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박재희 에디터
현대차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지난해 현대차가 야심 차게 공개한 ‘N비전74’, 일명 포니 쿠페 콘셉트의 양산 소식이 최근 들려왔다. 전 세계 자동차 애호가들로부터 극찬 받은 이 차는 현대차가 1974년 컨셉카로만 제작했었던 포니 쿠페를 현대차의 최신 정체성과 미래 비전에 맞게 재해석한 모델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27일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포니 데이’를 개최하고, 포니 쿠페의 양산형 모델을 공개한다. 양산 버전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기대를 불러 모으기에 충분하다. 롤링랩 ‘N비전74’의 수소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에서 얼마나 영향을 받았을지, 디자인은 어떻게 타협점을 찾고 계승했을지, 첨단 기술은 어떻게 활용되고 적용되었을지 등 여러 가지 주목할 점이 존재한다.
포니 쿠페의 양산형 디자인은 파브리지오 주지아로가 맡았다고 한다. 파브리지오 주지아로는 원조 포니 쿠페 컨셉카를 디자인한 조르제토 주지아로의 아들이다. 조르제토 주지아로는 자동차 업계의 전설적인 디자이너이다. 부가티와 마세라티, 알파로메오 등 수많은 브랜드의 차량들이 그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현대차와도 인연이 깊은데, 포니를 비롯해 스텔라와 쏘나타 초기 모델들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포니 쿠페 콘셉트는 공개 당시 쐐기 모양의 노즈와 날렵한 실루엣, 조르제토 주지아로 특유의 기하학적 선으로 주목을 받았다. 당시에는 경제 위기에 따른 사회적 이유로 양산되지 못했지만, 그로부터 50여 년 후 포니 쿠페의 핵심 포인트를 아우르는 모습으로 세상에 나온 ‘N비전74’는 현대차 마음 한편에 남아있던 양산 미련을 다시금 자극한 모양이다. 사실 현대차가 굳이 그 시절 포니 쿠페를 지목하며 차세대 파워트레인을 얹은 컨셉카를 공개한 의도를 생각해 보면, 애당초 양산을 향한 의지가 담겨있기도 했을 것이다.
과연 포니 쿠페의 양산형은 어떤 차일지 기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N비전74가 양산된다면 쉐보레 ‘콜벳Z06’과 비슷한 수준의 차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N브랜드 바텐베르크 부사장의 과거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월 2023 캐나다 국제오토쇼에서 언론과 만난 그가 “N비전74의 프로덕션 버전이 나올 경우 합리적인 가격이 어느 정도일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수십만 달러대의 콜벳 Z06과 비슷한 수준이 적절할 것”이라 대답한 것이다. 현재 콜벳 Z06의 가격은 현지에서 106,396달러(약 1억4천만원)부터 시작한다.
정말 미국 슈퍼카의 자존심이자 쉐보레의 유서 깊은 아이콘 콜벳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까? 특히 콜벳Z06은 고성능 버전으로서 현행 모델의 경우 자연흡기 V8 5.5리터 엔진을 통해 670마력이라는 막강한 출력과 63.6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N비전74의 파워트레인도 부족함 없다. 수소 연료 전지와 전기차 파워트레인을 갖춰 최고 출력 670마력, 최대 토크 91.8kg*m에 달하는 폭발적인 성능을 발휘한다. 수소 전기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62.4kWh 배터리와 85kW 급 연료 전지 스택, 4.2kg의 수소 연료 탱크를 품었다. 물론 양산차의 동력계는 이와 다를 가능성이 높다.
한편, 요즘 컨셉카를 양산하려는 현대차그룹의 의지가 돋보이고 있다. 현대차 포니 쿠페 외에도 컨셉카 양산설에 자주 오르내리는 브랜드에는 제네시스가 있다. 제네시스는 4도어로만 이루어진 현행 판매 라인업에서 나아가 쿠페와 컨버터블까지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기를 원하는 듯하다.
지난 4월 현대차그룹 CCO 루크 동커볼케 사장은 자동차 전문지 카익스퍼트(CarExpert)와의 인터뷰에서 “세단 포기는 실수”라면서 제네시스는 2도어 모델 추가를 희망하고 있고, 실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방향의 내용을 언급하기도 했다.
현재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모델은 ‘X 컨버터블’이다. 제네시스는 미국 특허청(USPTO)에 ‘GT90 제네시스’ 캐릭터 로고를 제출했고, 상표권 등록 또한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X컨버터블은 라인업 최상단에 위치할 차량이다. 업계에 따르면 가격이 20만 달러(한화 2억 6800만원) 이상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 미국 딜러 자문 위원회 회장은 이 차에 대해 “벤틀리 컨티넨탈 컨버터블과 당당히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현대차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는 사실에는 크게 이견이 없을 것이다. 후발주자였지만 어느덧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었다. 역사를 잊으면 미래가 없다는 말을 현대차는 잊지 않았다. 이는 더욱 견고한 기업으로 성장하는 단계로 보여진다. 다만 그 과정에서 확실한 품질과 탄탄한 신뢰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현실적인 부분에서 한발 물러나, 다채로운 컨셉카와 이를 양산하기 위한 노력, 실제 성과를 소비자에게 선사하는 것은 긍정적이라 말하고 싶다.
“진짜로 양산 확정” 전세계 극찬 받은 현대차 컨셉카, 슈퍼카 급 예고
글 / 다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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