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km 주행, 현대차의 재도전” .. 조용히 준비해온 시장 재진입에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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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벗고 독자 브랜드 출범
700km 주행거리, 자율주행 기술 탑재
바뀐 경쟁 구도 속 현대차 재도전
현대차
ELEXIO / 출처 : 베이징 현대

북경현대가 상하이 오토쇼를 건너뛰자 업계에선 다양한 해석이 쏟아졌다. 하지만 정작 그 시기, 상하이 도심 한복판에서 열린 비공개 행사에서 현대차는 중요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로 전기 SUV ‘일렉시오(ELEXIO)’이다.

지난 4월 22일, 북경현대는 이 조용한 무대에서 중국 시장을 향한 재진입 전략을 조심스럽게, 그러나 분명하게 드러냈다.

가격 장벽 사라진 중국…현대차에게 열린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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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XIO / 출처 : 베이징 현대

중국 정부는 2009년부터 2022년까지 무려 1,600억 위안(약 31조 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자국 전기차 기업에 집중 지원해왔다. BYD 한 곳이 받아간 보조금만도 1조 4,000억 원에 달했다. 이 보조금은 외국 기업에게는 쉽사리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하지만 2023년, 중국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전격 폐지했다. 이에 따라 토종 중국 전기차 업체들조차 차량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고, 현대차·기아 등 외국 브랜드들과의 가격 격차가 급격히 좁혀졌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이제는 해볼 만하다는 판단이 들만한 시기”라고 분석했다.

고조되는 관세 압박과 미국 내 생산 요구로 수출이 어려워지자 현대차는 돌파구 마련에 나섰고,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과 내수 잠재력을 지닌 중국이 다시 전략적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내부 지침에 따르면, 현대차는 세계 각국의 법인장들에게 올해 판매 목표를 기존보다 최소 10% 이상 끌어올릴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순한 실적 확대를 넘어, 각 지역에서의 자생적 경쟁력 확보를 겨냥한 전략적 조치로 풀이된다.

‘디자인도, 기술도’ 현지화된 일렉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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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XIO / 출처 : 베이징 현대

일렉시오는 현대차의 글로벌 전동화 플랫폼인 E-GMP 위에서 개발된 준중형 전기 SUV다. 상온 기준 700km 이상 주행 가능하고, 30%에서 80%까지 충전에 단 27분이면 충분하다.

실내는 27인치 초대형 스크린 중심의 인터페이스로 구성됐고,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에는 화웨이 기술이 탑재될 예정이다. 또한, 외형 디자인은 중국기술연구소에 소속된 현지 디자이너들이 맡았으며, 직선형 헤드램프와 4개의 포인트 램프를 강조해 중국 전통 미학을 담은 크리스탈 요소도 반영되었다.

현장에서 중국 매체들은 이를 두고 “중국 젊은층에 무난하게 어필할 수 있는 스타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많은 기자들이 가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디자인보다 가격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 반복됐고, 지나치게 높은 가격은 외면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잃어버린 10년’ 되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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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XIO / 출처 : 베이징 현대

현대차는 2002년 중국 시장 진출 후 2016년 180만대 판매라는 전성기를 누렸지만, 이후 사드 사태와 현지 브랜드의 부상 등으로 판매량은 2023년 24만대로 급감했다.

이 가운데 현대차는 전기 SUV ‘일렉시오’를 앞세워 중국 시장 재공략에 나섰다. 오익균 현대차 중국권역본부장은 “중국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일렉시오를 ‘신에너지차 시대의 첫 걸음’이라 소개했다.

하지만 과제는 여전히 만만치 않다. BYD와 CATL은 이미 5분 충전으로 각각 400km, 520km 주행 가능한 기술을 선보였고, ‘딥시크’ 같은 중국형 생성 AI 기술을 자사 차량에 접목시키며 속도를 높이고 있다.

기울어졌던 운동장은 이제 평평해졌지만, 그 위에 올라설 자격은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일렉시오’는 단순한 신차가 아닌, 현대차가 다시 중국 시장의 중심에 설 수 있는지 가늠할 마지막 기회로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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