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국내 도입도 순식간”… 미국 넘어 아시아 도심까지 장악 나선 ‘이 기업’


알파벳 산하 자율주행 전문기업 웨이모(Waymo)가 2027년 일본 도쿄에서 완전 무인 자율주행 로보택시 상용 서비스를 개시한다. 도쿄 최대 택시 회사인 일본교통(니혼코츠)과 일본 최대 택시 호출 플랫폼 GO와 손잡고 일본 최초의 레벨4 완전 무인 상용 로보택시 서비스를 목표로 한다. 초기 소규모 운행으로 시작해 도쿄 주요 지역에서 약 100대 규모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핵심 골자다.
3자 파트너십의 역할 분담
웨이모와 니혼코츠, GO는 2026년 9월 14일 도쿄에서 공동 발표를 통해 무인 로보택시 상용 서비스 준비를 위한 공식 합의를 발표했다. 세 회사의 역할은 명확하게 구분된다. 웨이모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인 ‘웨이모 드라이버(Waymo Driver)’ 기술과 안전 검증을 담당한다. GO는 기존 택시 호출 앱에 웨이모 차량을 통합해 일반 택시와 자율주행차를 하나의 앱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설계한다. 니혼코츠는 도쿄 택시 사업의 현지 운행·차량 관리·차고 운영 등 현장 노하우를 제공한다.
이용자는 GO 앱과 웨이모 앱 두 채널 모두를 통해 차량을 호출할 수 있다. 운영 방식은 24시간 온디맨드 호출형을 목표로 하며, 기존 인간 기사 택시와 자율주행 차량이 동일 앱 내에서 공존하는 병행 모델을 지향한다. 일본교통도 운전자가 있는 택시와 무인차가 공존하는 운영 모델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2025년부터 시작된 도쿄 현지 데이터 축적

이번 상용화 계획은 갑작스러운 발표가 아니다. 웨이모는 2025년부터 도쿄 도로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검증해 왔다. 그동안 니혼코츠 소속 전문 운전요원이 차량에 동승한 상태에서 도쿄 특유의 좁은 골목길, 보행자 밀집 도심, 복잡한 교차로 패턴, 자전거·오토바이 혼재 환경 등을 주행하며 현지 데이터를 축적했다. 이번 3자 합의는 시험 운행에서 실제 상용 서비스로 전환하기 위한 공식 출발점이다.
테케드라 마와카나 웨이모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도쿄 진출을 “웨이모 자율주행 서비스 확대의 다음 단계”로 규정하며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웨이모는 “도쿄 탑승객에게 2027년 첫 완전 자율주행 승차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면서도, 이는 규제 승인과 기술 검증에 따른 조건부 일정임을 명시했다.
글로벌 운행 성적과 도쿄 전략
웨이모는 현재 미국 15개 주요 도시에서 완전 자율주행 유료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주간 완전 자율주행 승차 횟수는 50만 회를 넘어섰으며, 전체 운용 차량은 4,000대 이상이다. 웨이모는 올해 말까지 주당 100만 회 승차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수천만 회에 달하는 상용 완전 자율주행 운행 데이터는 도쿄 진출의 핵심 자산이다.
도쿄에 투입될 차량은 자율주행 레벨4(Level 4)로 운영될 예정이다. 레벨4는 특정 운행 설계 영역(ODD·Operational Design Domain) 내에서 시스템이 모든 운전 작업을 수행하며, 사람의 개입을 전제로 하지 않는 완전 자율주행 단계다. 미국과 달리 좌측 통행, 상이한 도로 표지, 복잡한 규제 체계를 갖춘 일본 도로 환경에 맞춰 웨이모 드라이버를 현지화하는 작업이 관건이다.
고령화·운전자 부족 문제의 구조적 해법될까
웨이모와 파트너들은 이번 프로젝트가 일본의 고령화와 택시·버스 운전자 부족 문제를 완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일본은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야간·심야·외곽 지역에서 운전 기사 부족으로 인한 택시 공급 감소가 사회문제로 부각돼 왔다. 24시간 온디맨드 무인 로보택시는 이 공백을 메울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 웨이모 측의 논리다.
반면, 중장기적으로는 택시 운전자 수요 감소와 근로시간 축소 등 노동시장 변화가 불가피해 노조·업계 단체와의 갈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교통이 인간 기사 택시와 무인차의 공존 모델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이러한 사회적 맥락도 작용하고 있다.
업계 파장과 향후 전망
도쿄 프로젝트의 성패는 일본 자율주행 정책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본 최초의 레벨4 완전 무인 상용 로보택시 사례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다른 지방 도시로의 확산과 일본 완성차·부품사들의 전략 조정을 촉발하는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할 수 있다. GO는 미국 빅테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일본 자율주행 호출 플랫폼의 사실상 표준(de facto standard)으로 자리 잡을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알파벳·웨이모 입장에서는 미국 외 첫 대형 레벨4 상용 레퍼런스를 확보함으로써, 자율주행 사업 가치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를 이끌어낼 카드가 될 수 있다. 다만 도쿄 도심의 복잡한 교통 환경, 엄격한 사회적 안전 기준, 다언어·비숙련 이용자 대응, 미국과 다른 규제·도로 체계에 대한 현지화 비용 등은 2027년 목표 달성의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