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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투아렉’ 조용한 약진 이유… “직접 타보니 진가 확인”

폭스바겐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아렉’이 국내 수입 대형 SUV 시장에서 조용하게 약진하고 있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과 넉넉한 사양을 갖춘 모델로 국내 출시된 지 2년이 지난 시점에도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투아렉이 일명 ‘차잘알(차를 잘 아는 사람)’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꾸준한 판매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7일 밝혔다. 특별한 광고 없이 신차 구매를 고려 중인 소비자들로부터 상품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최근 중형급 SUV 티구안 올스페이스와 세단 아테온 판매에 집중하고 있는데 판매 비중을 크게 잡지 않은 플래그십 SUV 모델이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대형 SUV 인기 추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실제로 투아렉을 직접 타본 고객들이 우수한 상품성에 대한 진가를 확인하고 구매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폭스바겐 투아렉은 올해 상반기 총 254대가 판매됐다. 절대 물량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애초에 국내 도입 물량이 골프나 티구안 등 다른 주력모델처럼 많지 않고 출시된 지 2년가량 된 시점임을 감안하면 판매량이 준수하다는 평가다. 상대적으로 신차 구매 비수기 시즌으로 여겨지는 지난 3월에만 59대가 팔렸고 지난달에는 77대로 올해 최고 성적을 냈다.

폭스바겐은 지난 2006년 1세대 투아렉이 보잉747 항공기를 끄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사실 폭스바겐 투아렉은 아우디와 포르쉐, 벤틀리, 람보르기니 등 고급 브랜드를 거느린 폭스바겐그룹 내에서 대형 SUV의 시작을 알린 모델이기도 하다. 투아렉이 출시된 이후 다른 브랜드들도 대형 SUV를 내놓기 시작했다. 포르쉐가 만든 SUV 모델인 카이엔은 브랜드 부흥을 이끌었고 아우디 Q7과 벤틀리 벤테이가, 람보르기니 우루스 등도 흥행에 성공했다. 플랫폼과 섀시 등 기본적인 부품을 공유하지만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해 염가형 카이엔이나 Q7으로 불리기도 한다.

○ 군더더기 없는 외관 디자인… “단정함이 돋보이는 대형 SUV”

외관 디자인은 개성보다는 단정하고 차분한 이미지를 강조한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과 비율은 고급스러우면서 우아한 실루엣을 보여주기도 한다. 전면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은 견고하고 당당한 인상을 구현한다. 첨단 LED 매트릭스 헤드램프는 프론트 그릴과 연결돼 브랜드 시그니처 프론트 디자인을 완성했다. 투아렉에 적용된 이 시그니처 구성은 투아렉과 골프 등 다른 주력모델도 응용돼 브랜드 패밀리룩을 완성했다. 측면은 표면을 간결하게 처리하면서 볼륨감을 살린 디자인으로 이뤄졌다. 후면 시그니처 테일램프는 전폭을 강조하면서 깔끔한 이미지에 기여하는 디자인이다.

○ 전기차 시대 차세대 기술도 적용… 스마트폰 원격 주·출차 지원

브랜드 플래그십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각종 첨단 기술도 집약됐다. ‘IQ.라이트 LED 매트릭스 헤드램프’는 폭스바겐이 자랑하는 지능형 램프 시스템이다. 투아렉이 처음 국내 출시될 때는 상위트림에만 적용됐지만 연식 변경을 거치면서 투아렉 전 트림에 기본사양으로 적용됐다. 폭스바겐 측은 운전자의 밤을 낮처럼 만들어주면서 다른 차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첨단 라이팅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총 256개 LED 모듈이 멀티펑션 카메라와 주행속도, GPS 정보 등을 취합해 주행 상황에 최적화된 조명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주행상황에 맞춰 상향등과 하향등 조명을 최적화해 보다 먼 곳을 비춰주는 ‘다이내믹 라이트 어시스트’와 코너링 시 유용한 ‘다이내믹 코너링 라이트’, 전·후방 ‘다이내믹 턴 시그널’ 등 다양한 기능을 포함한다.

‘IQ.드라이브-트래블 어시스트’ 역시 폭스바겐이 자랑하는 첨단 기술 중 하나다. 내연기관 모델뿐 아니라 전기차 모델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접할 수 있는 기능이다. 업그레이드를 통해 기능이 더욱 진화될 전망이다. 카메라와 각종 센서,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레인 어시스트 등을 통합해 정지상태에서 시속 250km 속도 구간에서 능동적으로 운전자의 주행을 돕는 기능이다. 주행 편의를 극대화해 운전 피로를 낮춰준다.

이밖에 전방추돌경고 및 긴급제동 프론트 어시스트와 전방 크로스 트래픽 어시스트, 사이드 어시스트, 프로액티브 탑승자 보호 시스템 프리 크래시 360도(Pre Crash 360°) 등 최신 주행보조 기능이 투아렉 전 트림에 기본 탑재됐다.

첨단 편의장치로는 360도 어라운드 뷰 시스템인 ‘에어리어 뷰’와 자동 주차보조 시스템인 ‘파크 어시스트 플러스’ 등이 적용됐다. 프레스티지 트림부터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원격으로 주차와 출차가 가능한 ‘리모트 파킹 어시스트’ 시스템이 탑재된다. 스마트폰 앱을 설치한 후 블루투스 연결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

○ “6기통 디젤은 여전히 옳다”… 차원이 다른 승차감·효율

첨단 섀시 기술과 파워트레인도 눈여겨 볼만하다. 주행모드에 따라 차체 높낮이를 최적화해 조절할 수 있는 ‘에어 서스펜션’이 프레스티지 트림부터 탑재된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구현하는 기능이기도 하다. ‘요즘’ 고급차에 기본 적용되는 뒷바퀴 스티어링 기능도 갖췄다. 앞바퀴와 함께 뒷바퀴 스티어링 각도를 조절하는 ‘올 휠 스티어링’ 시스템을 채용했다. 회전반경을 소형차 수준으로 줄여줘 좁은 골목에서 운전 편의를 높여주고 고속에서는 보다 민첩한 코너링 성능을 제공한다. 다이얼 방식 ‘에어 서스펜션 컨트롤’은 5가지 모드 차 높이 설정 기능을 지원한다.

파워트레인은 3.0리터 V6 TDI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최근 디젤 엔진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추세에도 폭스바겐은 국내 시장에서 디젤 엔진을 고수하고 있다. 유럽 생산 모델의 국내 인증 이슈 탓이지만 디젤 엔진 기술 역시 고도화했기 때문에 꾸준히 디젤 엔진 모델 판매가 가능하기도 하다. 폭스바겐은 2개의 SCR 촉매 변환기가 장착된 ‘트윈도징 테크놀로지’ 시스템을 디젤 엔진에 적용해 질소산화물을 획기적으로 줄인 ‘EA897 에보3(evo3) 3.0리터 V6 TDI’ 엔진을 개발했다. 또한 3.0리터 6기통 디젤 엔진은 진동이나 소음 측면에서 2.0리터급 4기통 엔진과 차원이 다른 주행경험을 제공한다. 차에 타고 있으면 가솔린 모델 수준으로 정숙한 승차감을 경험할 수 있다. 다른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가 플래그십 세단과 SUV 모델에 여전히 6기통 디젤 엔진을 탑재하는 이유로도 볼 수 있다.

투아렉에 탑재된 3.0리터 V6 TDI 엔진은 최고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61.2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3.0리터 엔진으로는 출력 수치가 다소 낮게 여겨질 수 있지만 실제 주행 시 부족한 느낌은 없다. 디젤 엔진 특유의 강력한 토크가 1750rpm(엔진회전수)부터 3250rpm까지 넓은 영역에서 발휘되기 때문에 가솔린 모델보다 민첩하고 경쾌한 주행이 가능하다.

디젤 엔진 장점 중 하나인 우수한 효율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하락세인 경유 가격도 투아렉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요소로 볼 수 있다. 투아렉 국내 복합 기준 연비는 리터당 10.8km다. 연료탱크 용량이 90리터로 크기 때문에 한 번 주유로 1000km를 주행할 수 있다.

○ 쾌적한 실내 구성… 마사지 시트 기능 추가

실내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반과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1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가 눈길을 끈다. 큼직한 디스플레이 구성이 쾌적한 느낌을 준다. 여기에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기본 적용됐다. 폭스바겐코리아는 국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고급 실내 사양을 풍부하게 구성했다고 강조한다. 시트는 18개 방향으로 조절이 가능한 ‘에르고 컴포트(Ergo Comfort)’가 적용됐다. 앞좌석은 통풍 기능을 포함하며 마사지 기능이 새롭게 추가되기도 했다. 이밖에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파노라마 선루프, 4존 자동 에어컨, 30가지 컬러 실내 조명등 등 최신 사양도 더해졌다.

현행 2023년형 투아렉은 국내에서 프리미엄과 프레스티지, R-라인(R-Line) 등 총 3개 트림으로 판매 중이다. 가격은 트림에 따라 프리미엄이 8830만 원, 프레스티지 9783만 원, R-라인은 1억2850만 원이다. 폭스바겐코리아가 운영하는 할인을 통해 프리미엄 트림은 7000만 원 중반대에 구입할 수 있다. 구매 시 ‘5년·15만km 보증’과 ‘사고수리토탈케어’ 서비스가 제공된다. 사고수리토탈케어는 차량 유지·보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신차를 구매한 후 1년 이내 사고가 발생하면 공식 서비스센터 수리 시 자기부담금을 최대 5회까지 지원하는 서비스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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