나 뱀에 물렸을 때 사용됐다

보리수나무의 신선한 잎을 찧어 즙을 짜낸다. 이 즙은 술과 함께 마시고, 찌꺼기는 물린 부위나 부은 부위에 붙인다. 내부의 독을 풀어주는 것과 동시에 국소 부위의 붓기와 통증을 진정시키는 방식이다. 벌에 쏘였거나 뱀에 물린 경우 두 가지 방식이 함께 쓰였다. 외부 상처와 내부 증세를 동시에 다스리는 복합 응급 요법이다.

9. 잎과 도깨비바늘을 함께 끓이면 기침과 호흡곤란에 효과가 있었다

말린 보리수 잎 20g과 도깨비바늘 20g을 넣고 물에 달여 하루 3번 나눠 마신다. 해수, 가래, 호흡곤란을 줄이기 위한 방식이다. 특히 기침을 멎게 하는 효과가 크다고 전해졌다. 기관지가 약하고, 찬 공기만 마셔도 쉽게 기침이 나오는 사람에게 잘 맞는다. 가래를 삭이면서 목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된다.

10. 잎을 볶아 만든 가루를 미음에 타 마시면 발작이 줄고 증세가 약해진다

보리수 잎을 그늘에서 말린 뒤, 약한 불에 약간 누렇게 볶아 곱게 가루를 낸다. 하루 두 번, 한 번에 5g씩 뜨거운 미음에 타서 마신다. 15일가량 복용하면 천식 증상이 완화되고, 기침 발작 횟수도 줄어드는 경우가 있었다. 특히 폐와 속이 허약한 체질일수록 효과가 크다고 한다. 기침으로 밤잠 설치는 일이 줄어들었다는 사례도 함께 전해진다.

보리수 열매 자료사진. / Kaprisova-shutterstock.com
보리수 열매 자료사진. / Kaprisova-shutterstock.com

보리수 열매 고르는 법

보리수열매를 고를 땐 겉모습부터 살펴야 한다. 진한 붉은빛이 돌면서, 표면이 매끈하게 빛나야 제대로 익은 열매다. 껍질에 얼룩이 있거나 반점이 박힌 건 피하는 게 좋다. 손으로 눌렀을 때 단단함이 느껴지면서도, 과하게 말라 있지 않은 게 신선한 상태다. 반대로 수확 시기를 지나 과숙된 보리수는 겉은 멀쩡해 보여도 안이 물러 있다. 그런 열매는 입에 먹었을 때 단맛은 없고, 안은 퍼석하거나 물러 있다.

이 열매는 한 번에 많이 먹는 식재료가 아니다. 하루에 조금씩 나눠 먹는 방식이 맞다. 겉보기에 작고 귀엽지만, 안에 들어 있는 성분은 생각보다 강하다. 특히 보리수에 포함된 탄닌이라는 성분은 떫은맛을 만드는 주범이다. 이 성분은 위장을 조이듯 수렴시키는 특성이 있다. 적당량이면 도움이 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오히려 배변을 방해할 수 있다. 실제로 과다 섭취 시 변이 굳고 장이 불편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속이 예민한 사람, 변이 원래 딱딱한 사람이라면 양 조절이 중요하다.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처음부터 진하게 달인 물을 마시는 건 피하는 게 낫다. 차나 효소처럼 희석한 형태로 소량씩 입에 대는 식으로 시작해야 몸에 맞는지 알 수 있다. 알레르기 반응이 걱정되는 경우엔 더더욱 그렇다. 오래 쓰인 약재라고 해도, 모든 사람에게 무조건 맞는 건 아니다. 보리수도 예외는 아니다.

보리수 열매 자료사진. / SingerGM-shutterstock.com
보리수 열매 자료사진. / SingerGM-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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