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부터 통유리 라운지까지, 베트남 현지인 추천 냐짱 카페 3곳
베트남 남부 해안, 냐짱(Nha Trang). 에메랄드빛 바다와 야자수만큼이나 이 도시를 기억하게 만드는 건 커피 한 잔이다. 진짜 냐짱은 골목 안쪽 플라스틱 의자 위에, 혹은 통유리 너머 쏟아지는 햇살 속에 있다. 화려한 다이닝 공간부터 현지인들이 수십 년째 드나드는 노상 카페까지, 놓치지 말아야 할 카페와 뷰 명소를 소개한다.
또이 뎁 커피 라운지 (Đôi Dép Coffee Lounge – Dining Nha Trang)

냐짱 해안 한복판에 자리한 또이 뎁 커피 라운지는 베트남 프리미엄 차·커피 브랜드 ‘또이 뎁’이 운영하는 복합 미식 공간이다.
브랜드 이름 ‘또이 뎁(Đôi Dép)’은 베트남어로 ‘슬리퍼 한 켤레’라는 뜻이다. 언제나 발을 맞춰 함께 걸어간다는 따뜻한 의미를 담고 있는데, 이름 하나에서부터 베트남 감성이 묻어난다.
공간 자체가 먼저 눈길을 끈다. 천장이 높고 통유리로 마감된 내부로 냐짱의 햇살이 그대로 쏟아져 들어오고, 최고급 목재 가구와 풍성한 열대 식물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모던한 건축 미감 위에 베트남 특유의 자연 친화적 감성을 얹었고 실내에 앉아 있어도 야외에 있는 것처럼 개방감이 느껴진다. 에어컨이 완비돼 있어 냐짱의 더운 날씨에도 쾌적하게 머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베트남 하이엔드 카페 문화를 가장 편안하게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파인다이닝 느낌으로 서비스 수준도 높다. 꼭 먹어봐야 할 메뉴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베트남 고산지대 바오록(Bảo Lộc)에서 엄선한 원두로 내린 코코넛 커피(Cà phê dừa)다. 부드럽고 진한 풍미가 일품이다.
두 번째는 럭셔리한 플레이팅으로 서브되는 오우 세트 브런치로, 격식 있는 식사를 원하는 여행자에게 잘 맞는다.
참파 프라이빗 비치 (Champa Private Beach)
또이 뎁 라운지에서 커피와 브런치를 즐긴 뒤 도로를 건너면 바로 참파 프라이빗 비치다. 걸어서 채 1분도 걸리지 않는다. 식사 후 소화도 시킬 겸 발걸음을 옮기기에 딱 좋은 거리다.냐짱 공용 해변의 활기를 그대로 느끼면서도 한결 여유롭고 한적하게 바다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고운 모래사장 위로 선베드와 야자수가 늘어서 있고, 에메랄드빛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냐짱 해안선의 아름다운 풍경을 가장 가까이서 마주할 수 있는 장소다. 사진 찍기에도, 아무것도 안 하고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기에도 더없이 좋다.
모산 키친 (Quán Cà phê – Giải khát Mosan Kitchen)

냐짱 담시장(Chợ Đầm) 근처, 오래된 현지 아파트 상가 1층에 자리한 모산 키친이다. 화려한 간판도, 세련된 인테리어도 없다. 빛바랜 벽면과 낮고 소박한 플라스틱 의자, 그리고 쉴 새 없이 오가는 오토바이 소리가 이 카페의 전부다.
전형적인 베트남식 노상 카페이자 간이 식당 형태다. 오랜 세월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해온 곳으로 투박하지만 정감 가득한 베트남 길거리 문화가 그대로 살아 있다. 그런데 이곳에 한글 메뉴판이 있다. 한국어로 메뉴를 고르고, 현지인들 틈에 앉아 베트남 길거리 카페 문화를 그대로 경험할 수 있다. 베스트 메뉴는 코코넛 커피(Cà phê cốt dừa)다. 얼음을 가득 채워 나오는데 달콤하고 고소한 풍미가 냐짱의 더위를 단번에 날려준다.
가격도 믿기지 않을 만큼 저렴하다. 단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현금 결제만 가능하다는 것. 방문 전 소액의 동(VND)을 미리 준비해 두자.
더 핀 커피 앤 모어 (The Phin – Coffee & more)

카페 이름 ‘핀(Phin)’은 베트남 전통 커피 필터의 이름에서 왔다. 작은 금속 드리퍼로 커피를 한 방울씩 천천히 떨어뜨려 내리는 방식으로 베트남 커피 문화의 오랜 상징과도 같다. 이 카페는 그 전통 방식과 현대 스페셜티 커피 문화를 함께 다룬다. 따뜻한 우드톤 가구와 초록 식물이 가득한 공간으로 조용하고 감성적인 정원이 딸려 있다.
현지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감성 카페의 정석 같은 분위기다. 냐짱 시내의 번잡함에서 잠시 벗어나 조용하게 커피 한 잔을 즐기고 싶은 여행자에게 잘 맞는 공간이다.
추천 메뉴는 솔트 커피(Cà phê muối), 즉 소금 커피다. 짭조름하고 쫀쫀한 크림이 에스프레소 위에 얹혀 나온다. 첫 모금에 크림의 짠맛이 먼저 오고 그 뒤로 고소하고 달콤한 커피 향이 따라온다. 단짠 조합을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분명 마음에 들어할 것. 전통 핀으로 정성스럽게 내린 블랙커피도 깊고 묵직한 맛이 좋아 커피를 즐기는 여행자라면 함께 주문해볼 만하다.
권효정 여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