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핀 황후는 유난히 예술과 디자인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젊은 화가, 조각가, 장인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이런 애정과 관심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주얼리 제조사 견습생으로 시작한 쇼메의 설립자 마리 에티엔 니토와의 관계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는 쇼메가 오늘날까지 예술과 밀접한 연관을 맺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이런 든든한 배경을 등에 업은 쇼메가 새 주얼리 컬렉션 ‘쇼메 앙 센(Chaumet en Sce‵ne)’ 컬렉션을 선보였다. 음악과 춤, 마술이 서로 교차하면서 보여주는 한 편의 시 같은 쇼메 앙 센 컬렉션은 숨 막히게 아름다운 컬러와 장엄한 스톤으로 메종의 예술적 영감과 뛰어난 장인 정신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다.
음악은 쇼메의 주얼리 디자인에 매우 중요한 영감을 준다. 제1장 음악을 기념하는 첫 번째 컬렉션은 클래식과 현대음악에서 영감받아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각기 다른 보석들이 모여 클래식한 음악적 요소를 상징한다. 총천연색의 보석으로 완성한 주얼리들은 음악의 리듬과 멜로디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에메랄드와 사파이어, 다이아몬드가 정교하고 웅장한 교향곡을 써 내려가듯 조화를 이루는 주얼리 세트는 짙고 풍부한 그린 컬러의 에메랄드빛이 두드러지게 빛을 발한다. 또 사파이어와 다이아몬드가 하모니를 이루며 깊고 선명한 블루빛 색채를 표현한 두 번째 컬렉션, 마지막으로 백금과 다이아몬드를 선별해 청아한 다이아몬드의 멜로디를 표현한 주얼리 세트로 구성돼 있다.
음악이 있는 곳에 춤이 있듯 쇼메 앙 센의 제2장은 젬스톤들이 무대 위에 올라 아름다운 안무를 펼쳐내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실론산 사파이어는 현대발레를, 다이아몬드와 투르말린, 루벨라이트는 열정적인 탱고를, 바이올렛 사파이어는 골드를 비롯한 다양한 소재와 만나 신나는 스윙 댄스를 추는 느낌을 선사한다. 먼저 네크라인을 따라 유려하게 흘러내리는 듯한 나선형 구조의 네크리스는 무용수들이 차례대로 회전하는 발레의 한 동작이 연상되고, 페어 컷과 쿠션 컷 루벨라이트와 투르말린으로 탱고를 즐기는 열정적인 커플을 표현하는가 하면 화이트골드와 오닉스, 실론산 바이올렛 사파이어의 매혹적인 조화로 흥겨운 재즈 선율 속에서 스윙 댄스를 추는 듯 리드미컬한 느낌의 컬렉션을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제3장은 눈을 의심케 하는 환상적이고 매혹적인 컬렉션으로 가득하다. 쇼메의 장인들은 이 작품을 위해 다이아몬드가 춤추는 것처럼 보이게 하거나 거울 효과를 주는 등 신비로운 환영을 연출한다. 마치 줄 하나에 매달려 위태롭게 하늘을 거닐고 있는 공중곡예사의 모습과 닮았다. 다섯 줄의 다이아몬드로 세팅한 티아라는 머리카락 위에 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무한히 빛을 반사하는 베네치아 거울에 반사된 듯 보이는 일루전 세트 주얼리는 모잠비크산 루비를 더욱 영롱하게 비춰 황홀경을 선사한다. 마지막으로 서로 촘촘하게 맞물려 패브릭처럼 유연하고 탄력 있는 모습을 갖춘 트롱프뢰유 세트는 1913년 인도의 마하라자 투코지 라오 홀카르 3세를 매료시킨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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