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업체의 공격적 투자로
일본 스즈키자동차 태국 공장 폐쇄 결정
일본 자동차 회사 스즈키가 중국산 전기차의 경쟁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태국 공장 운영을 멈추기로 결정했다.
스즈키, 연간 6만 대 생산 공장 가동 중단
11일(현지 시간) 방콕포스트 등 태국 현지 여러 매체들에 따르면 스즈키는 태국 내 공장을 폐쇄하고 다른 지역에서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발표했다.
스즈키 측은 “전 세계적인 탄소 중립과 전기차 전환 가속화에 따라 그룹 생산 시설 최적화를 진행해왔다”고 전했다.
라용에 위치한 스즈키 태국 공장은 12년 전에 설립됐으며 연간 6만 대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약 8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스즈키는 태국에서의 생산 활동은 종료하나 시장에서 완전히 물러서지는 않을 계획이다. 일본과 인도 등에서 생산된 자동차를 지속 판매하고 애프터서비스 또한 유지한다.
태국 내 중국산 전기차 비중 확대
태국은 자국 자동차 브랜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연간 400만 대 자동차 생산이 가능한 동남아시아의 주요 자동차 생산국 중 하나다. 2022년에는 세계에서 10번째로 많은 자동차를 생산하고 상용차 생산에서는 세계 4위를 차지했다.
태국 자동차 시장은 그동안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 브랜드가 90% 이상 시장 점유율을 차지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로 시장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태국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산 차량의 점유율은 80% 아래로 떨어졌고 전기차 시장에서는 중국산 차량이 80%에 근접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즈키 공장 폐쇄로 태국 산업계 우려 확산
스즈키가 공장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태국 산업계가 우려하고 있다. 전기차 산업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내연차 산업 쇠퇴로 인해 공장 폐쇄와 직원 해고가 이뤄지고 있는 게 그 원인이다.
태국산업협회(FTI)에 따르면 올해 초 이미 1600~1700개의 공장이 경기 둔화, 합병 계획, 운영비 상승 등 이유로 문을 닫았으며 앞으로 더 많은 공장이 폐쇄될 것으로 전망된다.
크리엥크라이 티엔누쿨 FTI 회장은 “태국 내 자동차 산업이 내수 판매 부진과 수출 둔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말레이시아가 태국을 대신해 ‘아시아의 디트로이트’라는 별명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다른 일본 기업들의 추가 철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정부는 여전히 일본 내연차 생산을 중요시하고 있으며 토요타를 포함한 주요 일본 기업들과 만나 정부의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