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1년 가브리엘 샤넬의 의뢰로 탄생한 샤넬 N°5. 마릴린 먼로가 자기 전 맨살에 ‘입고’ 자는 향수로 잘 알려진 이 향수는 당시엔 전례 없던 고가의 합성 향료인 알데하이드 노트로 만들어졌다. 당시 유행했던 화려한 스타일의 보틀과는 대조적인 사각형의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모두를 놀라게 한 선구적인 제품. 조금은 추상적이었던 ‘여성의 향기를 지닌 여성용 향수’를 인공 향으로 구현함으로써 여성에게 자기표현의 기회를 주었으며, 나아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자신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준 향수이기도 하다. “‘시대를 초월한다’는 워딩은 샤넬 그리고 N°5와 관련된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N°5의 새 얼굴이 된 마고 로비의 말처럼 샤넬 N°5는 출시 이후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성’ 향수의 대명사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대를 관통하는 샤넬 N°5의 ‘여성’에 대한 메시지와 샤넬 N°5가 지닌 힘이 매번 놀라울 따름!
샤넬 하우스의 조향사 올리비에 뽈쥬가 기존 N°5에 시트러스 노트를 더해 싱그러운 꽃내음으로 재해석했다. N°5 로(L’EAU), 100ml 27만5천원. 알데하이드와 플로럴 노트를 혼합한 향기가 그 어떤 향수도 표현하지 못하는 샤넬만의 관능적인 무드를 완성한다. N°5 오 드 빠르펭, 100ml 27만5천원, 모두 Chanel.
모든 여성이 ‘언젠가 꼭 갖고 싶은 향수’로 입 모아 말하는 샤넬 N°5. 가브리엘 샤넬을 시작으로 까트린 드뇌브, 캐롤 부케, 니콜 키드먼, 마리옹 꼬띠아르로 이어진 N°5의 뮤즈 계보에 새 얼굴이 합류했다. 삐삐 머리를 한 채 거침없이 세상을 누비는 ‘할리퀸’부터 온 세상을 핑크빛으로 물들인 슈퍼스타 ‘바비’까지. 당당한 모습으로 한계를 넘나드는 배우 마고 로비가 그 주인공. N°5의 새 뮤즈를 공개하는 이번 캠페인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등 감각적인 영화를 연출한 거장 루카 구아다니노(Luca Guadagnino) 감독이 진두지휘했다. 파란 하늘이 펼쳐진 뜨거운 여름날, 맨발의 여자가 한 남자를 떠올리며 ‘5시에 만나요’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오픈카에 몸을 맡긴 채 여유로운 미소로 남자를 만나러 가는 여자 그리고 바이크를 탄 채 여자를 향해 달리는 남자. 기대하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여자는 그저 가볍게 웃어넘기며 바닷속으로, 샤넬 N°5의 보틀 속으로 뛰어든다. 캠페인의 스토리라인에서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남자를 만나지 못했어도 개의치 않는 듯 현재의 순간을 대담하게 받아들이는 마고 로비의 모습. 외부 요소에 얽매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즐기는 그녀는 독립적이면서도 자유로운, N°5가 이끄는 여성의 모습과 닮아 있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 역시 2분 20초에 달하는 이번 〈See You At 5〉 캠페인에서 화려함과 유머, 당당한 태도를 겸비한 자유로운 매력의 N°5 우먼을 담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Interview with Margot Robbie
제 커리어나 삶에서 샤넬 같은 브랜드와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곤 생각지도 못했어요. N°5의 모델이 된다니, 예상하지 못했죠. 까트린 드뇌브부터 캐롤 부케 등 제 앞에 등장한 멋진 여성들의 계보가 있잖아요! 이 놀라운 역사에 함께하게 돼 정말 기뻐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풍부해 하나로 단정할 수 없지만, 유니크하고 우아하며 강렬한…. 본질적으로 여성적인 향이라고 생각해요. 이 모든 것을 샤넬 N°5를 통해 느낄 수 있죠.
이번 N°5 캠페인 속 여성은 어떤 모습이라고 생각하는지
당당한 아름다움, 타고난 우아함이 있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운명을 결정짓는 주체로서 스스로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고 있어요. 〈See You At 5〉 캠페인에서 제가 연기한 캐릭터도 욕망을 지닌 독립적이면서도 여성적인 사람인데, 개인적으로는 이 ‘욕망’을 지닌 여성이라는 개념이 마음에 들어요.
영화를 너무나 좋아하기 때문에 저와 N°5의 진정한 유대 관계는 캠페인과 함께 시작됐어요. 특히 저는 배즈 루어먼 감독과 니콜 키드먼의 컬래버레이션이 좋았어요. 니콜 키드먼이 드레스를 휘날리고 주얼리를 떨어뜨리면서 뉴욕의 길거리를 활보하는 이미지가 참 멋지잖아요. 이 외에도 1980년대 수영장을 배경으로 했던 리들리 스콧의 캠페인 등 저는 샤넬의 모든 N°5 캠페인을 좋아해요. 수십 년에 걸쳐 많은 감독과 모델이 멋진 협업을 통해 캠페인을 선보여 왔는데도 매번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이죠.
〈See You At 5〉에서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는지
오랫동안 협업하고 싶었던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과 함께해서 재밌었어요. 여러 해 동안 잘 아는 사이였고, 함께 촬영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제가 지닌 모든 면을 하나로 포용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여성성은 누구에게나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어요. 정해진 틀에 스스로를 가둬서는 안 돼요. 여성성은 본인이 되고 싶은 모습이 될 수 있도록 자유를 주는 것이니까요.
저는 N°5 향수를 통해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제 모습을 표현할 수 있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선택이고, 그렇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자유를 선사한다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