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보조금 어디 갔나”… 전기차 사려던 일반인들 뒤통수 맞은 사연


국회가 ‘개인 전기차 구매 지원’을 명분으로 살려낸 예산 1,050억 원 중 실제로 개인에게 돌아간 금액은 10%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추경 증액의 취지 자체가 무력화된 사례로, 예산 편성과 집행 사이의 구조적 왜곡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되살린 1,050억, 정작 개인은 113억만 받았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윤재옥 의원(국민의힘)이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정부는 집행 부진을 이유로 전기차 보조금 예산 3,840억 원 감액을 담은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개인 전기승용차 구매 수요가 여전히 높다”며 반대했고, 그 결과 개인 구매자 지원 보조금 1,050억 원이 복원됐다. 최종 감액 규모는 당초 3,840억 원에서 2,790억 원으로 줄었다.
그러나 복원된 1,050억 원 가운데 실제 개인에게 지원된 금액은 113억9,100만 원, 약 10.8%에 그쳤다. 나머지 936억900만 원(89.2%)은 법인·개인사업자에 지급되거나 연말까지 집행되지 못한 채 불용·이월 처리됐다.
추경 통과 한 달 만에 지원 대상 확대… 왜?

핵심은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신속한 집행 지침 변경이다.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기후부는 해당 보조금의 지원 대상을 ‘개인’에서 ‘법인·개인사업자’까지 확대했다.
공식 명분은 지자체 재정 부담 완화였다. 개인 구매 지원 예산은 지방자치단체가 국비의 30% 이상을 의무 부담하는 보조사업 구조로 설계돼 있어, 지자체 부담을 덜기 위해 지원 대상을 넓혔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결정은 국회 증액 취지를 사실상 무력화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더 나아가, 2025년 전기차 보급사업 전체에서 약 1,223억 원이 연말까지 집행되지 못해 불용 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가 개인 지원을 위해 늘린 1,050억 원보다 더 많은 금액이 결국 쓰이지 못한 셈이다. 윤 의원은 “충분한 수요 예측 없이 예산부터 늘리고 보는 방식이 혈세 낭비로 이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6년엔 반대 상황… 예산 부족 우려 현실화
역설적이게도 2026년 현재는 정반대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에만 전기차 보조금으로 1조 2,552억1,900만 원이 집행됐다. 연간 예산의 약 71%가 이미 소진된 수준으로, 하반기 예산 부족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2026년 기준 전기차 국고 보조금은 최대 580만 원이며, 내연기관차 폐차 후 전기차로 전환하는 경우 전환지원금 100만 원을 더해 최대 68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차량 가격 5,300만 원 미만은 100% 지급, 5,300만~8,500만 원 구간은 50% 지급, 8,500만 원 이상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자체 보조금까지 합산하면 일부 지역에서는 총 1,000만 원 이상 수령도 가능하다.
2025년 예산이 대거 불용 처리되고, 2026년에는 반대로 예산이 모자란 상황이 연속으로 발생하면서 수요 예측과 예산 설계 자체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에 대응해 지자체 재정 부담 조정을 포함한 전기차 보조금 체계 전반을 손질하기 위한 연구용역 발주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