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NHK가 혼다와 닛산의 합병 논의 추진 보도
두 회사 합병하면 현대차 제치고 세계 3위 자동차 제조사로 거듭나
NHK와 일본 경제지 니혼게이자이가 혼다와 닛산자동차의 합병이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자동차 제조사 중 3강이라고 불리는 토요타·혼다·닛산 중 두 회사가 합병을 논의한다는 소식에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합병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배경은?
카를로스 곤 전 CEO가 특별 배임 횡령으로 일본에서 구속됐다가 레바논으로 탈출한 이후 닛산은 몇 년간 지속적인 경영난에 시달렸다. 주 판매 시장이었던 북미에서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부재로 경쟁력을 잃고 수익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반면 혼다는 안정적인 재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 세계적인 전동화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사이에 BYD를 비롯한 중국 제조사들이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중심의 모빌리티에 적극 대응하며 두 회사가 시장에서 공통적인 위기감을 느꼈다는 것이 중론이다.
현재 두 회사는 합병 후 지주회사 체제하에 각 브랜드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며 이를 위해 조만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통합 비율 등 세부 사항을 조율한다는 예정이다.
혼다와 닛산이 합병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사실상 일본의 자동차 산업은 토요타와 혼다·닛산 두 회사로 나뉜 양강 체제가 된다. 토요타는 스바루 자동차의 대주주이기도 하며 마쓰다의 일부 지분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반면 닛산은 미쓰비시의 지분을 24%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즉 혼다와 닛산이 합병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미쓰비시도 같은 그룹에 둥지를 틀게 된다.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닛산은 그동안 취약했던 하이브리드 분야에서 혼다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며, 반대로 전동화 기술에 취약했던 혼다는 닛산 리프를 통해 오래전부터 전동화 사업에 뛰어들었던 닛산의 노하우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두 브랜드가 함께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를 공동 개발하므로서 개발 비용 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혼다와 닛산, 미쓰비시가 합병하게 되면 연간 글로벌 판매량 800만 대를 넘기게 된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730만 대의 자동차를 판매한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글로벌 3위 자동차 회사가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한 규모의 경제 역시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장밋빛 미래만 있을까?
하지만 두 회사의 합병 과정에는 여러 가지 난관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외신들은 닛산의 체질 개선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일본의 자동차 매체 베스트카는 고액 연봉을 받는 경영진의 대대적인 교체 필요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재무 상태를 악화시킨 책임자가 중국 담당으로 임명되거나, 미국 시장에서 실패한 인물이 닛산 전체의 재무 담당으로 기용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인사가 이뤄졌던 사례를 볼 때 이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투자 펀드의 개입, 주주 간 이해관계 조정을 주요 장애물로 꼽기도 했다. 르노가 닛산 주식의 15%를 보유하고 있는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구조도 합병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혼다가 이번 병합을 통해 얻는 실익이 크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혼다가 닛산과 병합해 얻을 수 있는 실익보다 닛산 병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더 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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