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존 딜그 전시에서 움직이는 그림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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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일을 50년 동안 하게 되면, 본인이 쌓아온 규칙 안에서 사는 게 가장 편할 겁니다. 그렇기에 멈추지 않고 배우며 세계를 넓혀가는 인물의 이야기는 모두의 귀감이 되곤 하죠.

반세기 이상 붓을 든 채 탐구하는 화가, 존 딜그(John Dilg)가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 〈Perpetual World〉를 개최합니다. 미국 중서부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근 2년 간의 회화 작품들을 갤러리 에바 프레젠후버 x P21 쇼룸에서 선보일 예정이죠.

존 딜그의 회화에서는 자연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어린 시절 미국 중서부의 작은 숲과 강가에서 컸던 경험은 지금까지도 그의 예술적 뿌리가 되었어요. 그 기억을 절제된 색감과 깔끔한 선으로 화폭에 담아왔죠.

이 그림 속 움직임을 상상해 볼까요? 하늘하늘 흔들리는 나무와 천천히 흐르는 물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언뜻 보면 멈춰진 시간 같지만, 면면히 살펴보니 존 딜그의 화폭에서는 시간이 흐르고 자연이 숨을 쉬는군요.

이런 그가 한국 미술을 좋아하게 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어요. 한국 작품은 정지한 듯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묘한 움직임이 숨어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죠.

산과 물을 중심으로 펼쳐진 한국의 산수화를 보며 존 딜그는 본인과의 교집합을 발견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될 새 작품에도 한국 미술의 흔적이 담겨있습니다. 작은 사람 형상과 산, 폭포를 역동적으로 배치하며 멈춰진 시간을 넘어 고요한 시간을 표현한 것이죠.

개인전은 2월 15일부터 3월 29일까지 개최되는데요. 작지만 깊이 있는 11점의 작품을 보며 그의 섬세한 예술 세계로 한 걸음 다가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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