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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이 노벨상 수상 이후 첫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이 시국’

한국인 최초,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품에 안은 작가 한강이 수상 이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에 나섰습니다. 앞서 한강은 상을 탄 직후 쏟아지는 뜨거운 관심과 취재 요청을 받았는데요. 당시 그는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과 출판사를 통해 수상 기념 기자회견을 하지 않겠다고 천명했습니다. 원래는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치열한 전쟁으로 날마다 죽음들이 실려나가는 상황에서 잔치를 벌일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두 달이 지난 6일(현지시각), 한강은 비로소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 섰습니다. 드디어 그의 위대한 업적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자리였어요. 더불어, 고작 며칠 전 한국에서는 45년 만의 비상계엄이 선포됐습니다. 한강이 대표작 〈소년이 온다〉에서 다뤘던 계엄이 재현된 상황인 터라 그의 소회도 궁금해질 수밖에 없었죠.

한강은 “지난 며칠 동안 아마 많은 한국 분도 그랬을 것 같은데, 2024년에 다시 계엄 상황이 전개되는 것을 큰 충격을 받았다”라고 입을 열었습니다. 그러면서 “2024년 겨울의 상황이 (45년 전 계엄과) 다른 건 모든 상황이 생중계돼서 모두가 지켜볼 수 있었다는 점”이라고 짚었고요.

이어 “저도 그 모습들을 지켜봤다”라며 “맨몸으로 장갑차 앞에서 (이를) 멈추려고 애를 쓰셨던 분들도 보았고, 맨손으로 무장한 군인들을 껴안으면서 제지하려고 하는 모습들도 보았고, 총을 들고 다가오는 군인들 앞에서 버텨보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았다”라고 계엄 하에 국회로 달려간 이들을 언급했습니다. 또 “그리고 마지막에 군인들이 물러갈 때는 ‘잘 가라’고 마치 아들들한테 하듯 소리치는 모습도 보았다. 그분들의 진심과 용기가 느껴졌던 순간”이라고 말했어요.

젊은 경찰과 군인들의 태도에서도 깊은 인상을 느꼈다고 설명한 한강은 “바라건대 무력이나 강압으로 언론을 막는 방식으로 통제하는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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