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테슬라 FSD V12 등장과 미국에서 일고 있는 로보택시 반대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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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에 관한 이슈를 대하는 방법이나 정도는 처한 입장에 따라 다르다. 적어도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2016년부터 매년 1년 후 완전 자율주행차를 선보이겠다는 말로 주가를 끌어 올리는 데 기여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테슬라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애플과 같은 거대 기술기업을 모토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구글의 웨이모나 GM 크루즈, 포드 블루 크루즈, 현대차그룹의 모셔널, 아마존 쥬크, 중국의 바이두, 포니 에이아이 등은 각기 다른 자세로 임하고 있지만 테슬라보다는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어느 쪽이 옳을지는 아직 모른다. 다만 몇 사람의 천재적인 엔지니어들이 이끄는 테슬라와 수많은 의견을 종합하는 입장의 차이는 분명하다. 그런 가운데 일론 머스크는 베타 버전이 아닌 FSD 버전 12를 올해 말에 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물론 당장에는 로보택시 비즈니스를 위한 것이다. 지난주에는 내부적으로 완성한 시스템을 채용한 차량을 직접 운전하며 시연해 보였다. 그 전에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로보택시 반대 운동이 있었다. 두 사건을 정리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테슬라가 FSD(Full Self-Driving) 베타 버전 12를 공개했다. 일론 머스크가 직접 차량에 탄 상태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새로운 버전의 성능을 확인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X를 통해 이미 1,140만 뷰 이상을 돌파한 영상은 구형 스마트폰을 사용했는지 화질이 아주 나빴다. 자율주행과 관계가 없다고 할 수 있지만 거대 기술기업의 행위로써는 신뢰를 떨어트릴 수 있는 요소다. 일론 머스크가 운전석에서 휴대전화를 손으로 조작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도 지적할 수 있다. 지금의 도로교통법상으로는 위반이다.
 
테스트는 테슬라 엔지니어링 본사가 있는 비교적 한적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팔로알토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약 45분간 진행된 라이브 스트림은 일론 머스크와 엔지니어가 동승했다. 동영상을 통해 보인 최고속도는 계기판 상으로 43마일이었다. 샌프란시스코가 지난 6월 메르세데스 벤츠에게 자율주행차 운행을 허가했을 때의 속도가 40마일이었다. 43마일은 기계적 오차일 수 있다.
 
참고로 네바다에 이어 두 번째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운행 허가를 받은 메르세데스 벤츠 드라이브 파일럿의 최종 버전은 최대 시속 80마일의 속도로 레벨 3 자율 주행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네바다와 마찬가지로 캘리포니아에서도 교통량이 많은 특정 고속도로 구간에서 드라이브 파일럿을 사용할 수 있다.
 
이번에 일론 머스크가 직접 시험 운행한 것은 베타 버전이 아니라 버전 12라고 표현한다. 아직 완전히 베타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두 달 전 올해 말에 풀 버전을 출시할 것이라는 약속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럴넷으로 인터넷 연결 없이도 모든 상황 대응”

 
버전 12의 가장 큰 특징은 차량 제어가 엔지니어에 의해 데이터를 코드 내부에 직접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뉴럴 넷(신경망)에 의해 작동된다는 것이다. 아직 내부적으로만 테스트 중이다. 일론 머스크는 2016년 처음 선보였을 때부터 ‘1년 후’를 반복해 왔으나 이번에는 아예 연말로 못 박은 상태다.
 
동영상을 통해 모든 상황을 정확히 확인할 수는 없지만 교차로 통행에서는 일부 개선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베타버전 10.69에서는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아 운전자가 직접 제어하는 경구가 많았다. 이번에도 45분의 동영상 중 대부분은 문제가 없었다. 교차로와 더불어 서구에서는  런더바웃(roundabout) 부르는 회전 교차로에서의 대응도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 내비게이션을 통해 설정한 첫 번째 목적지에 도달했을 때 자동으로 적절한 위치에 주차하는 것도 좋아 보였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가 말했듯이 운전 초반에 잘못된 차선으로 운전하는 상황도 있었다. 가장 시선을 끌었던 대목은 중간쯤의 시간에 자동차가 다른 차선에 대한 녹색 신호등을 감지한 후 적색 신호등에서 운전을 시도하면서 머스크가 시스템을 해제한 것이었다. 이는 다른 부분에서도 얼마든지 오작동이 가능하다는 얘기이다. 일론 머스크처럼 차량의 상황을 주시하지 않고 뒷좌석에 앉아서 간다면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테슬라의 FSD에는 하드웨어 3.0을 기반으로 8개의 카메라가 탑재되어 있다. 초당 최대 36프레임 입력으로 실행되었으며 일론 머스크는 순수 AI 계산을 통해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소프트웨어의 이론적 최대치는 초당 약 50프레임을 처리하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FSD V12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도로 조건에 24FPS만 공급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FSD 12는 인터넷 연결 없이 작동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또한 FSD AI가 이제 로터리와 같이 각 도로 요소나 상황을 개별적으로 코딩하거나 스쿠터에 탄 각 사람을 인식해야 하는 대신 다양한 상황에서 수행해야 하는 작업을 식별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비디오만 공급받는다고 언급했다. 차로 오른쪽의 자전거 도로 인식도 분명했고 동시에 보행자와 자전거를 탄 사람에게는 훨씬 보수적으로 대응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FSD V12에서 수십만 줄의 코드를 제거하여 더 가볍고 민첩하게 만들었으며, 동시에 익숙하지 않은 지형에서도 데이터 연결 없이 계속 작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테슬라가 현재 뉴질랜드, 노르웨이, 태국, 일본 등을 포함해 전 세계에 FSD V12 베타 테스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운행 도중 엔지니어는 비가 내릴 경우에 대한 대응은 현재로서는 서행하는 것이 우선이며 개발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로보택시가 악천후에는 운행을 중단하는 현실을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테슬라가 FSD의 완성된 버전이라고 내놓아도 삼라만상 수많은 현상을 모두 촬영해 인공지능에 가르칠 수 없다. 순간순간 수많은 변수가 등장하는 것이 인간 세상의 도로다. 그래서 기존 완성차회사들은 자율주행보다는 ADAS라는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한다.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해당 영상은 이미 X에서 1,140만 뷰를 돌파했지만, FSD v12의 성능을 제대로 보여주는 데에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어쨌거나 지금은 테슬라는 여타 자율주행 업체와 크게 다른 기술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웨이모와 크루즈, 바이두 등은 360 라이다가 기본인 데 비해 테슬라의 FSD는 카메라와 뉴럴  가동된다. 일론 머스크는 동영상에서 카메라를 통한 영상 데이터 축적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그 영상을 인공지능에 학습시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반면 라이다를 사용하는 업체들은 V2X를 활용하는 등 다른 인프라와 연계해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테슬라에 아주 긍정적인 지지를 보내는 대표적인 미국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수년 후에 30년 만의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테슬라가 애플과 같은 방향으로 슈퍼차저 충전기부터 시작해 배터리, 그리고 FSD와 AI를 사용하는 파괴적 기술회사로써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지금도 미국에서는 테슬라의 FSD에 대한 많은 작동 오류가 보고되고 있다. 때에 따라서는 같은 조건에서 같은 오류를 범하는 등 개연성을 가진 사고도 보고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로보택시 반대 운동도

 
그런 한편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로보택시 운행에 반대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포브스와 오토모티브뉴스, 디트로이트 뉴스, 일렉트렉 등 복수의 미디어들은 세이프 스트리트 레벨(Safe Street Rebel)이라는 그룹의 회원들이 지난 7월부터 샌프란시스코에서 로보택시 후드 위에 콘을 배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주황색 건설용 원뿔은 자율주행차에 반대하는 반란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 되고 있다고 이 매체들은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자율주행차가 응급구조대를 방해하고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는 샌프란시스코 시 교통국과 시 경찰, 소방서 관계자들의 반대가 무산된 바가 있다.
 
지난 금요일 오후 5시 40분, 캘리포니아 DMV는 GM의 크루즈 로보택시 사업부에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운영을 절반 이하로 축소하라고 요구(Request)했다. 크루즈 차량이 빨간불을 무시하고 전진하는 샌프란시스코의 소방차에 치인 사건 때문이었다. 이 일은 처음이 아니다. 샌프란시스코 소방서는 비슷한 사건이 이미 55건이나 있었다고 보고했다.
 
이에 따라 크루즈는 낮에 50대, 밤에 150대의 차량을 운행할 수 있도록 허용해 50%를 줄였다. 이는 시정 조치를 취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샌프란시스코 DMV(자동차국)은 밝혔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공식적인 조사는 없었지만, 웨이모의 차량이 크루즈에 비해 더 나은 성능을 발휘하고 문제를 덜 발생시킨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고 포브스는 전하고 있다. 이에 대해 크루즈 측은 웨이모보다 더 많은 운행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웨이모는 대부분 교통이 훨씬 더 복잡한 낮에 운행이 이루어졌으며 크루즈는 밤에만 승객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허가를 받고 시작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운영 간의 차이점에 대한 정확한 수치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반대 운동에도 불구하고 샌프란시스코 당국은 2023년 8월 10일, 투표를 통해 시내에서 운전자가 없는 완전 자율주행 택시의 24시간 영업을 허가했다. 캘리포니아주 공익사업위원회(CPUC)가 이날 GM 크루즈와 웨이모 양사가 2022년 12월 신청한 자율주행 서비스의 영업 확대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관련 협의에 참여한 위원 4명 중 3명이 찬성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세이프 스트리트 레벨 조직자들은 특히 지방 교통 기관이 주 규제 당국에 그들의 결정에 대한 공식적인 재검토를 청원하면서 자율 주행 차량과의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쨌거나 이번 투표로 크루즈는 시내로 확장하고 웨이모는 상업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전면적인 상용 서비스가 인정되는 것은 주 북부의 샌프란시스코 시내다. 현재의 운행 대수는 2사의 합계로 500대 이상으로, 양사 모두 더 늘릴 계획이다. GM 크루즈는 시내 일부 지역에서 2022년 6월부터 운전자가 없는 로보택시를 유료로 제공해 왔다. 로보택시의 운행이 시작된 이래 한 단계 진화한 것이다. 초기에는 이용 시간이 심야부터 이른 아침의 시간대만으로, 주행 구역도 시내의 중심부에 한정되어 있었다. 이용하기 위해서는 등록 대기를 해야 하는 등 제약이 많은 시험 운행 단계였다.
 
GM은 이용자가 많은 주간 영업이 가능해지면서 우버 테크놀로지스 등 배차 대기업과의 경쟁이 본격화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캘리포니아 주와 그 중심의 샌프란시스코 시내에는 기술 기업이 많아 세계에서 기술자가 모이는 자율주행 개발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현지 정부와 당국도 신기술을 도입하는데 비교적 관용적이다.
 
 
로보택시 비즈니스로 예상되는 변화

 
그런데 24시간 언제라도 호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승차 서비스에서 일반 택시에는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거리를 주행하는데 택시가 10달러라면 로보택시는 3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저항이 있을 수밖에 없다. 거기에는 안전 측면에 관한 것도 있고 관련 산업의 이해관계가 걸린 것도 있을 것이다.
 
안전 측면에서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자율주행차의 사고는 이슈화될 가능성이 더 높다. 그만큼 기존의 시스템에 익숙한 사용자들에게는 거부감으로 작용한다. 사고 발생 시 인간 운전과 자율주행 운전 중 어느 쪽이 더 안전한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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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가지는 전통적인 택시 사업과의 충돌이다. 이는 지역과 나라에 따라 인식의 차이가 있겠지만 그동안 유지되어 왔던 생계가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되는 대중교통 관계자들에게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기술적으로도 새로운 문제가 부상해 있다. 최근 테슬라가 그들의 FSD를 라이선스 판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당연히 스마트폰의 애플 iOS 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를 떠 올리게 한다. 스마트폰 이전에 존재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모바일과 아마존의 파이어 OS, 그리고 블랙베리 OS는 존재감을 잃었다. 대신 iOS와 안드로이드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에서 선행하고 있는 테슬라의 FSD가 OS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GM의 크루즈, 포드 블루크루즈, 현대 모셔널, 바이두의 아폴로 고가 개발되고 있다. 이들이 개발하고 있는 자율주행 시스템은 테슬라와 근본적으로 사고방식이 다르다. 테슬라는 카메라와 인공지능, 뉴럴넷으로 모든 것을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위에 언급한 회사들은 라이다를 중심에 두고 V2X와 연계한 시스템을 상정하고 있다.
 
어느 쪽이 더 안전하고 사용하기 편리한 시스템을 개발할지 아직은 알 수 없으나 스마트폰 OS처럼 자율주행 OS도 두세 개 업체가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 이미 충전기 시장에서 테슬라는 NACS를 다른 업체들과 공유하면서 수익을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여 주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로 표현되는 커넥티비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연계되어 있다. 독자적으로 투자가 어렵다고 판단한 혼다는 GM 크루즈에 대해 30년까지 약 3,000억 엔을 투자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부문 등 소니와의 협력을 통해 다른 부문에서 수익성을 창출하겠다는 의지일 수 있다.
 
그런 한편으로 미국 내에서는 신기술의 등장 단계에서 있을 수 있는 저항이라는 의견도 등장해 있다. 신기술로 지역사회나 삶의 방식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기 때문에 기술에 직면하거나 저항하는 것은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라는 비판 의견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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