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아가 오랜 침묵을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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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아가 십여 년 동안 자신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친일반민족행위자 후손 논란에 선을 그었습니다. 그의 친조부가 친일파라는 사실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건 최근 이지아의 가족 사이 토지 소유권 분쟁이 일어났기 때문인데요. 이지아의 아버지가 형제들과 약 350억 원 규모의 땅을 두고 상속 다툼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며 이지아의 이름도 다시 거론된 거죠.

해당 논란이 불거진 이후 이지아는 별다른 해명이나 언급을 자제해 왔습니다. 친할아버지의 과오와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다 한들 후손으로서 수혜를 입지 않았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런 그가 21일 오랜 침묵을 깼습니다. 이지아는 “오랜 시간 고민하며 조심스러웠지만, 이제라도 사실을 바로잡기 위해 책임을 다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어렵지만 용기를 내어 말씀드린다”라고 입을 열었는데요.

그는 “18살에 자립한 이후 부모로부터 어떠한 금전적 지원도 받은 적이 없다”라며 복잡한 가족사 탓에 부모와 절연한 지 10년이 넘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이번 가족 간 토지 분쟁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이 이지아의 설명입니다. 이지아는 친조부의 이야기도 꺼냈어요. 두 살이 되던 해 조부가 별세해 관련 기억은 물론 친일 행위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한 채 성장했다는 거였습니다.

이지아에 따르면 그는 2011년 기사를 통해 조부의 친일 행위를 처음 접했고, 정확한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민족문제연구소를 수 차례 방문했습니다. 그 곳에서 조부가 과거 일제에 재산을 헌납했다는 기록을 봤다는 이지아는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고려하더라도 이러한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더불어 분쟁 중인 토지가 일제강점기 동안 취득된 조부의 재산이라면 반드시 국가에 환수돼야 한다는 의견까지 피력했고요.

마지막으로 그는 과거 스스로 조부에 대한 언급을 한 적이 없으며, 집안 환경을 내세워 자신을 홍보하려 했던 일도 없다고 했습니다. 특히 ‘조부를 존경한다’는 발언을 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고 정정했어요. 이지아는 “조부의 역사적 과오를 깊이 인식하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라며 “앞으로도 역사의 진실을 마주하는 데 겸허한 자세로 임하며 책임감을 갖고 살아가겠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지아가 민족문제연구소에 찾아간 것 역시 사실이었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는 같은 날 일간스포츠에 “이지아가 연구소를 찾아와서 할아버지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라고 밝혔어요. 이 관계자는 당시의 이지아가 선대의 친일 행적으로 비난받는 것에 억울함을 호소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사실을 받아 들였으며, 후손으로서 향후 해야 할 일에 대해 물었다고 증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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