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도 넘볼까”… 국산 HL클레무브가 레노버와 ‘이 핵심’ 만든다


HL그룹 산하 자율주행 솔루션 전문기업 HL클레무브가 글로벌 IT 기업 레노버와 손을 잡았다. 지난 9월 8일 중국 상하이 레노버 R&D센터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에 서명하고, 차량용 인공지능(AI) 고성능 컴퓨팅(HPC) 공동 개발에 나선다.
레벨2·2+ 센싱 및 제어 부품 공급에 머물던 HL클레무브가 레벨4 자율주행 솔루션 사업자로 도약을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단계 로드맵…수주·양산은 HL클레무브가 전담
이번 협력의 구조는 명확한 3단계 로드맵으로 설계됐다. 1단계는 양사 공동으로 차량용 AI 기반 HPC를 개발하고, 2단계 수주 활동과 3단계 양산·글로벌 공급은 HL클레무브가 단독으로 전담한다.
역할 분담도 상호 보완적이다. 레노버는 자율주행 제어기 및 차량용 컴퓨팅 설계 역량을 제공하고, HL클레무브는 2012년부터 14년간 구축한 글로벌 완성차 네트워크와 현지 양산 노하우를 앞세워 수익화를 이끈다. 현재 HL클레무브는 중국·북미·인도 등 3개 대륙에 생산 거점을 보유하며, 자율주행 관련 특허만 약 2,700건에 달한다.
IT 공룡 레노버, 왜 자동차인가

레노버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PC·서버 중심의 AI 컴퓨팅 사업을 레벨4 자율주행 및 ADAS 중심의 차량용 컴퓨팅으로 확장하는 전략의 일환이다. 레노버 피터 수(Peter Xu) 부사장은 “HL클레무브의 제조 역량과 글로벌 공급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규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는 자동차 OEM 영업·품질·양산 체계에 익숙하지 않은 레노버가, 검증된 자동차 부품 파트너를 통해 엔드투엔드 차량용 솔루션 패키지를 빠르게 구성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기존 완성차·반도체 업체 간 협력이 주를 이루던 자율주행 생태계에 ‘IT 대기업+자동차 솔루션사’라는 새로운 조합이 등장한 셈이다.
관전 포인트…비공개 스펙과 치열한 경쟁
이번 협력의 잠재력은 크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는 로드맵·역할·목표 수준에 그친다. HPC 플랫폼에 사용될 반도체 공급사, 목표 연산 성능(TOPS/TFLOPS), ISO 26262 기반 안전 인증 등급, 그리고 초기 양산 시점과 수주 대상 OEM은 모두 비공개 상태다.
경쟁 환경도 녹록지 않다. 차량용 HPC·ADAS 플랫폼 시장에는 이미 엔비디아, 퀄컴, 모빌아이 등 대형 플레이어들이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완성차 OEM이 검증된 기존 공급사와의 관계를 바꾸는 데는 높은 전환 비용이 수반되는 만큼, 수주 확보가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관문이 될 전망이다.
이윤행 HL클레무브 사장은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완전자율주행 솔루션을 빠르게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HL클레무브가 14년간 쌓아온 완성차 네트워크와 레노버의 AI 설계 역량이 맞물릴 때, 비로소 이 선언의 무게가 시장에서 검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