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용 많이 할 듯” 3자녀 이상 ‘버스전용차로’ 혜택, 문제점 많아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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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재희 에디터

다자녀 양육자의 운전이 좀 더 편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명 이상의 자녀를 둔 다둥이 가정의 차량에 대해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3인 이상의 다자녀 가정에 대한 혜택을 늘리고, 나아가 출산과 양육을 지원 및 독려하겠다는 취지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는 9인승 이상 차량에 6명 이상 승차한 차량만 통행할 수 있다. 하지만 개정안은 3인 이상의 자녀 양육자에게 부여하는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은 차량에 대해 버스전용차로 통행을 허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고, 향후 고속도로 현장에 도입된다면 주말과 공휴일, 명절 등 교통정체가 발생하는 여러 상황에서 다자녀 양육자의 운전이 보다 편리해지고, 이동 속도와 효율성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한 의원은 “인구 감소 및 저출생으로 인한 사회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만큼 다자녀 양육자에게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이용 혜택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단속이 번거롭고, 악용 사례가 급증할 것이라고 보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은 분위기다. 이번 개정안은 ‘취득세 감면 혜택’ 등으로 미리 인증된 차량만 허용한다고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시행될 때 과연 효과적인 단속이 이뤄질지 조심스럽다는 의견이다. 

다자녀로 등록된 차량번호는 전산상 처리하면 문제 될 게 없겠지만, 무인카메라 단속의 사각지대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단속 카메라가 없는 구간에서는 사실상 다자녀 차량과 일반 차량을 구분할 수 있는 방도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3자녀 이상의 차량이라고 해서 모두 카니발이나 스타리아 등 9인승 이상 승합차인 것은 아니므로, 일반 차량들이 법을 악용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는 것이다. 1차로를 주행하는 모든 차를 신고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책도 함께 마련될 필요가 있다. 

법안이 통과된다면 홍보 역시 효과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법 인지를 못하고 1차로를 주행하는 다자녀 차량을 따라 너도나도 1차로로 진입해 주행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법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운전자 중 일부는 ‘나도 전용차로 주행해도 되는 건가?’와 같은 생각을 충분히 가질 수 있다.         

버스전용차로 법을 악용하는 사례는 현재도 많다. 2021년 기준으로 경찰이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이용 대상이 아닌데도 운행하다 적발돼 범칙금을 통고한 건수는 1만5082건에 달했다. 일례로 7인승과 9인승, 11인승이 있는 카니발의 경우 7인승 모델은 전용차로 이용이 불가하지만, 겉모습만 보고는 구분하기 힘들기 때문에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9인승 이상 차량이라고 해도 6인 이상 탑승하지 않았을 경우 단속하기 애매한 점을 이용해 정체가 발생했을 때 무분별하게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하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이처럼 전용차로 부작용은 현행 단계에서도 뾰족한 예방책이 없는 문제인 만큼 개정안에서는 더욱더 현실적이고 사려 깊은 숙고가 요구된다.         
현행 버스전용차로 위반 시 과태료 및 범칙금에 대해 알아보자면, 고속도로에서 위반했을 시 경찰에게 직접 걸리면 11승 미만의 승용차는 60,000원이 부과되고, 11인승 이상은 70,000원이 부과된다. 벌점은 30점이다. 참고로 벌점 40점 이상 시 면허가 정지된다. 고속도로에 설치된 무인 카메라에 적발이 되었을 경우 11승 미만의 승용차에는 70,000원, 11인승 이상은 80,000원의 과태료이며 벌점은 동일하게 30점이다. 그리고 일반 도로에서 위반을 했을 시에는 승용차 40,000원, 승합차 50,000원, 벌점은 10점이 부과된다. 

중앙고속
중앙고속

온라인 커뮤니티 등 누리꾼들은 다둥이 가정에 혜택을 주겠다는 법안 발의 취지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고 찬성하는 분위기다. “출산율을 떠나서 다자녀 가정에 혜택 주는 건 찬성한다”, “버스전용차로 이용이 셋키우는 데는 별 효과는 없지만, 작은 거 하나씩이라도 혜택을 받는다는 기분을 주는 정책이 하나둘 생기는 데는 찬성한다” “아주 큰 혜택은 아니지만 이런 작은 게 모여서 혜택으로 인식되면 출산율에 도움은 되겠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반면 “이번 정책은 효과에 비해 얻는 부작용이나 비용이 훨씬 큰 것 같다” “차종 제한이 없다면 오히려 문제 될듯 하다” 등의 부정적 반응도 찾아볼 수 있었고, 출산율 장려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에서 개정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는 의견도 있었다. “아이를 한 명도 안 낳는데, 이런 정책이 출산율을 올려줄까?”, “차라리 통행료 면제나 감면 같은 실질적인 혜택이 필요하다”, “이젠 2명도 다자녀로 혜택을 줄 필요가 있다” 등이다.         

출산율이 정말 심각한 상황 속에서 조금이라도 다자녀 가정에 혜택을 주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이러한 정책이 늘어나 사회가 다자녀에 관심을 갖고 국민들 사이에서 긍정적으로 인식이 개선되는 것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왕 주는 거 실질적인 효과를 바라는 것도 사실이다. 버스전용차로 혜택으로 인한 비용 증가, 이를테면 경찰 단속 노력 증가와 버스 정시성 감소 등 앞서 언급한 악용 가능성을 포함하여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재고도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악용 많이 할 듯” 3자녀 이상 ‘버스전용차로’ 혜택, 문제점 많아서 논란
글 / 다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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