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올림픽 시상대에서 메달을 받은 선수들이 직접 사진 촬영을 할 수 없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시상식에는 휴대폰 등 모든 개인 소지품 반입이 금지돼 있었거든요. 선수로서 시상대에 올랐다면 참가한 종목의 세계 1~3위가 됐다는 뜻인데, 셀피를 참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시상대 셀피’가 가능해졌어요.
배경은 이렇습니다. 오랜 기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스폰서인 삼성전자가 주최 측과 협의, 포디움에 오른 선수들이 갤럭시Z 플립6로 셀피를 찍을 수 있도록 한 거예요. 각 종목 시상이 끝난 후 자원봉사자들이 동메달 수상 팀 혹은 선수에게 핸드폰을 건네는 식으로요. 덕분에 보다 환한 미소로 메달 획득의 기쁨을 누리는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한국 대표팀에 첫 금메달을 안기고 아시아 선수 최초 개인전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펜싱의 오상욱 선수가 28일(이하 한국시각) 경기 후 선수들과 찍은 셀피가 눈에 띕니다. 오랜 친구처럼 얼굴을 나란히 하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는 이들이 훈훈하네요. 28일 공기권총 10m 여자 결선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얻은 오예진과 김예지 선수도 셀피 타임에 다양한 포즈를 취하고 있고요. 31일 경영 남자 계영 800m 결승에서 동메달을 딴 수영의 김우민 선수는 직접 셀피 촬영을 맡았군요.
보다 올림픽 다운 감동의 순간은 탁구 혼합복식에서 나왔습니다. 30일 한국 대표팀 임종훈-신유빈이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이날 결승전도 열렸는데요. 여기서 북한의 리정식-김금용이 은메달을 거머쥐며 남북한 대표 선수들이 포디움에서 만나게 됐어요. 북한 선수들이 촬영을 꺼려하지 않을까 긴장되는 순간이었지만, 리정식-김금용도 우리 선수들과 한 프레임 안에 담겼습니다. 임종훈은 각도까지 바꿔 가며 여러 장을 촬영하기도 했죠.
이를 두고 현지 매체들도 박수를 보냈습니다. 현지 매체 르 파리지앵 등은 남북한이 시상식에서 함께 사진을 찍은 것을 ‘역사적 셀피’라고 평했어요. 매체는 여전히 긴장 상태를 유지 중인 남북한의 이 같은 셀피 촬영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