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을 전략으로 바꾼 렌더링의 힘
오프로더 격전지 호주가 만든 변화의 조건
기아가 마주한 결정의 순간, 전략이 현실이 되기까지

유튜브 채널 ‘뉴욕맘모스’에 올라온 ‘기아 타스만 SUV’ 렌더링은 단순한 상상이 아닌, 기아의 SUV 전략을 흔드는 출발점이 됐다. 이 한 장의 이미지가 자동차 산업의 물줄기를 바꾸려 한다.
기아 호주 법인은 이 상상력 넘치는 렌더링을 본 뒤, 단번에 본사에 정식 개발 요청을 전달했다. ‘정통 오프로더’에 목마른 호주 시장의 현실과, 전통 강자들을 정면으로 겨눌 수 있는 디자인이라는 점이 기아의 판단을 움직였다.
렌더링 한 장이 실차 개발 논의로 이어지는 이례적인 흐름, 그 물결은 지금 자동차 업계를 향해 빠르게 번지고 있다.
SUV 강국 호주가 만든 기회의 문

호주는 오프로더 시장의 격전지로, 픽업트럭과 오프로드 SUV의 점유율이 40%를 넘는다. 이 치열한 시장은 이미 포드와 토요타의 검증된 모델들이 장악하고 있다.
기아는 타스만 기반 SUV를 통해 호주의 오프로더 시장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기아 호주 법인이 오랫동안 요청해온 신차 개발 요구는, ‘뉴욕맘모스’의 렌더링을 계기로 현실적인 전략으로 떠올랐다.
더 주목할 점은 소비자 반응이다.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예상도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오프로드 마니아층 사이에서 “기아가 드디어 오프로더를 만든다”는 기대감이 퍼지며, 단순한 디자인을 넘어서 브랜드의 전략 방향성까지 바꾸는 계기가 됐다.
‘픽업’에서 ‘정통 오프로더’로의 진화

초기 예상도는 박스형 차체 실루엣과 강한 휠아치로 지프 랭글러나 포드 브롱코를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이후 공개된 렌더링은 한층 현실감 있게 다듬어져 소프트톱 루프, 투톤 컬러, 스페어타이어 외부 장착 등 ‘오프로더의 문법’을 정확히 따르면서도 기아만의 ‘오퍼짓 유나이티드’ 디자인 언어가 녹아들어 있었다.
측면 팬더의 과도한 클래딩은 걷어냈고, A필러와 C필러 라인은 간결하게 정돈됐다. 이는 단순히 외형만이 아니라, 기능성과 실용성까지 고려한 결과다. 또한, 트렁크에 부착된 외장 스페어타이어, 루프탑 오픈 구조 등은 험로 주행에 특화된 SUV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여기에 파워트레인도 뚜렷한 윤곽을 보이고 있다. 기아는 현재 2.2리터 디젤 터보 엔진과 하이브리드 사륜구동 시스템을 별도로 개발 중이다. ‘바디 온 프레임’ 구조를 채택할 경우, 기존 도심형 SUV들과 차별화되는 강인한 오프로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한 장의 이미지’가 던진 질문, 기아의 선택은?

단순한 상상력, 하나의 그림이 산업 전략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 실제로 기아는 현재 이 콘셉트 SUV의 실차 개발 가능성을 두고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호주 시장의 반응, 내부 디자인 피드백, 그리고 플랫폼 적용 여부 등 논의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물론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양산 가능성, 글로벌 시장 확대 여부, 브랜드 내 SUV 라인업과의 관계 설정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재해 있다. 하지만 이미 시장은 움직이고 있고, 유튜브라는 공공 플랫폼에서 시작된 이 변화는,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새로운 소통 방식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략은 어디서 시작되는가

타스만 기반 SUV의 등장은 단지 신차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기아의 브랜드 전략과 미래 SUV 라인업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전환점이다. 놀라운 것은, 그 시작이 거대 컨설팅 보고서나 사내 기획 회의가 아닌, 한 유튜버의 상상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더 주목할 대목은 기아의 대응이다. 가볍게 넘길 수도 있었던 아이디어를, 기아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호주 법인은 해당 렌더링을 본사에 정식으로 전달했고, 본사 역시 실차 개발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하며 전략적 논의에 돌입했다.
이는 대중의 상상력과 브랜드 전략이 어떻게 맞물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상상이 전략을 바꾸고, 전략이 다시 현실이 되는 지금, 자동차 시장은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기아가 이 SUV를 실제로 도로 위에 올린다면, 그것은 단순한 신차 출시가 아닌, 오프로더 시장의 권력 지도가 재편되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한편, 기아는 자사 첫 정통 픽업 ‘타스만’의 특별 콘셉트 모델 ‘타스만 위켄더’를 지난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 차량은 본래 타스만이 가진 오프로드 성능과 실내 공간, 첨단 보조 시스템 등을 바탕으로, 야외 활동을 즐기는 고객을 위한 아웃도어 특화 모델로 설계됐다.
‘위켄더’는 험로 주행에 최적화된 35인치 타이어와 바디 컬러 오버펜더, 액션캠 및 랜턴 장착이 가능한 멀티 레일을 적용해 오지를 탐험하는 ‘오버랜딩(Overlanding)’ 마니아들에게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여기에 빙하 탐험이나 스키 등 겨울 레저 활동을 위한 ‘북극(ARCTIC)’ 콘셉트도 반영해 루프 바스켓과 멀티 툴 박스 등 다양한 수납공간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기아는 타스만 콘셉트카 외에도 기본 모델과 오프로드 특화형 ‘X-Pro’ 모델도 함께 전시했다. ‘X-Pro’는 252mm의 높은 최저지상고, 올-터레인 타이어, 저속 주행 보조 기능 ‘X-트렉’, 산악 주행 모드 ‘락(Rock)’ 등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을 갖췄다.
기아가 독자 개발한 정통 픽업 타스만과, 한 유튜버의 상상에서 출발한 SUV 콘셉트까지—두 방향의 진화는 기아가 오프로더 시장에서 새 지형을 그려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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