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러팔로가 직접 설명하는 ‘미키17’ 속 생애 첫 악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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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신작 〈미키17〉이 곧 한국 관객들과 정식으로 만납니다. 세계 최초 개봉을 앞두고 지난달 주연 로버트 패틴슨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는데요. 이번엔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마크 러팔로가 등장했습니다. 이들은 20일 봉준호 감독, 최두호 프로듀서와 함께 한국 취재진 앞에서 영화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열었죠.

가장 주목받은 건 10년 만에 내한한 마크 러팔로입니다. 당시 〈어벤져스2: 에이지 오브 울트론〉 프로모션 차 한국에 왔던 기억을 떠올린 그는 “다시 돌아와서 매우 기쁘다. 지난 번 방문 시에도 무척 환대받았는데, 그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저를 몹시 질투했다. 그가 누굴 질투하는 걸 처음 봐서 더 기뻤다”라고 너스레 섞인 소감을 전했습니다.

마크 러팔로는 〈미키17〉의 독재자 ‘케네스 마셜’ 캐릭터를 통해 생애 첫 악역에 도전합니다. 이미 전 세계 각국에서 언론 등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가 진행되며 이 마셜이란 캐릭터를 두고도 여러 말이 나온 상황이에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닮은 것 같다는 이야기도 있었고요. 처음으로 완벽한 악당 배역을 받아들고 어리둥절했다는 마크 러팔로는 “이 캐릭터가 어떤 특정인을 연상시키지는 않길 바란다”라며 “마셜은 째째하고 그릇 작은, 전형적인 정치인의 모습을 한 독재자”라고 설명했습니다. 우리 모두가 오래도록 봐 왔던 다양한 독재자의 얼굴들이 의도적으로 들어간 캐릭터라는 거죠.

다만 “(마셜이나 그를 둘러싼 영화 속 사건들이) 소름 끼치게 우리가 사는 현재의 세상과 닮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2년 전에 촬영한 것”이라며 “(시국이) 이렇게 될지 몰랐다. 신께서 이걸 보고 현실을 만들었나 보다”라고 뼈 있는 농담을 곁들이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는 극 중 얼음행성의 권력을 독점하기 위해 마셜이 자행하는 별의별 폭력들을 언급하며, 이를 막으려는 이들의 힘에 주목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현실에서 국가의 폭력이 사람들을 짓누르더라도 사람들이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의 위대함이 결국 승리를 가져왔다면서요. 영화는 요즘 세계의 혼란스러운 상황과 묘하게 닮은 것처럼 보이지만, 인류 역사를 들여다 보면 항상 비슷한 시기는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마음을 무기로 진보해왔고요. 이 같은 보편적 공감을 SF 장르로 풀어낸 〈미키17〉은 28일 개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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