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2K 트렌드를 타고 와 2024년을 대표하는 패션∙뷰티 키워드로 자리잡은 긱 시크(Geek Chic; 괴짜 같은 멋) 스타일. 립 제품도 예외가 아니다. 블랙, 그린, 옐로처럼 독특한 컬러 또는 펄, 글리터 립 제품으로만 구성한 컬렉션이 속속 등장하기도 하니 말이다. ‘틱톡커들이 기괴한 메이크업 할 때나 쓰는 거 아니야?’ 했다면 큰 오해다. 안 어울려서 서랍 신세였던 립 제품들, 건조하고 칙칙해진 입술의 구원자이기 때문.
*★ 개수는 발색 정도를 의미.
해마다 일부 프리미엄 브랜드에 ‘쿠튀르’가 한정판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던 블랙 립 제품이 여러 스트리트 브랜드에서 동시 출시되며 일상적 컬러로 자리를 굳혔다. 그렇다면 어떻게 쓸까? 바르면 대부분 보이는 것처럼 진하지 않고, 브라운 블랙 또는 블루 블랙처럼 순수 블랙이 아닌 다른 색으로 발색된다. 또, 함께 쓴 립 제품 명도를 확 낮춰 아예 다른 컬러처럼 재창조할 때도 유용하다.
만화 속 괴물 ‘슈렉’을 연상시키는 그린이 립밤과 플럼퍼로 대거 등장했다. 발색력 좋은 제품은 그 보색인 보라, 빨강 립 컬러에 덧바르면 차분한 뮤티드(muted) 톤으로 바꿔 준다. 립 오일, 립글로스처럼 색소 농도가 낮아 연한 그린을 띠는 제품은 실제 민트 추출물 또는 멘톨이 들어 플럼퍼 기능도 하는 게 많다.
잘 숙성된 레드 와인색인 버건디는 색채 이론에선 웜 톤이지만 최근 출시된 립 제품 중엔 딥(deep)한 쿨 톤도 많다. 평소 립 메이크업만 하면 입술만 동동 떠 보이거나 안색이 오히려 나빠 보여 곤란한 쿨 톤 겨울 타입 중에서도 딥 톤에겐 몇 년에 한 번 오는 기회. 다른 립 컬러 위에 덧바르면 한 톤 어둡고 보랏빛 돌게 바꿔준다.
‘노랑 립 제품을 누가 쓰지?’ 싶겠지만 웜 톤인 사람에겐 보석 같은 컬러. 모든 컬러를 보다 따뜻하고 밝게 해 안 어울렸던 쿨, 딥 컬러 제품에 덧바르거나 다른 컬러와 섞어 쓰면 착 달라붙는 톤을 만들 수 있다. 웜 톤인 사람이 단독으로 바르면 핏기 없던 입술도 건강하고 촉촉해 보인다.
파란 립 제품은 보이는 그대로 발색되기보단 쓰는 사람 입술 pH와 온도에 따라 다른 쿨 레드, 바이올렛 톤으로 변하는 게 많다. 쿨한 정도를 올려주는 건 확실하니, 쿨 톤인 사람이 너무 노래서 안 맞았던 컬러 위에 덧바르거나 칙칙해진 입술에 단독으로 바르면 혈색 좋은 맑은 빨강이나 핑크 입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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