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수소 기술, 법이 없었다…새 법안 통과되면 ‘유지비·충전’ 싹 바뀌나


한국이 수소차 시장을 30년 가까이 이끌어 왔지만, 수소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전용 법률은 아직 없다. 국회가 뒤늦게 칼을 빼 들었다. 국회수소경제포럼은 2026년 9월 2일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를 현장 방문한 뒤, 수소사업법과 수소도시법 제정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30년 기술에 뒤따른 입법…수소사업법·수소도시법이란
수소사업법은 수소의 생산·수입·유통·판매 등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사업 기준과 지원 체계를 법률로 규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제도가 안전 관리와 개별 인허가에 집중된 반면, 이 법은 시장 중심의 ‘수소 산업 기본법’ 성격을 갖는다.
수소도시법은 지자체 단위에서 수소 생산·배관망·충전소·건물·교통 인프라를 통합 설계하고 지원하는 근거를 만들기 위한 법이다. 두 법이 제정될 경우, 전국 주요 권역에 수소 수급 거점을 조성하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23억㎞ 데이터 확보”…그래도 인프라가 발목

현대차그룹이 이날 소개한 수소전기차 실제 운행 데이터는 23억㎞에 달한다. 그룹은 약 30년간 연료전지 가격과 크기를 줄이면서 출력과 내구성을 높이는 연구개발을 이어왔다.
그러나 기술 역량과 현실 인프라 사이의 간극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수소연합 김재홍 회장은 수소 배관망 구축, 수소 생산보조금 도입, 충전 인프라 확대를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수소 산업은 생산설비와 수송·저장·수요처를 동시에 갖춰야 시장이 열리는 구조인 만큼, 인프라 구축 지연이 가장 큰 병목으로 꼽힌다.
새만금 9조원 투자, ‘수소 생태계 패키지’ 수출로 연결되나
현대차그룹은 2026년 2월 말 새만금에 총 9조원을 투자해 AI 데이터센터, 로봇 제조공장, 수전해 플랜트를 결합한 혁신성장 허브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새만금 국가산단 3·7·8공구는 종합보세구역으로 추가 지정돼 고가 설비의 수입·통관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그룹은 국내 실증 경험을 바탕으로 ‘수소 생태계 패키지’를 해외에 수출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수소 생산부터 AI 데이터센터 운영, 로봇·모빌리티까지 묶는 통합형 플랫폼 비즈니스로의 확장을 꾀하는 구상이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수소경제의 성패는 기술·산업 역량뿐만 아니라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에 달려 있다”며 “정부와 산업계가 같은 방향을 향해 협력할 때 기업은 지속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배 포럼 대표의원은 지금 멈칫한다면 수소 후진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