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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비업계 외국인 채용의 필요성


작년에 현대‧기아차의 순이익이 27조에 달한다. 삼성전자를 능가하는 성과로 국내 1등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된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성과에 필자가 기여한 것은 거의 없지만, 같은 자동차업에 종사하는 교육자로서 뿌듯함을 느낀다. 그런데 뿌듯함은 잠깐이고, 2024학년도 입학이 잘 이루어질지 이번 졸업생들을 어떻게 하면 한 명이라도 더 좋은 직장에 보낼지, 1년 내내 무거운 숙제를 지고 산다. 입학과 취업 두 마리의 토끼 중 가장 이해 안 되는 분야가 취업이다. 기업 특히 정비업계에서는 제발 학생들을 보내달라고 아우성이다. 벤츠, BMW 등 1급 정비공장도 예외가 아니다. 예전에는 좋고 끈기있는 학생을 보내달라는 요청과 더불어 정비자격증 취득은 기본요청 사항이었다. 그런데 최근에 필자를 찾아온 대부분의 1급 정비공장 대표님들의 요청사항은, 수입차 국산차 할 것 없이 모두 한가지로 통일되어 있었다. “졸업생을 보내달라. 아무것도 못해도 좋다. 가르켜 쓰겠다.”, 더 나아가 “6개월 후에 그만둬서 새로 보충하더라도, 당장 일손이 필요하니 보내달라.”고 한다. 이런 상황이면 상식적으로 필자가 몸담고 있는 대뎍대학교 취업률이 100%에 육박해야 한다. 그런데 거기에 한참 못 미치는게 현실이다. 왜 그럴까? 학생들이 갈 생각을 안하는 것이다. 일부 분야는 부모님들이 교수를 찾아와 말리는 실정이다. 자동차 정비분야를 3D업종으로 생각하기 시작한지 오래다. 
 
자동차정비인력 부족으로 인한 자동차 산업 및 사회적 문제는 날로 심각해져 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3년 자동차 판매 순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2023년 1위는 1065만대를 판매한 도요타그룹이고, 2위는 880만대를 판매한 폭스바겐그룹이다. 현대‧기아는 730만대를 판매해 3위에 올랐다. 매출규모도 263조를 넘어섰다. 국내 차량등록대수는 2,600만대 정도로, 자동차 애프터마켓에서 자동차의 사후관리(정비)가 중요한 산업군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도, 해외의 경우는 자동차의 판매와 더불어 정비서비스 강화를 위해 많은 자본의 투자와 우수한 정비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정비업계가 처한 정비인력 부족현상은 결국 정비시간 지연 등으로 이어져 소비자의 불편과 사회적 비용의 증가를 유발할 수 밖에 없다. 또한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소비자가 정비사장을 외면하게 되면, 수입차 대비 국산자동차의 정비서비스 경쟁력 저하로 내수시장 침체까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경기도에 위치한 대표적인 자동차학과 학생수의 경우 2019년도 입학정원 대비 9.35%~ 44.4% 감소하고 있다. 특히 졸업생 중 현재 자동차정비업체에 근무하는 인원은 10% 이하로 졸업 후 다른 직군을 선택하여 근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현상이 개선의 여지없이 지속될 경우 자동차학과의 위기로 다가올 수 있고, 결과적으로 국내 정비인력 양성에 큰 문제가 발생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정비인력은 모든 분야에서 부족하지만, 특히 심각한 것이 판금‧도장분야이다. 내국인 기술직 수급 단절과 숙련 기술 인력의 고령화(평균 50대)는 필연적으로 높은 임금을 유발한다. 결국 이런 자동차정비업 판금·도장분야 전문이력의 부족현상을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외국인 전문 기술인력의 고용의 문턱을 낮추는데 있다. 
 
일본의 경우, 과거부터 정비업 인력난의 심각한 문제 대처를 위해 외국인 기술인력 도입 개방 등 고용난 해결에 적극 대처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정 기능’이라는 새로운 외국인 체류 자격이 신설되어 있는데, 이 분야에 자동차정비업이 포함되어 있다. 일본정부는 14개 업종에서 외국인 인재가 2019년도에 최대 4만 7,550명을 고용했고, 향후 5년간 최대 34만 5,150명으로 확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은 이러한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숙련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체류자격이 마련된 것이다. 일본출입국관리청은 특정 기능 체류를 인정하는 14개 업종 전체에 대해서는, 숙련된 기능을 갖춘 외국인이 일본에서 체류자격을 몇 번이나 갱신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무기한 취업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변경했으며, 가족을 데려오는 것도 가능하고 10년이 지나면 영주권도 취득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까지는 건설이나 조선 관련 공업 등 2개 분야에 대해서만 이런 조치를 허용했으나, 앞으로는 농업·제조·서비스 등 특정 기능 체류를 허용하는 14개 업종 전체로 확대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외국인 전문기술 인력이 국내에 취업하기 위한 조건이 너무나도 까다롭다. 인구 감소의 영향으로 야기되고 있는 생산가능인구 부족과 더불어 자동차 정비는 3D 업종으로 인식되어 근로자 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실질 임금 인상과 근로조건 개선 및 추가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서도 해결이 안된다고 아우성이다. 결국은 외국인전문기술인력(E-7-3) 도입 외에는 다른 대안이나 대체 수단이 없어 보인다. 더불어 장기적으로는 판금․도장공을 양성할 수 있는 거점별 전문 교육기관을 개설하고, 외국 유학생을 적극 유치하여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기술인 공급체계 구축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글 /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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