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필수적인 전기차 보조금
유럽에서 심상치 않은 기류
국내 업계도 손해 막심할 것
전기차 가격이 많이 저렴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각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규모를 축소해 나가고는 있으나 의존도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어느 날 갑자기 보조금 지원이 중단된다면 제조사 입장에서는 재앙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유럽에서 심상치 않은 기류가 포착돼 완성차 업계에 긴장감이 감돈다.
유럽 내 자동차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독일과 프랑스가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거나 그 대상을 대폭 축소한 것이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 비유럽 국가, 즉 우리나라에도 여파가 크게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보조금이 위헌?
돌연 지급 중단한 독일
지난 17일(현지 시각) 독일 경제 수출 감독청(BAFA)은 이날부터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독일 정부는 코로나19 대책 예산 중 600억 유로(약 85조 원)를 기후 변화 대책 기금으로 전용한 바 있다. 독일 헌재는 이를 위헌으로 16일 판단했고 결국 내년 말까지 지원될 예정이었던 보조금이 1년가량 조기 중단됐다.
따라서 지난 16일까지의 구매 건은 영향을 받지 않으나 이후부터는 대당 최대 4,500유로(약 640만 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독일 승용차 판매량의 18%를 전기차가 차지하는 만큼 완성차 업계와 소비자들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까다로운 프랑스 새 규정
유럽산 외 대부분 미충족
프랑스는 15일(현지 시각) 개편된 보조금 규정을 발표했다. 개편안은 전기차 생산과 운송, 보유를 비롯한 생애 전 주기에 걸친 탄소 배출량을 산정해 지급 대상을 결정한다. 종합 점수가 60점 만점 이상인 차종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데, 이를 충족하는 모델은 22개사 79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푸조, 르노, 시트로엥 등 프랑스 완성차 제조사와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유럽 제조사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중국산은 기가 상하이에서 생산되는 테슬라 차종을 비롯한 모두가 제외됐다.
국산차 역시 일부 물량을 유럽에서 생산하는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외에는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최대 1천만 원 차이 발생
공격적인 정책의 배경은?
내년부터 프랑스에서는 4만 7천 유로(약 6,660만 원) 미만 전기차 구매 시 가구 소득에 따라 보조금이 지급된다. 보조금은 대당 최대 7천 유로(약 1,0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프랑스가 이같이 공격적인 정책을 편 데에는 유럽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중국산 전기차 견제 의도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 자동차 협회(ACE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배터리 광물과 원자재 공급망, 충전 네트워크 등 전기차 생애 전주기에 걸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유럽 완성차 업계가 큰 위협에 직면했으며 이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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