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성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세계여행관광협의회(WTTC)는 2025년까지 전 세계 여행 결정의 60% 이상이 지속가능 관광에 달려 있다고 내다봤다. 여행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관광지에 남긴 흔적보다 자연이 남긴 질서를 오래 기억하고 싶어하는 여행자가 늘고 있다.
글로벌 숙박예약 플랫폼 부킹닷컴은 자연과 공존하며 생태의 흐름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국내 여행지 5곳을 골랐다. 야생화 군락지부터 멸종위기 식물의 서식지, 고대 식물원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식물원, 꿀벌 생태를 중심으로 한 교육형 체험장까지 포함했다.
전남 구례
전남 구례 지리산 노고단에 해마다 야생화 애호가들이 몰린다. 국내 대표 야생화 명소다. 지리산 영봉 중 하나인 노고단은 해발 1,507m 고지에 자리잡았다. 고산대보다 약간 낮은 산악지대인 아고산 초원지대다. 바람과 안개가 잦고 일조량이 적어 다양한 고산식물과 키 작은 관목이 자생한다.
하늘정원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노고단 정상 일대 100만㎡(약 30만 평)에는 약 150~200여 종 야생화가 군락을 이룬다. 장관을 이룬다. 5월 중순부터는 봄 야생화가 서서히 물러나고, 6월 중순부터는 원추리, 기린초, 동자꽃 등 40여 종 여름 야생화가 꽃을 피우며 계절 변화를 알린다. 성삼재에서 노고단 정상까지 이어지는 3.4㎞ 탐방로는 지리산 종주 시작점이자 야생화를 따라 걷는 길이다. 걷는 내내 길섶마다 피어난 꽃들이 은은한 향기로 여행객을 반긴다.
야생화 아름다운 풍광을 즐긴 후 머무를 곳으로는 호텔 지리산햇살이 제격이다. 화엄사 입구와 가까운 지리산 자락에 위치해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강원 태백
하늘 아래 첫 도시, 강원도 태백은 해발고도 900~1100m에 자리하고 있는 청정한 고산지대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야생화 트래킹으로 유명한 태백산국립공원 두문동재 탐방예약제구간이 지난 4월 27일부터 개방됐다.
두문동재~검룡소주차장 총 6.7㎞ 탐방예약제구간은 대부분 완만한 내리막길로 구성해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길을 따라 야생화가 군락을 이루며 피어난다. 4월 말에는 얼레지, 태백개별꽃, 홀아비바람꽃 등 봄꽃이, 여름에는 태백에서만 볼 수 있는 꼬인용담, 대성쓴풀, 나도범의귀 같은 희귀종이 자란다.
금대봉과 대덕산 일대는 생태경관보전지역 및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멸종위기종 7종을 포함해 500여 종의 식물이 서식하는 국내 최고 수준 야생화 서식지다. 하루 탐방 인원은 500명으로 제한한다. 숙소는 정선 JS 그랜드 팰리스 호텔이 좋다. 객실에서 산을 조망할 수 있고, 두문동재까지 차량으로 약 18분 거리다. 주요 여행지와도 가까워 다양한 볼거리를 즐기기에도 편리하다.
경북 경주
경주는 역사와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여행지다. 그중에서도 보문관광단지 초입에 있는 경주동궁원은 식물원이자 신라 왕실 정원을 현대적으로 구현한 문화 공간이다. 고대에는 화초와 진귀한 동물을 함께 기르던 공간이었으며, 당시 신라인들은 관직명에도 새 이름을 넣을 만큼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했다.
자연 존중 철학은 오늘날 동궁식물원 다양한 테마 공간 속에 그대로 녹아 있다. 동궁식물원은 이러한 자연철학을 바탕으로 조성했다. 야자수와 열대 식물로 구성한 온실은 400여 종 아열대 식물을 전시하며 경주의 전통 미감과 조화를 이룬다. 치유와 회복의 공간이라 불리는 제2관에서는 현대적인 정원 공간 속에서 식물이 주는 안정과 회복 에너지를 경험할 수 있다. 경주 여행의 마무리로는 PBr7 호텔 언유절 스테이가 어울린다. 모든 객실에는 히노끼탕이 있어 경주가 가진 느린 흐름과 함께 온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경북 칠곡
경북 칠곡은 국내 유일의 양봉특구다. 꿀벌나라 테마공원은 관광지라기보단 생태 교육장에 가깝다. 약 3만㎡ 부지 안에 꿀벌홍보관, 생태관, 공생관, 야외 체험장이 들어섰다. 유치원생부터 시니어까지 세대불문이다.
꿀벌홍보관에서는 고대부터 이어진 벌꿀의 기록을 세계 각국 양봉 문화와 함께 소개한다. 한국 양봉의 흐름도 빠뜨리지 않는다. 꿀벌생태관은 벌 사회의 협동 구조, 꽃가루 매개자로서의 기능, 생태계 내 역할을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실제 꿀벌 군락이 줄어들며 나타나는 생태 변화도 구체적으로 다룬다.
가장 인기 있는 건 직접 꿀을 채밀해 병에 담는 ‘꿀뜨기 체험’이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 몰리는 이유다. 인근 숙소로는 센트로관광호텔이 적당하다. 객실은 넓고 깔끔하다. 어린아이 동반 여행에도 불편 없다.
경기 양평
수도권도 있다. 서울에서 차로 1시간. 양평군 용문면의 꿀벌붕붕이농장은 짧은 주말 외출에 적합하다. 꿀벌을 중심으로 생태계와 자연을 배우는 체험형 공간이다. 관찰벌통은 투명하게 제작해 여왕벌과 일벌의 동선이 눈에 들어온다. 애벌레 찾기처럼 몰입도 높은 교육 프로그램도 있다. 천연 벌꿀 아이스크림 만들기, 보호장비 착용 후 벌집 체험도 가능하다. 정해진 신청자에 한해 이뤄진다. 이 농장은 꿀벌 체험 외에도 허브농장, 동물농장, 토이전시관을 함께 운영한다. 숙소는 사계절 테마파크 내 소노펠리체 비발디 파크가 무난하다. 레스토랑, 바비큐장, 오락실, 편의점까지 다 갖췄다. 어느 형태의 여행객도 편하게 머물 수 있다.
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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