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부터 나경원까지, 조기 대선 출마 선언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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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대한민국에 주어진 가장 시급한 과제는 단연 제21대 대통령 선출입니다. 헌법 제68조와 공직선거법 35조는 대통령 궐위로 인한 선거의 경우 실시 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60일 이내에 치르도록 하고 있는데요. 그리하여 탄핵심판 선고일로부터 두 달 뒤인 6월 3일이 대선일로 결정됐습니다.

이에 따른 대선 후보자 등록 기준일은 다음달 10~11일입니다. 만약 광역·지방자치단체장 등 공직자가 출마하고 싶으면 5월 4일 전에 현직에서 물러나야 해요. 각 당의 경선 일정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범여권에서는 대선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인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가장 발 빨랐던 건 홍준표 대구시장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당일부터 사퇴 절차를 밟고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거든요. 그는 5일 페이스북에 “탄핵 반대의 그 열정을 차기 대선으로 모아야 한다”라며 “30여년 정치 인생의 마지막 사명으로 생각하고 (대선을) 철저하게 준비해 왔다”라고 다시 한 번 출마 의사를 표명했어요. 11일에는 퇴임식을 하고, 14일 여의도에서 선거사무실 개소식과 함께 공식적으로 대통령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8일에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공식적으로 대선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그는 서울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제20대 대선 당시) 윤석열을 도와 단일화를 했던 사람으로서 깊은 반성과 사과를 드린다”라며 “저만큼 (더불어)민주당을 잘 아는 사람도 없다. 이재명을 넘어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인 절 선택해달라”라고 강조했어요. 이날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도 국회에서 “6공화국의 마지막 대통령 선거를 만들기 위해 이번 대선에 출마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부터 돌연 범여 잠룡으로 떠오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어요. 그는 “김문수가 이재명을 이긴다”라며 “12가지 죄목으로 재판받고 있는 피고인 이재명을 상대하기에는 가진 것 없는 깨끗한 손 김문수가 제격”이라고 강조하며 출마를 공식화했습니다. 같은 날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박정희 정신으로 경북을 대표해 나라를 구하러 가는 심정”이라고 출마의 변을 전했고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정치교체, 세대교체, 시대교체를 이루겠다”라며 “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라고 선언했어요. 그는 서태지처럼 ‘시대를 바꾸는 문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오세훈 서울시장도 국민의힘 경선 등록 하루 전인 13일에 대권 도전을 공식화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그는 시장직을 유지한 채 휴가를 써 가며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어요. 경선 패배시 서울시장으로 돌아가 임기를 마치겠다는 거죠. 이는 9일 맥아더 장군상 앞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유정복 인천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탄핵심판 선고 다음 날 관저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만나 “나라를 위해 역할을 해 달라”라는 말을 들었다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대선에 나섭니다. 그는 10일 “국민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 처절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대선에 출마한다”라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11일에 국회 본청 앞에서 이를 공식화하기로 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이번 대선 첫 예비후보 등록자입니다. 8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방문해 등록을 마친 그는 곧바로 유세에 나섰어요. 한편 개혁신당에 몸 담고 있던 양향자 전 의원은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바꿔 경선에 나설 의사를 전했고요.

범야권에서는 김두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9일 각각 대선 출마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는데요. “이제 또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며 “아쉽거나, 홀가분하거나 그런 느낌은 사실 없다”라고 한 그는 바로 영상을 통해 출마 의사를 전했어요. 10일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을 완료했습니다. 사실상 범야권 유력 대선 주자입니다. 이 밖에 더불어민주당에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새미래민주당에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득이하게 벼락치기로 치러지는 대선이지만, 이처럼 벌써부터 경쟁이 치열합니다. 난투(?) 끝에 최종적으로 대선 후보 등록이 마감되면 6월 2일까지 공식 선거운동을 할 수 있어요.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선거 당일은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보통 선거보다 2시간 더 연장된 시간 내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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