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불가한 행복
」
푸드 스타일리스트 민들레의 어머니는 오래전부터 고가구를 좋아했다. 다른 도시에 갈 일이 있을 때마다 그곳의 고가구점과 고미술품 가게에 들러 한 바퀴 둘러보는 게 중요한 일정이었다고. “그곳에서 조금은 낡고 허술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않는 가구를 데려와 깨끗하게 닦고 광을 내 전혀 다른 가구로 변신시키는 것이 어머니의 기쁨이었어요.” 그녀의 집이자 작업실인 한옥에 놓여 있는 자개장도 어머니의 손에서 새로운 인생을 맞았다. 스타일리스트로 일하며 수많은 디자인 피스를 봤어도 이 듬직한 자개장의 아름다움과는 비견할 수 없다고 그녀는 말한다.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반짝이는 자개와 함께 이렇게 잘 버티고 서 있으니 새삼 든든하기까지 하고 말이다.
간장과 고추장까지 직접 담그셨던 손재주 좋은 어머니의 항아리들도 어느덧 딸의 공간으로 왔다. 떡을 한아름 쪘던 시루가 점점 제 몫을 해내지 못하자 바닥에 구멍을 뚫어 화분으로 만든 것도 어머니의 아이디어였다. 시루에 계절마다 다른 꽃을 심을 때마다 그림 같은 풍경이 만들어진다. 지금 심은 자색 꽃받침도 원래 그 자리였던 것만 같다. “딸들의 옷을 만들고, 집 안에 작은 정원을 가꾸고, 새로운 가구를 들여 윤기를 더하던 어머니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지금 일을 하게 됐죠.” 어린 시절의 그 기억 또한 어머니가 물려준 귀한 유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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