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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구부터 식기까지…29CM, DDP에 ‘취향 시장’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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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P디자인페어 with 29CM 현장/사진=김다이 기자 neverdie@

침구부터 조명, 식기, 수건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집 안을 채울 다양한 취향을 발견하는 시장으로 변신했다. 온라인에서 보던 홈·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직접 만나고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자리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 29CM가 서울디자인재단과 함께 마련한 ‘DDP디자인페어 with 29CM’ 현장이다.

플랫폼밖으로 나온 브랜드

29CM는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DDP에서 이번 행사를 진행한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공동 개최하는 행사다. 올해는 국내 홈·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약 100곳이 참여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입점 브랜드가 10%가량 늘었다. 이 가운데 29CM가 79개 브랜드를, 서울디자인재단이 20개 브랜드를 각각 선정했다. 지난해 행사에는 국내외 브랜드를 함께 소개했지만, 올해는 참여 브랜드 전체를 국내 브랜드로 구성했다.

전시 주제는 ‘취향이 가득한 시장’이다. 전시장은 △다정한 미식가의 시장 △유쾌한 동반자의 시장 △고요한 몽상가의 시장 △세심한 살림꾼의 시장 등 네 가지 구역으로 나뉜다. 통상 리빙페어가 가구나 조명, 주방용품 등 품목별로 공간을 구성하는 것과 달리, 고객의 관심사와 생활 방식에 따라 브랜드를 배치했다. 관람객이 자신의 취향에 맞게 꾸며진 공간을 돌아보며 새로운 제품을 발견하도록 유도한 셈이다.

세심한 살림꾼 시장 구역/사진=김다이 기자 neverdie@

29CM 관계자는 “행사장은 서울 동대문 시장에서 착안했다”며 “시장을 둘러보면서 예정하지 않았던 품목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듯이 다양한 상품과 사람이 오가며 새로운 취향을 발견하는 공간을 구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전시에서 눈에 띄는 점은 참여 브랜드의 구성이다. 참여 브랜드의 75% 이상이 올해 처음 DDP디자인페어에 참가했다. 자체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브랜드도 70% 이상을 차지한다. 제품 경쟁력은 있지만 소비자를 직접 만날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브랜드에 전시 공간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9CM 관계자는 “올해는 고객과 직접 만날 기회가 부족했던 브랜드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서 “지난해 별도로 운영했던 29CM 브랜드관 대신 입점 브랜드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하고 반려용품 등으로 상품군도 넓혔다”고 설명했다.

취향대로 고른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세심한 살림꾼의 시장’이 펼쳐졌다. 실용적인 생활용품부터 디자인 소품까지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제품들이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침구 브랜드 ‘핀카’ 부스에서는 한쪽에 쌓인 랜덤 럭키박스와 알록달록한 ‘미니어처 DIY 베딩’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조민정 핀카 공동대표는 “베딩이 주력 상품인데 전시장에 가져와 판매할 수 없어 미니어처 베딩을 만들게 됐다”며 “지난해 디자인페어에도 참여했는데 예상보다 많은 사랑을 받아 올해는 키친 라인까지 새롭게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리빙페어에도 참여해 봤지만, 특히 29CM의 리빙페어는 고객에게 재미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브랜딩 관점에서도 도움을 많이 주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조민정 핀카 공동대표(가운데)가 직원들과 함께 핀카 미니어처 베딩을 판매하는 모습./사진=김다이 기자 neverdie@

금속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롬버스랩’도 29CM를 통해 성장한 브랜드다. 금속 소재를 활용한 독특한 디자인 소품으로 주목받으며 2019년 29CM 입점 당시와 비교해 현재 거래액이 10배 이상 늘었다. 금속 바스켓과 에그 스탠드 등을 선보여 온 롬버스랩은 이번 전시에서 빗과 타프백을 처음 공개했다. 강기재 롬버스랩 대표는 “우리 브랜드를 캠핑용품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생활 철물점’을 모티브로 일상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소품을 금속으로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항 출국장을 연상케 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브랜든’ 부스 앞에도 긴 줄이 늘어섰다. 관람객들이 커스텀 키링 네임택을 만들기 위해서다. 브랜든은 이번 행사를 통해 폰스트랩 등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단독 굿즈 5종도 선보였다.

안재현 브랜든 마케팅팀 팀장은 “기존에는 여행용 압축 파우치나 도난 방지 가방 등 여행 관련 제품 위주로 선보였다면, 이제는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으로 영역을 넓히려 한다”며 “29CM 고객들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고객들이 무엇을 좋아할지 고민했고 폰 크로스백와 키링 장바구니 등 신제품을 테스트하기 위해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브랜든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사진=김다이 기자 neverdie@

‘고요한 몽상가의 시장’에서는 휴식과 여유를 테마로 한 브랜드들이 관람객을 맞았다. 원목으로 공간을 연출하고 한옥을 떠올리게 하는 침구를 배치한 브랜드 ‘고유(KOYU)’도 눈에 띄었다. 출시 2년이 채 되지 않은 고유는 지난해 29CM에 입점한 뒤 월평균 거래액이 1억원에 가까울 정도로 성장했다. 

이동훈 고유 대표는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누워봐야 디자인과 기능의 우수성을 더 잘 보여줄 수 있어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 고객을 만나기 위해 페어에 참여했다”면서 “최근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한다. 앞으로 러그와 수건, 파자마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쾌한 동반자의 시장’에서는 반려동물과 아이를 위한 디자인 소품들이 관람객을 맞았다. 알록달록한 육아용품을 선보이는 ‘잼먹’부터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브랜드 ‘집에가야돼’까지 각기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제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다정한 미식가의 시장’은 키친웨어와 홈카페 용품으로 채워졌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세라믹웨어를 선보이는 ‘피아바’, 한국적인 미감을 담은 ‘헤리터’, 도자기 브랜드 ‘이도’ 등이 자리를 잡았다. 소재와 형태, 디자인이 서로 다른 제품을 비교하며 자신의 취향에 맞는 주방용품을 발견하는 재미를 더했다.

취향 상점으로 발돋움

DDP디자인페어는 29CM가 온라인에서 소개해 온 브랜드를 오프라인에서도 고객에게 선보이는 자리다. 패션 플랫폼으로 출발한 29CM는 2024년부터 홈·라이프스타일과 키즈, 푸드, 티켓 등으로 상품군을 넓혀왔다. 취급하는 상품이 다양해지면서 고객의 취향에 맞는 브랜드를 찾아 소개하는 것뿐 아니라 고객이 제품을 직접 경험하고 브랜드를 알아갈 기회를 만드는 일도 중요해졌다.

홈·라이프스타일 분야의 성장세는 29CM가 이 영역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29CM에 따르면 이구홈 거래액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70% 이상 증가했다. 올해 9월 말 기준 입점 브랜드 수도 2024년보다 25% 늘어난 약 4000곳에 달한다. 이 중에서 국내 브랜드는 65%다.

오프라인 전시는 온라인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제품의 소재와 색상, 사용감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브랜드는 현장에서 고객 반응을 살피고, 29CM는 고객이 새로운 브랜드를 발견해 온라인 구매까지 이어가도록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정한 미식가의 시장 구역을 둘러보는 사람들/사진=김다이 기자 neverdie@

실제로 지난해 전시에서 현장 방문이 온라인 판매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도 나타났다. 5일간 3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행사 기간 이구홈 거래액은 전주보다 40% 늘었다. 오끼뜨와 유튜버 찰스엔터가 협업한 파자마 세트는 행사 첫날 온라인 거래액 4억원을 기록했다. 29라이브에 참여한 아에이오우도 방송 직후 4시간 거래액이 최근 2주간 일평균의 4배를 웃돌았다.

결국 전시에서 확인한 고객의 관심을 지속적인 구매로 연결하는 게 관건이다. 일회성 방문과 판매 증가를 넘어 참여 브랜드의 인지도와 매출이 함께 성장하고, 이것이 이구홈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올해 전시의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29CM 관계자는 “좋은 제품을 만들고 브랜드 정체성을 쌓는 것만큼 이를 알아봐 주는 고객을 만날 기회도 중요하다”며 “지난해 전시에서 5일간 3만 명이 방문하고 이구홈 거래액도 전주 대비 10% 이상 증가하는 등 국내 디자인 브랜드에 대한 높은 관심과 성장 잠재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내 브랜드를 발굴하고 온·오프라인에서 고객과 만날 기회를 넓혀 브랜드와 플랫폼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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