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서만 4천대 넘게 판매
현지 맞춤 모델 전략 통했다
중국 전기차와의 경쟁은 과제
현대차그룹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쾌속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경형 해치백 ‘그랜드 i10’을 앞세운 현지화 전략이 성과를 내면서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아프리카 최대 자동차 시장에서 단기간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데에는 철저한 수요 분석과 지역 밀착형 제품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44% 성장…비결은 ‘현지화’
시장조사기관 마크라인즈가 1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4월 한 달 동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총 4,266대의 신차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6% 늘어난 수치다.
브랜드별로 보면, 현대차는 2,989대, 기아는 1,277대를 팔아 각각 60%, 47%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의 누적 판매량도 1만7,54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상승했다.
특히 현대차는 2년 연속 남아공 내 브랜드 판매 순위 4위를 차지했고, 기아 역시 10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키웠다.
이러한 성장은 철저한 현지 맞춤 전략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모델인 ‘그랜드 i10’은 지난해에만 1만3,538대가 팔려 남아공 전체 차종 중 판매 5위를 기록했다.
4월에도 전년 대비 73% 증가한 1,425대가 팔려 인기를 증명했다.
경형 해치백·소형 SUV로 시장 공략
현대차그룹은 단순히 차량을 수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남아공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차급에 집중해 상품을 최적화했다.
경형 해치백인 ‘그랜드 i10’과 소형 SUV ‘기아 쏘넷’ 등은 가격과 실용성 측면에서 현지 시장 요구를 충실히 반영한 결과물이다.
‘그랜드 i10’은 인도에서도 검증된 모델이다. 2014년 ‘인도 올해의 차’에 선정되며 상품성과 품질을 인정받았다.
평가단은 디자인, 성능, 연비 등을 두루 고려해 이 차를 선정했으며, 출시 3개월 만에 약 3만5,000대가 계약되는 흥행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중국 전기차 공세는 긴장 요소
그러나 현대차그룹의 상승세에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이미 아프리카 시장에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깊숙이 진출해 있기 때문이다.
BYD, 지리의 지오메트리, 상하이자동차의 MAXUS 등 중국 브랜드들은 미국과 유럽의 수입 규제를 피해 2~3년 전부터 아프리카에 공을 들여왔다.
이들은 생산기지를 아프리카 전역에 분산시키고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빠르게 점유율을 넓히는 중이다. 특히 BYD는 지난해 아프리카 및 중동 시장에서 2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선두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이 향후에도 아프리카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품질과 디자인을 넘어 가격, 친환경차 대응력에서도 중국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다.
남아공 시장이 아프리카 자동차 산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전략 요충지인 만큼, 다음 수 싸움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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