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아티스트가 창조한 이모, 할머니, 아줌마의 평행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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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아티스트 ‘나이스앤티스’가 제작한 〈엘르 데코〉 3월호의 커버 아트워크 영상 스틸 컷. 스페셜 테마인 ‘The Greenists’에 맞춰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유쾌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풀어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AI 아티스트 ‘나이스앤티스’가 제작한 〈엘르 데코〉 3월호의 커버 아트워크 영상 스틸 컷. 스페셜 테마인 ‘The Greenists’에 맞춰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유쾌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풀어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Auntlantis: Sweeping the Floor’. 플라스틱으로 가득한 세상에 대한 다양한 상상을 담은 ‘앤틀란티스’ 3부작 중 한 편.

‘Auntlantis: Sweeping the Floor’. 플라스틱으로 가득한 세상에 대한 다양한 상상을 담은 ‘앤틀란티스’ 3부작 중 한 편.

‘Auntlantis: A Plastic Vacation’. 쓰레기로 가득한 휴양지에서 재활용 의상을 입고 휴가를 즐기는 이모들이 등장한다.

‘Auntlantis: A Plastic Vacation’. 쓰레기로 가득한 휴양지에서 재활용 의상을 입고 휴가를 즐기는 이모들이 등장한다.

‘A Plastic Vacation’. 플라스틱 쓰레기로 이뤄진 새로운 생명체와 휴가를 즐기는 이모들.

눈사람의 여행을 다룬 ‘Snowman’은 피터 피슐리(Peter Fischli)와 다비드 바이스(David Weiss)의 ‘Snowman’(1989)을 오마주한 것으로, 끊임없이 에너지를 공급받아야 하는 존재를 우화적으로 표현했다. 팜유 사용에 따른 삼림 파괴로부터 오랑우탄을 구출하는 이모들의 이야기가 담긴 ‘Going Home’. 소가 내뿜는 메탄 가스를 채집해 생분해성 부유 배터리를 채워 연료로 쓴다는 유쾌한 해법이 담긴 ‘Business Idea’.

플라스틱 쓰레기를 채집해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에피소드를 담은 ‘Workshop’. 해저를 청소하는 이모들이 등장하는 ‘Sweeping the Floor’.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해양생물에 대한 상상을 토대로 한 ‘Trashy Friends’.

지구온난화로 얼음이 녹고 난 상황을 배경으로 고립과 이동, 소속감을 다룬 ‘Niceberg’.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의 주제 ‘Foreigners Everywhere’에서 영감을 받았다.

앤티버스에 갑자기 불어닥친 젤리 유행, 그로 인해 젤리로 가득 찬 도시를 표현한 ‘Jelly City’.

앤티버스에 갑자기 불어닥친 젤리 유행, 그로 인해 젤리로 가득 찬 도시를 표현한 ‘Jelly City’.

젤리 스파의 성공 이후 젤리가 거리로 흘러넘쳐 앤티버스의 일상으로 스며든 에피소드를 다룬 젤리 시리즈. 젤리 숍부터 젤리 자판기, 홈메이드 젤리 웨어까지 다양한 상상이 담겼다.

이모들의 친구가 된 웨어러블 젤리.

이모들의 친구가 된 웨어러블 젤리.

아티스트 나이스앤티스. 얼굴을 가린 작품은 장 줄리앙(Jean Jullien)이 디자인한 ‘Face Plate’ by Case Studyo.

아티스트 나이스앤티스. 얼굴을 가린 작품은 장 줄리앙(Jean Jullien)이 디자인한 ‘Face Plate’ by Case Studyo.

MINI INTERVIEW WITH AUNTIE

쓰레기 가득한 바닷가에서 유유히 휴가를 즐기는 할머니들. 어떤 날은 뜨끈한 라멘에 몸을 담그고, 귀여운 젤리로 만든 옷을 입고 길거리를 누빈다. 이 기상천외한 장면은 어디서 온 걸까? AI로 만든 영상 속 주인공은 나이 지긋한 여성들이다. 엄마, 이모, 할머니 또는 아줌마라고 불리는 ‘앤티’들은 ‘앤티버스(Auntieverse)’라는 가상의 평행 우주에서 현실과 다른 일상을 보낸다. 어떤 규칙이나 관습, 심지어 물리의 법칙에도 구애받지 않고 집을 벗어나 삶이라는 바다를 마음껏 유영한다. 이번 커버 스토리의 주인공은 AI를 이용해 어디에도 없는 세계관을 만드는 ‘나이스앤티스(Niceaunties)’다. 〈엘르 데코〉는 이 놀라운 세계를 창조한 아티스트를 만나기에 앞서 앤티버스 속 가상인물인 ‘앤티 리안(Auntie Lian)’에게 말을 걸었다. 펌과 다림질, 타로, 로봇 발명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그녀에게 들어본 리얼 앤티버스 라이프.

앤티버스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나는 ‘펌 위스퍼러(Perm Whisperer)’예요. 높이 30cm까지 고정되는 펌을 위한 미용 기술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구조 안정성에 대한 논문까지 썼죠. 부업으로 타로 리딩도 해요. 지역 신문에서 노년층의 연애운을 점치는 주간 별자리 운세 칼럼을 쓰고 있죠. 세탁과 다림질 분야의 석사 학위를 갖고 있고, 세계 최초로 피시볼 제조 로봇을 발명했어요. 로봇은 지금 달에 있는 NASA(Nice Aunties Sushi Academy)에서 열심히 피시볼을 만들고 있습니다. 어딜 가든 스타일과 조언 그리고 완벽하게 다린 셔츠를 전파하는 것이 제 역할이에요.

듣기만 해도 무척 바쁠 것 같아요. 한 주를 어떻게 보내는지

정말이지 너무 바빠요. 아침엔 펌 상담을 하며 다른 앤티들의 머리를 손봐줘요. 그 다음에 빨래를 하고, 제 크고 화려한 브래지어를 자랑스럽게 집 밖에 널어두죠. 그러고 나서 별자리 칼럼을 쓰고, 피시볼 로봇 생산도 체크해요. NASA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라서요. 주말엔 라멘 목욕탕에서 힐링하거나 젤리 스파에서 해파리 마사지를 받고, ‘익스트림 다림질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해요. 물컹한 해파리 위에서 균형을 잡거나 해저 화산 근처 같은 고난이도 스폿에서 말이죠. 이건 건강에도 매우 좋은 일이랍니다.

앤티버스에 처음 온 순간을 기억하나요

아이고, 너무 오래돼서 기억도 안 나요. 하지만 확실한 건 이곳만큼 저한테 딱 맞는 세상은 없어요. 여기서는 아무도 제 헤어스타일이 과하다든가, 옷이 촌스럽다든가, 제 별자리 칼럼이 너무 직설적이라는 이유로 뭐라 하지 않거든요. 마음껏 창작하고, 좋은 기운을 나눌 수 있죠.

최근 당신이 푹 빠진 것은

젤리 자판기예요. 동전을 넣으면 젤리 간식, 젤리 가발, 심지어 젤리 신발까지 나와요. 요새 이모들 사이에서는 ‘별자리 펌’이 뜨고 있어요. 자기 별자리에 맞춰 머리를 하는 건데, 얼마 전 사자자리 손님을 만나 불타오르는 갈기 스타일의 펌을 말아줬어요.

이곳은 음식도 특별해 보여요. 앤티버스엔 떠다니는 스시와 젤리 만두 그리고 버블 누들이 있죠

버블 누들은 타피오카 펄이 들어간 매운 국수인데, 생긴 건 좀 그렇지만 엄청 맛있어요. 하지만 아무래도 라멘 목욕탕만 한 건 없네요. 뜨끈한 국물 목욕과 간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으니까요.

삶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나눠 준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건 스타일이에요. 어린 시절 저를 키워준 이모는 늘 이렇게 말했죠. “왜 평범하게 살아? 눈에 띄어야지!” 스타일에 대한 자부심은 언제나 있었지만, 앤티버스에 오면서 진짜 실험을 시작했어요. 펌은 더 크게, 색은 더 선명하게! 과한 액세서리도 참지 않았죠.

나이스앤티스는 늘 에너지가 넘치고 활기차요. 비결이 있나요

결국 모두 태도에 관한 거예요. 무슨 말인지 알죠? 인생은 짧아요. 작은 기쁨을 찾아야 해요. 잘 먹고, 많이 춤추고,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아요. 펌이 완벽하고 냉장고에 피시볼만 있으면 행복한 거예요. 힘든 일이 생기면 타로부터 봐요. 타로는 절대 거짓말을 안 하거든요. 그래도 안 되면 해파리 위에서 하는 익스트림 다림질을 추천할게요. 위험하지만 결과는 만족스러울 거예요.

아름다움과 피부, 젊음을 향하 모순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Spa Menu’. 앤티스 뷰티 스파에서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 보디 랩으로 강력한 뷰티 트리트먼트를 받으며 고통을 감내하는 장면이다.

아름다움과 피부, 젊음을 향하 모순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Spa Menu’. 앤티스 뷰티 스파에서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 보디 랩으로 강력한 뷰티 트리트먼트를 받으며 고통을 감내하는 장면이다.

인터뷰는 ‘이모들과 개구리 조수가 함께 사는 AI 세계는 누가 왜 만들었을까?’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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