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명작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가 이제 ‘믿고 거르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원작의 파격적 재해석으로 개봉 전까지 4년 가까이 갑론을박을 일으켰던 영화 〈인어공주〉와 〈백설공주〉가 연이어 흥행에 참패했거든요. 역대 최초 흑인 인어공주와 라틴계 백설공주를 내세우며, 시대에 걸맞은 정치적 올바름을 획득하려던 디즈니의 시도는 ‘발상만 좋았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습니다. 단순히 주인공의 인종만 갈아 끼우고 거기에 맞춰 무리하게 스토리를 바꾸다 보니, 원작 팬들은 물론 신규 유입 팬들도 붙잡을 수 없었죠.


이로써 디즈니 프린세스 IP 가운데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애니메이션 두 작품이 완전히 체면을 구겼습니다. 마블도 수 년 동안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실사화 전략도 위기를 맞았고요. 결국 디즈니는 지난해 12월 실사화 결정을 발표했던 〈라푼젤〉을 잠정 포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최근 할리우드 리포터 등 현지 언론들은 디즈니의 〈라푼젤〉 제작이 돌연 중단됐다고 알렸어요.

발표 당시만 해도 〈라푼젤〉의 주인공은 플로렌스 퓨, 감독은 영화 〈위대한 쇼맨〉의 마이클 그레이시, 각본은 영화 〈토르: 러브 앤 썬더〉의 제니퍼 케이틴 로빈슨으로 확정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사전 제작에 돌입한 4개월 간 〈백설공주〉는 글로벌 관객들로부터 외면당했죠. 올 2월에는 디즈니의 실사 영화 제작을 맡았던 션 베일리 스튜디오 모션 픽쳐스 사장이 사임했습니다. 션 베일리의 재임 기간 디즈니에는 〈알라딘〉, 〈라이온킹〉 등 실패보다 성공한 실사화 작품이 더 많았지만 두 공주가 준 타격은 끝내 그를 자리에서 물러나게 만들었어요.
이처럼 〈라푼젤〉 제작이 무기한 중단되며 공개를 앞둔 디즈니 실사 영화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당장 다음 달 〈릴로 앤 스티치〉 실사판이 개봉할 예정이고요. 폴리네시안 여성 히어로, 〈모아나〉 실사 영화는 2026년 7월에 나와요. 이 중 〈모아나〉는 당초 올 6월 개봉 일정이 잡혀 있었지만 내년으로 연기된 상황입니다. 두 작품에 〈인어공주〉나 〈백설공주〉 급의 재해석이 가미되지는 않을 전망이지만, 웬만한 완성도가 아니면 이 나쁜 흐름을 끊기 어려울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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