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의 약점 내비게이션
볼보를 시작으로 티맵 대세
벤츠, BMW도 도입하기로
독일에서 판매되는 벤츠 차량과 국내 판매분은 외관상 동일해 보이지만 엄연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각 시장 상황에 맞춰 제품을 최적화하는 현지화, 로컬라이징을 거치기 때문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언어는 물론 옵션 구성, 심지어 승차감까지 차이가 생기게 된다.
하지만 유독 수입차에서 로컬라이징이 늦어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바로 내비게이션이다. 한국 도로 사정은 한국 업체가 잘 알기 마련이니 해외 자동차 제조사가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런데 벤츠코리아가 신형 E클래스 차량에 국내 최초로 한국산 내비게이션을 탑재하겠다고 밝혀 주목받는다.
신형 E클래스에 적용 예정
오랜 고집 꺾은 이유는?
벤츠는 그동안 한국 판매분에 자체 내비게이션 탑재를 고집해 왔으나 작년 8월부터 변화의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SK그룹과 협력해 올해 출시하는 벤츠 신차부터 티맵 내비게이션을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그 첫 주자는 이달 중 출시될 신형 E클래스로 정해졌다. 그런데 벤츠가 돌연 고집을 꺾은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몇 년 전부터 수입차 업계에서는 한국산 내비게이션 탑재가 조금씩 유행하고 있었다. 그 시작은 수입차 업계 4위 브랜드인 볼보였다. 지난 2021년부터 한국 시장을 위해 300억 원을 들였고 기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티맵을 달았다. 이후 판매량은 급격히 올라 작년 1만 7,018대를 기록했다. 전년도 대비 18% 증가한 실적이다.
BMW는 1분기 중 도입
티맵 점유율 급증 전망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도 볼보와 같은 통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재규어랜드로버, 지프도 덩달아 티맵을 선택했다. 벤츠와 수입차 업계 1, 2위를 다투는 BMW 역시 티맵 도입 준비를 마쳤다. SK인포섹은 작년 티맵의 ‘TISAX(티삭스)’ 인증을 획득했다. 티삭스는 제동차 제조사에 적용하는 독일의 정보 보안 인증 제도로 독일산 차량에 티맵을 순정 사양으로 탑재할 수 있게 됐음을 의미한다.
BMW는 이르면 이번 1분기 중으로 티맵 내비게이션을 도입할 전망이다. 이 경우 티맵은 수입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해 업계 1위로 발돋움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작년 기준 벤츠와 BMW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 합계는 56.86%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아틀란 내비도 적용 확대
조만간 필수 사양 될 듯
티맵 외에 다른 한국산 내비게이션 업체도 수입차 업계와 협업 중이다. 맵퍼스의 아틀란 내비게이션은 렉서스 NX, 토요타 신형 프리우스, 혼다 등 일본차에 주로 탑재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 또한 티록과 파사트 GT에 아틀란 지도 데이터를 사용 중이다. 향후 수입차 업계에서 한국산 내비게이션 탑재는 필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이 같은 변화를 반기는 분위기다. 요즘 수입차 상당수가 스마트폰 미러링을 지원하나 운행 전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등 약간의 번거로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또한 스마트폰 미러링을 지원하지 않는 차종의 경우 스마트폰 거치대가 필수 액세서리였다. 아울러 내비게이션의 역할이 결정적인 자율주행차 상용화가 가까워지는 만큼 이러한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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