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 어린 한 상

346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나리가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소반. 저마다 다른 형태와 디테일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아래의 모던한 녹색 소반은 김나리 대표가 디자인한 것.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나리가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소반. 저마다 다른 형태와 디테일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아래의 모던한 녹색 소반은 김나리 대표가 디자인한 것.

 

김나리 대표의 어머니가 수집한 도자기와 단정한 물건들.

김나리 대표의 어머니가 수집한 도자기와 단정한 물건들.

 

정성 어린 한 상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나리는 서울에서 독립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본가인 울산에 갈 때마다 어머니의 물건을 하나둘 간직한 채 상경했다. 고운 물건을 볼 줄 아는 눈과 보듬을 줄 아는 손을 가진 어머니의 물건은 살림에 서툰 김나리 대표의 눈에도 남다르게 보였다. 제사가 많아 찬장마다 그득했던 그릇 사이에서 신정희 · 정재효 작가의 귀한 도자기를 발견했고, 작자 미상의 레트로 스타일 접시와 유리잔 또한 이제는 딸의 집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때로는 화려하고, 때로는 소박한 소반의 매력을 발견한 것도 어머니의 영향이었다. 어머니의 물건에서 영감받은 덕분에 모던한 스타일의 사각 소반을 직접 디자인하게 됐고, 지금까지 일상생활이나 캠핑에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어릴 때는 어머니가 1인분씩 소반에 음식을 담아 각자에게 주는 게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그 소중함을 알지 못했어요. 시간이 지난 후에 그런 행동이 매우 귀하고 손이 많이 가는 환대였다는 사실을 알았죠. 수직으로 쌓아 올린 소반을 보면 어머니의 손길이 그대로 남아 있는 느낌이 들어요. 단정한 공간과 그에 어울리는 물건을 맞추는 것 또한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성정이죠.” 후암동에 있는 김나리 대표의 집 겸 작업실에는 어머니의 숨결과 손끝, 오랜 흔적이 그렇게 곳곳에 숨어 있다.

+1
0
+1
0
+1
0
+1
0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