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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프라테시의 새로운 창작 기지

디자인 스튜디오 감프라테시가 수채화와 잉크로 표현한 아트워크는 〈엘르 데코〉 12월호의 스페셜 타이틀 ‘The Bookmakers’에서 영감을 받았다. 감프라테시의 근작인 유기적 형태의 작은 테이블, 텍스트 페이지를 상징하는 하나의 선 그리고 원을 결합한 것. 책 속 세계와 책이 있는 공간 사이에 부유하는 존재로서 얼굴을 형상화했다.

디자인 스튜디오 감프라테시가 수채화와 잉크로 표현한 아트워크는 〈엘르 데코〉 12월호의 스페셜 타이틀 ‘The Bookmakers’에서 영감을 받았다. 감프라테시의 근작인 유기적 형태의 작은 테이블, 텍스트 페이지를 상징하는 하나의 선 그리고 원을 결합한 것. 책 속 세계와 책이 있는 공간 사이에 부유하는 존재로서 얼굴을 형상화했다.

스튜디오에서 종이로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이를 다시 의자로 디자인하는 스틴과 엔리코. 건축을 공부한 두 사람의 제품 디자인은 건축물을 설계하고 짓는 과정과 유사하다.

스튜디오에서 종이로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이를 다시 의자로 디자인하는 스틴과 엔리코. 건축을 공부한 두 사람의 제품 디자인은 건축물을 설계하고 짓는 과정과 유사하다.

스칸디나비아의 영향과 미니멀리즘 접근방식으로 유명한 디자인 스튜디오 감프라테시(Gamfratesi)는 단순함과 기능성, 스토리텔링이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을 선보여 왔다. 이들의 모든 디자인에서 느낄 수 있는 부드러운 감정적 유대감은 감프라테시의 커리어를 지금 위치로 이끈 가장 중요한 힘이다. 2004년 이탈리아에서 건축을 공부하며 만난 덴마크 출신의 디자이너 스티네 감(Stine Gam)과 이탈리아 디자이너 엔리코 프라테시(Enrico Fratesi)는 지난 2006년 코펜하겐에서 감프라테시 디자인 스튜디오를 시작한 이래 20년 동안 함께하고 있다. 두 사람은 스튜디오와 가족을 함께 운영하는 동반자다. “우리 둘은 일과 개인적인 삶 모두를 공유하고 있어요. 그 모든 것이 환상적으로 작동한다는 게 놀라운 동시에 행운이죠.” 스티네 감과 엔리코 프라테시는 삶과 일 사이에서 올바른 조합과 균형을 찾고, 자신들의 삶을 디자인에 결합한다. 헤이, 구비, 루이스폴센, 데파도바(Depadova), 폴트로나 프라우(Poltrona Frau) 등과 협업해 온 감프라테시는 디자인 비즈니스에 유연함과 긍정성을 조화롭게 섞어낸다. 코펜하겐 동쪽에 있는 외스테르브로(Østerbro). 이곳에 6m가 넘는 층고를 가진 스튜디오를 창작 기지로 삼은 스티네 감과 엔리코 프라테시를 만났다.

브랜드 코요리(Koyori)를 위한 미아우(Miau) 체어를 디자인하며 그린 드로잉. 감프레테시는 모든 프로젝트를 연필이나 수채화로 특유의 따뜻함이 묻어나도록 표현한다.

브랜드 코요리(Koyori)를 위한 미아우(Miau) 체어를 디자인하며 그린 드로잉. 감프레테시는 모든 프로젝트를 연필이나 수채화로 특유의 따뜻함이 묻어나도록 표현한다.

미아우(Miau) 체어의 디테일. 감프라테시 특유의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이 일본의 전통 장인 기술과 만나 완성한 체어. 완벽한 비율을 자랑하는 형태와 둥근 곡선으로 조각한 나무 디테일이 인상적이다.

미아우(Miau) 체어의 디테일. 감프라테시 특유의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이 일본의 전통 장인 기술과 만나 완성한 체어. 완벽한 비율을 자랑하는 형태와 둥근 곡선으로 조각한 나무 디테일이 인상적이다.

최근 스튜디오를 새롭게 단장했습니다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뉘어 있는 스튜디오를 좀 더 새롭게 꾸몄습니다. 우리 디자인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최근 디자인 위주로 꾸민 라운지 공간과 그동안 수집한 오브제를 전시한 캐비닛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스튜디오를 위해 디자인한 큰 테이블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테이블이에요. 감프라테시의 세계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공간이죠.

코요리(Koyori)를 위해 디자인한 커피 테이블 키고(Kigo). 각기 다른 두 가지의 원목 컬러를 접합해 색다른 패턴을 만들어냈다. 재료를 다루는 감프라테시의 감도를 느낄 수 있는 제품.

코요리(Koyori)를 위해 디자인한 커피 테이블 키고(Kigo). 각기 다른 두 가지의 원목 컬러를 접합해 색다른 패턴을 만들어냈다. 재료를 다루는 감프라테시의 감도를 느낄 수 있는 제품.

작업하는 공간 정리가 잘돼 있습니다. 다양한 프로토타입과 머티리얼을 정리해 놓은 책장은 뮤지엄을 연상케 해요
우리는 정리에 아주 민감합니다(웃음). 둘 다 완벽주의자 성향이 있고, 우리만의 룰은 스튜디오뿐 아니라 집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구비를 위한 도릭(Doric) 테이블. 클래식한 라임스톤 테이블을 감프라테시의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의 도리스식 기둥에서 영감을 받은 테이블의 다리.

구비를 위한 도릭(Doric) 테이블. 클래식한 라임스톤 테이블을 감프라테시의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의 도리스식 기둥에서 영감을 받은 테이블의 다리.

2024년을 바쁘게 보냈습니다. 최근엔 마드리드에서 ‘베스트 인테리어 디자이너 어워즈’를 수상했고, 도쿄에도 다녀왔어요. 새롭게 소개할 프로젝트가 있다면
폴란드 바르샤바에 우리가 디자인한 호텔이 오픈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많은 프로젝트를 해왔지만 호텔 전체를 디자인한 적은 없어서 특별한 순간입니다. 팬데믹을 거쳐 디자인에서 오픈까지 4년이나 걸린 프로젝트인데, 건축이나 인테리어부터 호텔에 자리할 레스토랑과 스파 등 아주 작은 부분까지 우리 손을 거쳐 완성될 예정입니다. 아직 밝힐 수 없지만, 내년 4월 밀란 디자인 위크 기간에 선보일 프로젝트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어요.

구비의 오터(Auteur) 체어. 둥글게 처리된 원목 피스 여섯 개의 틈 사이로 부드러운 가죽을 끼워 만들었다. 심플해 보이지만 감프라테시가 지닌, 완벽을 추구하는 건축가적 면모가 드러난다.

구비의 오터(Auteur) 체어. 둥글게 처리된 원목 피스 여섯 개의 틈 사이로 부드러운 가죽을 끼워 만들었다. 심플해 보이지만 감프라테시가 지닌, 완벽을 추구하는 건축가적 면모가 드러난다.

스튜디오가 스티네 감과 엔리코 프라테시 외에 한두 명의 어시스턴트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연간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이에요
우리는 아직도 모든 프로젝트를 직접 리드하고, 하나에서 열까지 깊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모든 건 우리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스튜디오 구성원이 많을 필요는 없어요. 우리 두 사람이 컨트롤할 수 있는 규모를 유지하려는 게 목적이기도 해요. 대신 프로젝트 규모에 따라 외부 프리랜서와 활발하게 교류하며 작업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특히 건축이나 인테리어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외부 프리랜서와의 협업과 교류가 중요하죠.

포트로나 프라우(Poltrona Frau)의 파티션 플롯(Plot). 가죽 스트랩을 엮어 기하학적 이미지를 만들었다. 구조물에서 느껴지는 완벽한 마감과 온화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가죽 스트랩의 컬러 매치가 인상적이다.

포트로나 프라우(Poltrona Frau)의 파티션 플롯(Plot). 가죽 스트랩을 엮어 기하학적 이미지를 만들었다. 구조물에서 느껴지는 완벽한 마감과 온화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가죽 스트랩의 컬러 매치가 인상적이다.

20년 넘게 함께 일해 오고 있습니다. 디자인에 있어 두 사람의 역할이 어떻게 분담돼 있나요
많은 디자인 듀오나 트리오가 각각 역할을 따로 분리해서 작업하는데, 우리는 아직도 하나부터 열까지 함께 작업하기 때문에 누가 시작하고 누가 끝냈는지를 구분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예요. 믿기 어렵겠지만 스크린도 하나, 마우스도 하나, 키보드도 하나이고, 함께 나눠 쓸 정도로 모든 과정을 함께하죠. 오랫동안 협업해 온 덕에 놀랍게도 우리는 서로 말하려는 것을 눈빛으로도 이해합니다. 때로는 간단한 드로잉을 사이에 두고 서로 눈빛으로 이해하곤 하는데, 그걸 보는 어시스턴트들은 제발 말로 설명해 달라고 불평해요(웃음).

(왼쪽) 에르메스 애플 워치를 위한 윈도 디자인. (오른쪽) 오른쪽은 크바드랏(Kvadrat)의 신제품 패브릭 전시에 선보인 마스크.

(왼쪽) 에르메스 애플 워치를 위한 윈도 디자인. (오른쪽) 오른쪽은 크바드랏(Kvadrat)의 신제품 패브릭 전시에 선보인 마스크.

감프라테시는 꾸준히 성장해 왔습니다. 구비, 리네로제, B&B 이탈리아, 미노티 등 전 세계의 다양한 럭셔리 브랜드와 협업하며 매해 신선한 작업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감프라테시의 어떤 점이 이토록 많은 러브 콜을 부르는 걸까요
커리어에서 정말 잘한 일 중 하나는 항상 퀄리티에 집중해 왔다는 사실입니다. 다양한 브랜드에서 협업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올바른 선택인지 항상 고민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생각했어요. 우리는 자신이 없거나 확신이 들지 않는 프로젝트는 거절합니다. 프로젝트 중에서도 우리 두 사람이 만족하지 못하면 과감하게 멈춰요. 이런 결단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시작했으니 결과를 보기 위해 끝까지 해야 한다고 느낄 때도 있지만, 결과물이 우리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마켓에 내놓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결심이 결국 감프라테시 스튜디오의 기반을 탄탄하게 구축한 것 같아요.

스틴 감과 엔리코 프라테시는 디자인할 때 먼저 드로잉으로 형태를 잡고 다양한 재료를 직접 손으로 다뤄 보는 과정을 거친다.

스틴 감과 엔리코 프라테시는 디자인할 때 먼저 드로잉으로 형태를 잡고 다양한 재료를 직접 손으로 다뤄 보는 과정을 거친다.

이제 감프라테시 디자인을 어디에서든 볼 수 있어요. 많은 브랜드와 꾸준히 협업 중인데 새로운 협업 브랜드를 고르는 기준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퀄리티 그리고 그들과 우리 사이의 관계가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하면 우리에게 도전 과제를 주는 프로젝트를 선호해요. 주어진 모든 프로젝트에 두 사람이 동등한 입장에서 작업하기 때문에 한 시기에 진행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한정적입니다. 브랜드의 명성이나 프로젝트 사이즈와는 별개로 브랜드를 위해 우리만 이룰 수 있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지를 더 많이 생각해요. 각각의 프로젝트마다 직면하는 챌린지가 우리 디자인 과정을 흥미롭게 만들어주고 꾸준하게 성장시키기 때문이죠. 청년기에는 로얄코펜하겐 같은 브랜드와 일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열심히 커리어를 이어오다 로얄코펜하겐에서 협업 제안을 받는 꿈을 이루기도 했는데, 이런 경우 프로젝트 규오와 무관하게 기꺼이 협업에 응하죠.

스틴 감과 엔리코 프라테시는 디자인할 때 먼저 드로잉으로 형태를 잡고 다양한 재료를 직접 손으로 다뤄 보는 과정을 거친다.

스틴 감과 엔리코 프라테시는 디자인할 때 먼저 드로잉으로 형태를 잡고 다양한 재료를 직접 손으로 다뤄 보는 과정을 거친다.

공간 디자인과 가구, 오브제 디자인은 알고 보면 서로 다른 분야입니다. 각기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나요
적어도 우리에게는 두 분야 모두 동일한 가치를 지닙니다. 사람들의 행동을 긍정적 방식으로 다루고, 자연 재료를 사용하며, 차분한 색상 팔레트를 선택하고, 퀄리티에 중점을 둔다는 점에서 말이죠. 건축 작업을 할 때는 사람들이 공간과 상호작용하게 되는 걸 반드시 고려합니다. 사람들은 특정한 이유 때문에 공간에 들어서게 되고, 그 순간 공간 디자인과 접점이 생깁니다. 가구의 경우 그들이 직접 선택해 자신의 공간에 그 가구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상태라면, 건축은 공간과 사람에게 작용하는 매우 진지한 접근이죠. 사람들이 어떻게 그 공간에 들어오고, 어떻게 기능하는지에 대해 좀 더 분석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어요. 제품 디자인에선 기능성뿐 아니라 감정적 역할을 더 크게 생각합니다. 특히 가구는 여러 세대에 걸쳐 사용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아름답게 변해갈 필요가 있고, 사람들이 만지고 느낄 수 있어야 하죠. 제품은 매우 개인적인 방식으로 경험되지만, 건축은 공동체적 방식으로 경험됩니다. 우리는 둘 다 건축을 전공했기 때문에 디자인 프로세스에 좀 더 열려 있다고 생각하는데, 예를 들어 의자 하나를 디자인할 때도 단순히 제품 자체로 이해하기보다 집에서 사용하는 의자, 아침에 식사하거나 저녁에 여유롭게 쉴 때 쓰이는 의자 등으로 다양한 상황을 고민하고 디자인해요.

스틴 감과 엔리코 프라테시는 디자인할 때 먼저 드로잉으로 형태를 잡고 다양한 재료를 직접 손으로 다뤄 보는 과정을 거친다.

스틴 감과 엔리코 프라테시는 디자인할 때 먼저 드로잉으로 형태를 잡고 다양한 재료를 직접 손으로 다뤄 보는 과정을 거친다.

언제나 다양한 가구들이 존재하고 매 시즌마다 새로운 디자인이 끊임없이 출시됩니다. 가구 디자인을 할 때는 무엇을 염두에 두는지요
사람들이 가구와 관계를 맺고 그것과 사랑에 빠지게 만들 만큼 디자인적으로 충분한 표현력을 가지는 것과 그 가구에 질리지 않게 하는 일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아야 합니다. 너무 빨리 사랑에 빠지면 그만큼 빨리 질릴 수도 있으니까요. 마음에 드는 가구를 만났을 때 느낀 감정이 여러 해를 지나는 동안 성장하는 느낌이 들어야 해요. 좋은 가구 디자인이 가진 아름다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아직도 클래식 디자인을 사랑하는 이유와 같아요. 가구를 디자인할 땐 항상 친근하고 부드러운 무언가를 찾으려고 노력해요. 가구와 사람의 따뜻하고 좋은 관계를 만들 겁니다.

코펜하겐의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한 엔리코 프라테시(Enrico Fratesi)와 스티네 감 (Stine Gam).

코펜하겐의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한 엔리코 프라테시(Enrico Fratesi)와 스티네 감 (Stine Gam).

감프라테시의 디자인을 정의하는 데 있어 재료를 빼놓을 수 없어요. 감프라테시 디자인에서 재료는 어떤 역할을 합니까
디자인을 정직한 방식으로 작업할 때 좋은 재료는 프로젝트의 강력한 포인트가 될 수 있어요. 우리가 진행한 몇 가지 프로젝트에서는 재료 자체가 형태나 디자인 요소로 제안되기도 했어요. 이미 모두에게 익숙한 전통적인 재료 역시 다르게 사용해서 매우 아름답게 변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도 합니다. 우린 학창시절 워크숍에서 수많은 재료를 이해하고 손으로 다루며 시간을 보냈어요. 그래서 우리 디자인에서는 다양한 재료가 자연스럽게 효과적으로 다뤄진 것으로 믿고 있어요.

감프라테시의 아이코닉한 디자인 중 하나인 구비의 비틀(Beetle) 체어.

감프라테시의 아이코닉한 디자인 중 하나인 구비의 비틀(Beetle) 체어.

정교한 패턴이 인상적인 뱅앤울룹슨의 베오사운드(Beosound) A5 스피커.

정교한 패턴이 인상적인 뱅앤울룹슨의 베오사운드(Beosound) A5 스피커.

구비의 바이올린 체어와 그리스의 기둥, 로마시대 건축물에서 영감을 받은 에픽(Epic) 테이블.

구비의 바이올린 체어와 그리스의 기둥, 로마시대 건축물에서 영감을 받은 에픽(Epic) 테이블.

루이스 폴센과 협업해 선보인 ‘유(Yuh)’ 램프.

루이스 폴센과 협업해 선보인 ‘유(Yuh)’ 램프.

감프라테시를 20년 동안 이끌어온 힘은
줄곧 이탈리아와 덴마크의 백그라운드와 문화유산이 원동력이었습니다. 두 나라는 매우 다르지만, 럭셔리 디자인에서는 놀라운 전통을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엔리코는 테크니컬한 부분에 강하고 스티네는 공예적인 아이디어를 디자인에 반영하는 데 일가견이 있어요. 두 사람 모두 건축을 공부했기에 공통점도 많지만, 근본적으로는 굉장히 다른 성격과 장점이 있어 의견 충돌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웃음). 두 사람은 함께 일하는 동료이자 커플이고, 똑같이 열정적이고 완벽주의자입니다. 서로 푸시하거나 의견을 주장할 때도 거리낌이 없어요. 의견 충돌은 크리에이티브한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우리 두 사람은 더 나은 디자이너로 이끌어주는 발판이 된다고 믿고 있어요.

최근 새롭게 단장한 감프라테시의 스튜디오 전경. 6m가 넘는 층고와 창문이 뉴욕을 연상시킨다. 스튜디오를 위해 직접 디자인한 테이블과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한 제품들이 완벽하게 세팅돼 있다.

최근 새롭게 단장한 감프라테시의 스튜디오 전경. 6m가 넘는 층고와 창문이 뉴욕을 연상시킨다. 스튜디오를 위해 직접 디자인한 테이블과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한 제품들이 완벽하게 세팅돼 있다.

현재 집중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코펜하겐 시내에 있는 재즈 클럽.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리서치하면서 과거 코펜하겐에 재즈 신이 유명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당시 스타일과 감프라테시의 스타일이 적절히 믹스된 현대적인 재즈 클럽을 디자인하고 있는데, 벌써부터 흥분됩니다. 재즈 클럽이 완성되면 원하는 때 언제든 예약 없이 방문할 수 있는 특권을 준다고 해서 동기부여가 확실해요(웃음).

다양한 프로토타입과 재료의 샘플이 정돈된 선반.

다양한 프로토타입과 재료의 샘플이 정돈된 선반.

크바드랏의 전시에서 선보인 마스크를 살펴보고 있는 엔리코.

크바드랏의 전시에서 선보인 마스크를 살펴보고 있는 엔리코.

두 사람이 함께 쓰는 컴퓨터. 왼쪽의 캐비닛에는 두 사람이 수집하는 다양한 오브제들이 전시돼 있다.

두 사람이 함께 쓰는 컴퓨터. 왼쪽의 캐비닛에는 두 사람이 수집하는 다양한 오브제들이 전시돼 있다.

 간단한 종이 샘플은 스튜디오에서 직접 만들지만 다른 재료로 제작해야 하는 프로토타입은 이탈리아에서 제작한다. 이렇게 제작된 샘플이 뮤지엄처럼 전시돼 있다.

간단한 종이 샘플은 스튜디오에서 직접 만들지만 다른 재료로 제작해야 하는 프로토타입은 이탈리아에서 제작한다. 이렇게 제작된 샘플이 뮤지엄처럼 전시돼 있다.

감프라테시의 디자인을 단어로 정의한다면
머티리얼(Material), 젠틀(Gentle), 퍼스널(Personal). 재료 없이 우리 디자인을 상상할 수 없고, 항상 인간과 공간에 친절한 디자인을 생각합니다. 퍼스널이란 개념은 디자이너의 개인 취향이 아닌, 온전히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취향에 스며들어 깊이 각인될 수 있는 디자인을 의미해요.

스튜디오 건물 밖에서 본 스티네와 엔리코.

스튜디오 건물 밖에서 본 스티네와 엔리코.

서울에도 감프라테시의 작은 오피스를 두고 있죠. 서울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서울이란 도시가 가진 엄청난 에너지는 항상 놀랍습니다. 특히 성수동에 방문했을 때 무척 인상적이었죠. 오래된 공장이나 워크숍 사이로 럭셔리 브랜드와 작은 디자이너 숍이 섞여 있는 모습, 거기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활기찬 느낌을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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