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초청 언어는 ‘한국어’… 남프랑스 아비뇽에 한강 소설 울려 퍼진다
-한불 수교 140주년 기념 한국 문화 축제 눈길
-아비뇽 축제 공식 초청 언어로 한국어 선정
-이자벨 위페르·이혜영 낭독… 교황청 채울 한강 소설
-교황청서 열리는 이우환 특별전… 신작 3점 최초 공개

사진= 아비뇽 페스티벌
최근 글로벌 문화예술계에서 K-콘텐츠의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클래식 공연예술과 현대미술의 본고장인 유럽 한복판이 한국의 색채로 짙게 물든다.
올 여름 프랑스 남부의 아비뇽이 한국 예술과 유럽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특별한 무대로 변신한다.
프랑스 관광청은 올해 한불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오는 7월 개최하는 ‘제80회 아비뇽 페스티벌’과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이우환 화백의 특별전을 중심으로 한 남프랑스 문화 여행 코스를 소개했다.
공연예술과 현대미술, 문학, 그리고 고딕 양식의 도시 유산이 한데 어우러지는 흔치 않은 기회다.
세계적 무대에 울려 퍼지는 한국어, 한강 소설 낭독회

한강 작가. /사진= 아비뇽 페스티벌
1947년 연출가 장 빌라르의 제안으로 시작한 아비뇽 페스티벌은 매년 여름 도시 전역을 무대로 삼는 세계적인 공연예술 축제다. 올해는 오는 7월 4일부터 25일까지 진행한다.
특히 이번 80회 축제에서는 한국어를 공식 초청언어로 선정됐다. 영어(2023년), 스페인어(2024년), 아랍어(2025년)에 이어 아시아 언어 및 단일 국가 언어로는 최초다.
한국 작품이 공식 초청 프로그램인 ‘In’에 이름을 올린 것은 1998년 이후 약 28년 만으로, 올해는 7개 공연단체의 9개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연극, 현대무용, 판소리, 다원예술 등 다채로운 스펙트럼의 한국 예술이 현지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프로그램은 한강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낭독 공연 ‘작별하지 않는다 – 새(Oiseau)’다. 축제의 상징적 공간인 교황청 명예의 뜰에서 오는 7월 15일과 16일 양일간 열린다. 프랑스의 명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한국 배우 이혜영이 호흡을 맞춘다.
한강 작가 역시 현지를 방문해 작가의 작품 세계와 기억, 세대 간의 전승을 주제로 한 토크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다. 축제 현장은 오는 8월 JTBC 여행 프로그램 ‘톡파원 25시’를 통해서도 국내에 방영한다.
이우환 화백과 만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교황청

이우환 작가. /사진= Studio Lee Ufan
아비뇽 교황청에서는 한국 현대미술을 깊이 있게 조명하는 전시도 이어진다. 아비뇽시는 한불 수교 140주년 기념 특별전 ‘렐라툼: 교황청의 이우환(Relatum: Lee Ufan au Palais des Papes)’을 오는 7월 3일부터 11월 15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관계 맺어진 것’을 뜻하는 이우환 화백의 핵심 개념인 ‘렐라툼(Relatum)’을 중심축으로 삼았다. 돌과 철, 공간과 관람객 사이에 흐르는 긴장감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교황청 고딕 건축물 안에서 구현해낸다.
전시가 열리는 교황청 내부 공간들은 이우환 화백의 손길을 거쳐 각기 다른 몰입감을 선사한다. 먼저 그랑 샤펠 공간에는 60톤이 넘는 석판을 설치해 고딕 건축과 묵직한 조화를 이룬다. 베네딕토 12세 회랑과 교황청의 옛 주방 공간인 퀴진 오트, 그리고 생마르시알 예배당에는 역사적 공간의 특성에 맞춰 특별히 제작한 신작 3점이 각각 자리를 잡았다.
또 옛 연회장으로 사용되던 그랑 티넬 공간에서는 197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이 화백의 깊이 있는 회화 작업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이우환 화백과 프로방스 지역의 깊은 인연도 주목할 만하다. 아비뇽 인근 아를에는 일본 나오시마, 한국 부산과 더불어 그의 작품 세계를 온전히 담아낸 세계 세 곳뿐인 ‘이우환 미술관’ 중 하나가 위치한다. 아비뇽 교황청 특별전과 아를의 미술관을 연계해 방문하면 남프랑스 속 한국 거장의 예술 세계를 한층 정밀하게 경험할 수 있다.

사진= 아비뇽 페스티벌
프랑스 관광청 관계자는 “이번 아비뇽의 문화 행사는 양국 간의 깊은 연대와 문화적 공감대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올여름 남프랑스를 방문한다면 프로방스의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더불어 세계적인 무대에서 당당히 주역으로 떠오른 우리 문화예술의 자부심을 현지에서 직접 확인하는 뜻깊은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예신 여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