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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3분기 영업이익 전년比 122%↑… “배터리 수익성은 여전히 과제”

SK이노베이션이 올해 3분기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실적을 기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기타 산유국 협의체(OPEC+)의 원유 감산으로 유가와 정제마진이 동반 상승하면서 주력인 석유사업이 수혜를 받았다. 화학사업도 실적을 크게 끌어올려 전체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SK온 배터리사업은 3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졌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제혜택(AMPC) 영향으로 적자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흑자 전환은 역부족이었다. AMPC를 제외하면 오히려 영업손실은 작년 동기 대비 확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AMPC 수혜 없이 실적이 안정화 국면에 들어선 삼성SDI를 감안하면 SK온의 부진이 더욱 두드러진다. 배터리사업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매출 실적은 SK이노베이션 전 사업부문 중 SK온만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SK온 측은 4분기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해오 신규 공장을 중심으로 생산성 향상을 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분기 매출이 19조8891억 원, 영업이익은 1조5631억 원을 기록했다고 3일 발표했다. 작년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2.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22.1% 증가해 수익성 측면에서는 대폭 개선된 수치다.

전체 실적은 석유사업과 화학사업이 이끌었다. 원유 감산 영향으로 유가와 정제마진이 상승세를 보였고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 석유사업도 영업이익이 크게 성장했다. 화학사업은 납사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 증가로 수익 개선에 한몫했다. SK온 배터리사업은 올해 분기 최대 매출 및 영업이익 실적을 기록했지만 적자는 면치 못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정유와 화학, 윤활유 등 기존 사업 이익 확대에 힘입어 전반적인 수익성이 개선됐고 영업이익률은 7.9%를 기록했다”며 “배터리사업은 해외 신규 공장 생산성 향상 노력을 지속하고 AMPC 수혜 증대,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연내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별로는 석유사업은 매출이 전년(15조7691억 원) 대비 21.9% 줄었든 12조3228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165억 원에서 1조1125억 원으로 무려 251.5% 성장했다. 화학사업은 매출의 경우 2조8997억 원으로 작년(2조9122억 원)과 비슷(0.4% 감소)한 수준을 유지했고 영업이익은 118.8% 증가한 237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제품 스프레드(마진) 하락에도 불구하고 납사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이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윤활유사업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어든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이 1조1866억 원으로 16.1% 감소할 때 영업이익은 2617억 원으로 22.1% 줄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전 분기보다 실적이 개선됐다고 강조했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악화된 수치다.

배터리사업은 전 사업부문 중 유일하게 작년보다 매출이 증가했다. 3조172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손실은 861억 원으로 작년(영업손실 1346억 원)보다 485억 원가량 적자폭을 줄였다.

다만 올해 3분기 미국 IRA에 따른 세제혜택(AMPC)분은 2099억 원이다. 2000억 원 넘는 AMPC가 영업이익 실적에 반영됐지만 영업이익은 여전히 적자다. 작년처럼 AMPC 등 세제혜택이 없는 상황을 가정하면 수익성은 더욱 악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영업이익 실적에서 AMPC 금액인 2099억 원을 빼면 영업손실은 2960억 원으로 불어난다. 배터리를 팔면 팔수록 손실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석유개발사업과 소재사업 역시 수익성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개발사업은 매출이 36.9% 줄어든 2389억 원, 영업이익은 50.5% 감소한 794억 원이다. 소재사업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81억 원, 35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이 23.2% 감소할 때 영업이익은 113.0% 줄었다.

올해 4분기 전망의 경우 석유사업 시황은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수요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동절기 비축 수요와 중국 수요 회복 추세 등에 따른 수급 불균형 확대로 강세 시황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화학사업은 폴리에틸렌(PE) 및 폴리프로필렌(PP)의 경우 납사가격 상승에 따른 마진 축소 요인이 있지만 연말 수요 증대 영향으로 보합세를 예상하고 있다. 파라자일렌(PX)은 드라이빙 시즌 종료에 따른 수요 감소에도 중국 대형 설비들의 고율 가동이 지속되면서 마진 축소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윤활유사업은 계절 수요 감소 등으로 실적 감소가 예상되지만 경유 강세에 따른 미전환 잔사유(UCO) 공급물량 축소로 인해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석유개발사업은 17/03광구의 본격적 원유 생산에 따른 외형 및 이익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석유 생산 정점 기준 일일 생산량 최대 약 2만9500배럴 규모, 연간 매출 약 5000억 원, 영업이익 약 2500억 원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고 한다.

배터리사업은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와 메탈가격 하락이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재사업은 주요 고객사 판매량 증가로 4분기 손익 개선이 예상된다고 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존 사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면서 카본투그린(Carbon to Green) 전략 실행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배터리, 분리막 사업 중심 그린앵커링(Green Anchoring),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지속가능항공유(SAF) 등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하고 수소와 암모니아, 소형모듈원자로(늑) 등 뉴 그린 앵커링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그린에너지·소재업체로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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