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충전기 장벽 허무는 ‘PnC’…전기차 충전·결제 한 번에 끝낸다


전기차를 충전할 때마다 회원카드를 꺼내고 앱을 열어 QR코드를 인식하고, 충전기 화면에서 결제 방식을 선택하는 번거로운 과정이 사라질 전망이다.
충전 케이블을 차량에 꽂는 순간 인증부터 충전, 결제까지 모든 절차가 자동으로 처리되는 ‘플러그 앤 차지(PnC)’ 기술이 국내 공공 충전 인프라에 본격 도입된다. 특정 자동차 브랜드나 충전사업자에 한정됐던 기존 자동 충전·결제 서비스의 벽을 허물고, 제조사와 사업자 구분 없이 하나의 체계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6개 차종·3개 충전기 교차 검증
기후에너지환경부(이하 기후부)는 10월 1일 경기 안산시 상록구 소재 한국전기연구원(KERI) 안산분원에서 한국환경공단·한국전기연구원과 공동으로 ‘전기자동차 자동 충전·결제 서비스(PnC)’ 기술 시연회를 개최했다. 시연에 참여한 차량은 현대자동차 GV90, 기아 EV9, KGM 무쏘 EV, 메르세데스-벤츠 CLA, 테슬라 모델 Y, BMW iX3 등 국내외 6개 차종이다. 충전기는 채비, 이브이시스(EVSYS), SK시그넷 등 3개 사업자의 공공급속충전기를 활용한다.
시연의 핵심은 ‘교차 검증(interoperability)’이다. 서로 다른 제조사의 차량을 서로 다른 사업자의 충전기에 차례로 연결해, 인증→충전→결제 완료 문자(SMS) 수신까지 전 과정이 차량 제조사와 충전기 브랜드에 관계없이 정상 작동하는지를 확인한다.
기후부는 시연 결과를 반영해 2026년 10월 중 공공급속충전기 30기에서 PnC 시범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시범 충전소 위치, 이용 가능 차종, 신청 방법 등은 시연회 이후 ‘무공해차 통합누리집(Zero-Emission Vehicle Integrated Portal)’에 공개된다.

케이블 하나로 끝나는 충전…ISO 15118 기반 자동 인증·결제
PnC(Plug and Charge)는 국제표준 ISO 15118에 따른 차량-충전기 간 직접 통신을 기반으로 한다. ISO 15118은 전기차와 충전기가 서로 통신하는 방식을 정의하는 국제표준으로, 향후 양방향 충전(V2G) 등 고급 기능의 기반이 되는 핵심 통신 규격이기도 하다. PnC는 차량에 저장된 디지털 인증서를 충전기가 읽어 계약 관계를 암호화 방식으로 확인하고, 별도의 카드나 앱 없이 인증·충전 세션을 자동으로 시작하는 기술이다.
이용자는 최초 1회만 회원 가입과 결제수단 등록, 차량에 인증서 설치를 마치면 된다. 이후 충전소에서 케이블을 꽂는 순간 자동 인증이 시작되고, 충전이 끝나면 등록한 결제수단으로 요금이 자동 결제된다. 결제가 완료되면 이용자에게 문자로 결과가 통지된다. 기존 공공충전 절차인 ‘카드 태깅 또는 앱·QR 인증 → 충전기 화면에서 결제 방식 선택 → 충전 → 별도 결제’가 ‘케이블 연결 → 자동 인증 → 충전 → 자동 결제’의 4단계로 단순화되는 것이다.
정선화 기후부 녹색전환정책관은 “이번 시연회는 자동 충전·결제가 실제 차량과 충전기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자리”라며 “시범 운영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꼼꼼히 점검하고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