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펴고 살자! 척추 건강을 위한 생활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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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좀 꼿꼿하게 세우고 걷지! 너 거북목에 등이 굽은 채 버진로드 입장하더라.” 결혼식을 마친 뒤 지인이 내게 건넨 이 한 마디는 내 자세의 심각성을 깨닫게 하기에 충분했다. 평소 자세가 좋지 않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나름대로 신경을 썼던 결혼식 날조차 이렇게 티가 날 정도였다니! 잠시 하루를 곱씹으며 내 생활 습관을 떠올리니 ‘그럴 만도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근길에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느라 고개를 한껏 떨군 채 이동하고, 하루 대부분은 사무실 책상에 앉아 컴퓨터와 전쟁을 치르며 마치 모니터 속으로 빨려 들어갈 듯 목을 앞으로 쭉 뺀 채 일하곤 했으니까. 여기에 온종일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건 기본 옵션이었다.

“현대인은 하루 중 긴 시간을 ‘앉아서’ 보냅니다. 하지만 충격적인 사실은 인간의 몸이 ‘앉은 자세’에 결코 최적화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에요. 스웨덴 척추 외과의사인 나켐슨(Nachemson)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서 있을 때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이 100이라고 하면, 누워 있을 땐 20~25 정도로 확 줄어듭니다. 반면 앉은 자세는 서 있거나 누워 있을 때보다 골반과 허리에 체중이 집중돼 척추 압박이 증가하고,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은 약 140까지 올라가죠. 만약 구부정한 자세로 앉아 있다면? 놀랍게도 이 수치가 무려 200 이상으로 치솟습니다.” 리봄한방병원 문지환 대표원장의 설명이다. “이 외에도 의자 끝에 걸터앉아 엉덩이를 앞으로 쭉 빼고 있거나, 의자 위에 양반다리를 한 채 앉는 것, 다리를 꼬거나 비스듬하게 서 있는 습관, 턱을 책상에 괴고 일하는 것 등이 골반과 척추 건강을 해치는 현대인의 대표적인 나쁜 자세입니다.”

문지환 원장은 이어서 이런 자세들이 지속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자세 하나가 몸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의 중심인 골반과 척추는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죠. 골반은 좌우 균형이 맞아야 하고, 허리는 아치형으로 자연스러운 커브를 이루면서 체중을 분산시켜야 합니다. 그런데 앞서 말한 척추에 부담을 주는 잘못된 자세가 습관처럼 굳어지면 이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변화는 골반의 틀어짐입니다. 이는 근육통, 다리 저림, 하체 부종을 유발하고 여성의 경우에는 생리통이나 자궁 기능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어요. 허리의 적정 커브가 사라지면 허리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과 같은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골반과 허리 하부 구조가 무너지면 결국 상체의 균형도 깨지게 됩니다. 그 결과로 등이 굽는 흉추후만증, 어깨가 앞으로 말리는 라운드 숄더, 고개가 앞으로 빠지는 거북목 증후군 등이 나타납니다.” 잘못된 앉은 자세가 이렇게나 무섭다니! 평소 잘못된 걸 알고도 고치지 않았던 습관들이 머리를 ‘띵~’ 하고 스쳐 지나갔다. ‘K직장인’의 현실상 매일 누워 있거나 직립 보행만 하고 있을 순 없는 만큼 회사 안에서 실천 가능한 해결책을 찾고, 직접 시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능하다면 30분에 한 번씩 자리에서 일어나 1~2분 정도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거나, 회사 옥상에 올라가 한두 바퀴 걸으라 말하고 싶어요. 스탠딩 데스크가 있다면 좋겠지만, 없더라도 잠시 책상 앞에 서서 일하는 것도 좋아요. 서 있는 게 부담스럽다면 일하다 한 번씩 천장을 바라보며 목을 들고, 등을 조이는 느낌으로 어깨를 뒤로 보내며 펴주는 것도 효과적이에요. 평소 의자 자세를 점검해 보는 것도 중요해요. 허리와 엉덩이를 의자 등받이에 바짝 밀착하고, 등은 곧게 유지해야 합니다. 의자 모양에 따라서 깊숙이 앉기 어렵다면 허리 받침 쿠션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발은 바닥에 평평하게 붙이듯 두고, 절대 다리를 꼬지 않도록 하세요. 무릎은 엉덩이보다 약간 낮거나 비슷한 높이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또 고개를 너무 숙이거나 젖히지 않도록 모니터 높이는 눈높이보다 약 20도 아래로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니터 위쪽 끝선이 눈높이에 위치한다고 생각하면 쉬워요. 마지막으로 책상 위에 팔을 올리고, 팔꿈치를 몸통 가까이 두며 90도 각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세요.” 신사형통정형외과의원 박형근 원장의 말이다. 이어 그는 “일을 한 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자세를 교정했음에도 허리나 목, 어깨, 등에서 통증이 지속되거나 팔, 손, 다리에서 전기가 통하는 듯 ‘찌릿’한 느낌이 들 때, 또는 물건을 들기 힘들 정도로 힘이 빠지는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적인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완벽한 자세는 어렵지만, 바쁜 ‘출퇴근러’의 삶 속에서도 매일 조금씩 신경 쓰는 것만으로 몸은 분명히 달라질 거라는 희망이 들었다. 자, 지금 이 기사를 보고 바른 자세를 ‘겟’하고 싶은 마음이 ‘드릉드릉’ 올라온다면 잠시 천장을 바라보고 기지개를 쭉 켠 뒤 허리를 곧게 세우는 것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보자!


사무실에 장시간 앉아 있어도 오케이!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줄 자세 교정 아이템

사용자의 자세를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학습해 바르지 않은 자세를 취하면 자동으로 모니터 높이와 거리를 움직이며 바른 자세를 유도하는 ‘알잘딱깔센’ 모니터 거치대. 도트스탠드, 화이트, 38만9천원, Doth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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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0단계 높이 및 각도 조절이 가능한 발 받침대. 2단으로 설계돼 있어 낮은 층은 무릎 높이를 조절할 때, 높은 층은 다리를 쭉 뻗어 스트레칭할 때 활용할 수 있다. 더블 스텝 퍼포먼스, 화이트+블랙 프레임, 7만9천원, Rou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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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렛대 원리로 압력을 분산하고 틀어진 골반을 모아 척추를 자연스럽게 지지한다. 에어홀 덕분에 장시간 앉아 있어도 땀이 차지 않고 쾌적하다. 커블체어 그랜드, 그레이, 4만9천9백원, Cur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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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자 형태로 척추를 부드럽게 감싸 굽은 등과 말린 어깨를 바르게 펴주는 서포트 밴드. 에어 메시 소재라 통기성이 뛰어나고, 옷 속에 착용해도 티가 나지 않을 만큼 슬림하다. 멜킨 리얼핏밴드 더 프로, 퓨어블랙, 2만9천원, Melkin 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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